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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상반기 영화계를 5개의 단어로 정리했다. 그 중에는 2010년에 강력히 주목받는 단어도 있고, 매년 반복되는 패턴도 있다. 하지만 두 가지 경우 모두 2010년 상반기 영화계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것만은 확실하다. 비록 영화계 전체를 5개의 단어로 정리한다는 것이 무리일 수도 있지만, 그 안에는 흥미로운 요소들과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할 상황들이 있다. 그리고 이러한 현상이 하반기에는 어떠한 모습으로 연결될 지도 두고 볼 일이다.
3D 입체영화
2009년 12월에 개봉한 <아바타>의 열기는 고스란히 2010년 상반기로 이어졌다. <드래곤 길들이기> <하늘에서 음식이 내린다면> 등의 애니메이션에서 3D 입체영화에 대한 열기가 더욱 적극적으로 감지됐고,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타이탄> 등의 작품이 3D 컨버팅 작업을 거쳐 개봉할 정도로 3D에 대한 비중을 높이고 있다. 3D 입체영화는 2010년에 갑자기 등장한 키워드는 아니다. 2008년부터 스멀스멀 조짐을 보이더니 <아바타>를 정점으로 2010년에는 완벽히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냈다. 3D는 영화계에만 영향을 끼친 것은 아니다. 극장 문화가 변화했고, 3D에 관련된 장비나 기술과 같은 산업의 발전도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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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시나리오 부재
우리나라도 비슷한 상황이지만 할리우드는 최근 엄청난 창의력 고갈에 시달리고 있다. 소위 말하는 재탕 삼탕 영화들이 줄을 잇고 있고, 간혹 창작 시나리오가 성공을 거두기라도 하면 상당히 고무된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그만큼 근래 할리우드 영화에서는 창작 시나리오로 성공을 거두는 예를 찾기가 어렵다는 얘기다. 어쩌면 그럴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나마 애니메이션이 다양한 아이디어로 ‘이야기’를 만들고 있지만 많은 실사영화들은 소설(<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로빈 후드> <더 로드> <러블리 본즈> <인 디 에어>), 만화(<킥 애스: 영웅의 탄생> <아스트로 보이: 아톰의 귀환>), TV 시리즈(<A-특공대> <엣지 오브 다크니스>), 게임(<페르시아의 왕자: 시간의 모래>), 실제 이야기(<밀크> <우리가 꿈꾸는 기적: 인빅터스>)를 바탕으로 하거나 리메이크(<베스트 키드> <나이트메어> <하치 이야기> <타이탄> <여대생 기숙사>)되는 사례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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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성 영화
매년 조금씩 규모가 커지고 있는 저예산 독립영화와 다큐멘터리 등 다양성 영화들도 제법 많이 소개됐다. 물론 스크린을 많이 확보하지 못한 탓에 큰 성공으로 이어지기는 힘들었지만, 여전히 많은 독립영화 감독과 제작자들이 자신들의 영역을 확보하고 있다는 것은 긍정적인 일이다. 물론 내부적으로, 영진위의 지원 문제나 독립영화 제작 여건 문제 등으로 그다지 좋은 상황은 아니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려는 의지는 다양한 영화가 만들어지는 계기로 이어졌다.
올해 다큐멘터리 가운데 가장 강렬한 인상을 남긴 작품은 단연 <경계도시 2>다. 영진위 사태와 맞물리며 개봉에 차질을 빚을 뻔도 했지만, 정치적인 담론은 여전히 많은 관객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졌다. 이 외에도 <반드시 크게 들을 것> <섹스 볼란티어> <아마존의 눈물: 극장판> 등이 관심을 끌었다. 극영화에서도 활발한 작품 활동이 이어졌다. 영화평론가 김소영 교수는 <경>으로 장편 신고식을 치렀고, <채식주의자> <영도다리> <페어러브> <이웃집 좀비> 등도 저예산 영화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여기에 <사사건건> <원나잇 스탠드> 등의 옴니버스 영화와 인터넷으로 배급된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도 주목할 만한 작품이다. 경우는 다소 다르지만, 이창동 감독의 <시>, 홍상수 감독의 <하하하> 등 거장의 저예산 영화도 큰 이슈를 만들었다.
