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해, 왕이 된 남자>는 소지섭의 <회사원>과 장동건의 <위험한 관계>등 쟁쟁한 신작들의 도전을 물리치고 1위 자리를 사수했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영화에 대한 입소문이 장기 흥행을 이끌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올해 또 한편의 1,000만 기록 영화인 <도둑들>은 497명을 더한 1,298만 1,610명으로 22위에 자리했다. 여전히 영진위 기록으로는 <괴물>을 넘어서지 못한 상태라, 추후 신기록 논란이 예상된다.
소지섭의 <회사원>은 아쉬운 2위 데뷔에 그쳤다. 일단 언론시사회 이후 흘러나온 영화에 대한 혹평이 흥행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그나마 소지섭의 티켓파워 덕분에 전국 46만 8,308명을 모을 수 있었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이번 영화의 흥행 여부를 떠나, 소지섭은 차기작 선택에 조금 더 고심을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 그래도 소지섭의 사정은 장동건보다 좋다. 장동건의 매력을 전면에 내 세운 <위험한 관계>는 기대 이상으로 저조했다. 장쯔이와 장백지가 부산국제영화제를 찾고, 장백지가 <개그콘서트>에까지 출연하며 영화 홍보에 열의를 보였지만 첫 주 10만 6,825명(누적 13만 9,374명)을 모으는 데 그치며 5위에 머물렀다.
이 와중에 또 한편의 신작 영화 <루퍼>가 3위로 스타트를 끊었다. 국내에도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 조셉 고든-레빗이 브루스 윌리스와 주연을 맡은 영화다. 배우도 배우지만, 작품에 대한 평가가 상당히 호의적이다. 시간 여행이라는 낡은 소재를 신선하게 비틀었다는 평가를 받으며, 전국 20만 1,283명(누적관객 24만 9,486명)의 선택을 받았다.
이밖에 신정원 감독의 <점쟁이들>이 11만 2,637명(누적관객 84만 4,891명)으로 4위에 자리했고, 픽사 애니메이션 <메리다와 마법의 숲>과 리암 니슨의 <테이큰 2>가 6,7에 올랐다. 각각 9만 113명(누적 107만 2,602명)과 5만 8,392명(226만 7,588명)의 관객을 모았다.
● 한마디
‘1+1 이벤트’를 벌이고 있는 <광해, 왕이 된 남자>, 신기록 수립을 위해 상영관을 빼지 않고 있는 <도둑들>. 1,000만 영화에 걸맞지 않는 마케팅 행보가 아쉬울 따름.
2012년 10월 15일 월요일 | 글_정시우 기자(무비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