시리즈 영화
올해도 어김없이 시리즈 영화들은 강세를 이어갔다. 속편이 제작된 경우도 있고, TV 시리즈가 극장판으로 옮겨진 경우도 있으니 광의적으로는 원작영화라고 할 수도 있지만, 시리즈의 넘버링과 부제를 달고 나온 작품들은 시리즈 영화라는 타이틀에 어울리는 행보를 보였다. 원래 시리즈 영화는 여름 시즌이나 크리스마스 시즌과 같은 특별한 대목 시즌에 봇물 터지듯 나오는 것이 보통이지만, 상반기에는 이렇다 할 대목이 없는 관계로 산발적으로 등장했다. 특히 애니메이션, 한국영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등 다양한 형태로 나뉘어 한쪽으로 편중되는 현상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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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눈길을 끈 속편 영화는 <아이언맨 2>다. 국내에서도 높은 흥행을 기록한 <아이언맨 2>는 전편과 마찬가지로 여름 블록버스터 시즌 전인 4월 말에 개봉해 재미를 봤다. 이 외에도 <섹스 앤더 시티 2> <쏘우: 여섯 번의 기회> 등이 있었고, 우리 영화도 <식객: 김치전쟁> <주유소 습격사건 2> 등이 상반기에 개봉됐다. 애니메이션은 <엘라의 모험 2: 백설공주 길들이기>와 TV 시리즈의 극장판인 <원피스 극장판 10기: 스트롱 월드> <케로로 더 무비 5: 기적의 사차원섬>이 어린이들의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오랜만에 나온 홍콩 무협 영화인 <엽문 2>가 큰 관심을 받지 못하고 사라진 것은 안타까운 부분이다.
대목 시즌 실종
1월부터 6월까지 영화계에는 그다지 큰 시장이 열리지 않는다. 겨울 크리스마스 시즌의 끝자락이면서 동시에 여름 블록버스터 시즌의 직전이라는 애매한 포지션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3월에는 학교들이 개학을 하고, 한 해를 시작하는 여러 일들이 생기는 탓에 더욱 조용한 시즌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런 경계가 무너졌다. 특별히 어떤 시즌에 어떤 영화가 잘 되고, 설 대목이나 추석 대목을 잡겠다는 강한 의지도 많이 꺾였다. 특별한 시즌에 조금 더 관객이 몰리긴 하겠지만 1년 전체를 크고 작은 시즌으로 보는 경향이 강해졌다.
우리나라 상반기 극장가의 흐름은 시즌이나 계절적인 영향을 크게 받지 않고 몇 편의 히트작이 나왔다. 1월은 <아바타> <전우치> 등의 2009년 12월 개봉작들이 흐름을 이어갔지만, <의형제> <하모니>가 2월 극장가를 책임졌다. 개학 시즌으로 가장 비수기라 할 수 있는 3월은 팀 버튼 감독의 첫 번째 3D 입체영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주도했다. 3D 입체영화와 액션영화라는 강점을 모두 갖춘 판타지 <타이탄>이 4월 극장가에서 인기를 누렸고, 여름 시즌이 꿈틀대기 시작하는 5월과 6월은 <아이언맨 2>를 필두로 <하녀> <드래곤 길들이기> <방자전> <포화속으로>가 두루 사랑을 받으며 대목 시즌 외의 시즌 장사에서 짭짤한 성과를 냈다.
2010년 7월 27일 화요일 | 글_김도형 기자(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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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 있어서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고, 내리막이 있으면 오르막이 있다. 영화계도 다르지않다. 상반기 동안 많은 사랑을 받은 영화가 있는가 하면, 관객들의 외면을 받아 극장에 상영했는지도 모르는 영화가 있다. 배우나 감독 등 영화계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과연 2010년 상반기 영화계에서는 누가 웃고, 누가 울었는지 Up & Down 형식으로 살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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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의 흥행기록을 세웠었던 <타이타닉>이 <아바타>에 침몰됐다. <타이타닉>의 18억 4,320만 달러를 훌쩍 넘어선 <아바타>의 흥행 기록에 제임스 카메론은 전세계가 아닌 우주의 왕으로 등극했다. “King of the Universe!”
3D 입체 애니메이션 <드래곤 길들이기>의 놀라운 영상과 가슴 찡한 마무리. 픽사 아니야! 드림웍스야!
그동안 드림웍스 애니메이션은 <슈렉> <마다가스카> 등 기존의 이야기를 비틀며 관객에게 재미를 선사해왔다. 그런데 드림웍스에서 만든 <드래곤 길들이기>는 이전 작품과 다르게 관객의 감성을 자극하며 끝내 눈물을 훔치게 만들었다. 물론 3D 입체영상에 걸맞은 다이내믹한 영상도 일품이다. 이제 픽사, 긴장할 타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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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점’ 영화로 칸 영화제 각본상을 수상한 이창동 감독, 5전 6기의 도전정신으로 칸 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 대상 수상한 홍상수 감독, 원작을 자신의 스타일로 재창조해 칸영화제에서 호평 받은 임상수 감독. “우리는 그냥 영화만 만들었을 뿐인데.”
<시> 윤정희, 나 몰라? 왕년에 날렸던 여배우야!
1960년대 문희, 남정임과 함께 여배우 트로이카를 형성했던 윤정희. <시>는 곧 미자의 이야기이며, 미자는 곧 윤정희였다. 역시 왕년 여배우의 포스를 보여주며 환갑이 지난 나이에도 흡입력있는 연기를 보여준 그녀. 정말 Ohlala!(울랄라!)
트위터로 영화 홍보, 흥행에 영향. 서로 맞팔 OK? OK!
트위터는 이제 영화 홍보 역할까지 한다. <내 깡패 같은 애인>의 박중훈, <방자전>의 김주혁 등 많은 배우들이 트위터를 통해 시사회에 초청 및 영화 홍보에 열을 올렸다. 그 결과 영화도 좋은 흥행 성적을 기록했다. 이제 영화 개봉하면 배우들 트위터 하기 바쁘겠네!
어른신들! 옛날에 보셨던 <대부> <하녀> 디지털로 복원해서 다시 상영했어요!
올해 <대부>와 <하녀>가 디지털이란 새로운 옷을 입고 다시 극장에 걸렸다. 예전에 얻었던 감흥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으니 어르신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선물. 영화를 못 본 젊은 세대에겐 고전을 제대로 볼 수 있는 절호의 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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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진위위원장을 역임한지 어언 1년. 자신의 이름 석자를 언론에 알리고 싶어서였을까? 독립영화지원심사에 특정 영화 뽑으라고 외압주고, 영화제 지원 감축한다며 뉴스에 자신의 이름을 올리는 조희문 위원장. 고마 해라. 많이 알렸다 아이가!
8년간 잘 해왔던 미디액트가 갑자기 증발.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 중단, 인권영화제 인디포럼 지원 거부
이게 뭡니까! 작년 <워낭소리> <똥파리>가 관객의 사랑을 받으며, 독립영화에 작은 희망이 생겼는데, 그 희망조차 무참히 꺾어버리는 문화관광부와 영진위. 이 일을 하늘에서 지켜 본 <워낭소리>의 소가 말하겠지. 아 놔, 음메~~~~
포스트 <아바타>를 꿈꾸면서 재빠르게 3D 입체영화로 탈바꿈했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타이탄> 아쉬움만 가득
옛말에 급하게 먹는 밥이 체한다고 했다. 3D 입체영화가 아무리 대세라곤 하지만, 좀 더 돈을 벌기 위한 수단으로 3D 입체영화로 급하게 탈바꿈하는 건 금물. 이 두 영화를 보고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이러겠지. “3D 입체영화 그렇게 하는게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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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지균 감독의 죽음. “일이 없어 괴롭고 힘들다”라는 짧은 글의 유서는 한국영화계의 암담한 현실을 보여준다. 오늘날 감독으로서 죽을때까지 10편의 영화를 찍는다 건 어려운 일. 곽지균 감독의 죽음이 단번에 영화계 환경을 바꾸긴 어렵겠지만, 그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노력하는 자세는 필요하다.
올해 일본영화 개봉작 총 29편, 그러나 관객 점유율은 작년 비교 0.8% 하락한 0.9%
일본영화 개방한지 12년, 그동안 다수의 일본영화가 극장에 걸렸다. 물론 관객에게 사랑 받은 작품이 있었지만, 기억조차 나지 않는 영화도 많다. 작년 1.7% 관객 점유율을 기록한 일본영화는 올해 0.9% 기록, 점점 관객의 외면을 받고 있다. 이제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것처럼 나몰라 수입에 열 올리기는 그만. 많이 사오는 게 장땡은 아니잖아!
할리우드 영화, 3D 입체영화 아니면 원작 리메이크 영화뿐. 할리우드도 새로운 이야기를 찾아 삼만리!
세계 영화시장을 쥐락펴락하는 할리우드. 그들도 이제 새로운 이야기가 없나 보다. 상반기 개봉한 영화만 살펴보더라도 <아바타>처럼 3D 입체영화가 아니면, <셜록홈즈> <로빈 후드>처럼 우려먹는 영화가 대부분. 어느덧 할리우드도 변화해야 할 시점에 왔다. 할리우드여! 살아남고 싶다면 머리를 굴려 이야기를 만들어라!
2010년 7월 27일 화요일 | 글_김한규 기자(무비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