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만으로도 영화의 완성도를 높이는 변희봉은 연기의 스펙트럼을 가늠할 수 없을 만큼 다양한 캐릭터를 완벽히 소화하며 데뷔이래 가장 왕성한 연기활동을 벌이고 있다. 영화 <공필두>에서는 착하기만한 필두의 아버지로 분하여 아들 보필에 허리 필 날 없는 고달픈 역할에서 김수미와의 알콩달콩 러브라인까지 선보이며 영화 내내 관객들에게 즐거운 웃음을 선보였다.
이제는 보통 아버지 역할을 해보고 싶다는 그는 영화 <괴물>에서 처음으로 평범한 아버지 ‘박희봉’ 역을 맡았다. 토끼털로 아랫배 부분을 채운 조끼를 의상 안에 입고, 백금을 입힌 보철 치아를 착용하여 ‘박희봉’의 고단한 세월의 흔적을 담아낸 변희봉. 영화 <괴물>에서 가장 익숙하고 친근한 아버지의 모습을 보여줬다. 그리고 장규성 감독의 전작인 <선생 김봉두>, <여선생 여제자> 와 더불어 <이장과 군수>에 나란히 출연한 변희봉은 대규에게 딴지걸기를 일삼는 춘삼을 이용해 대규를 궁지에 몰아가는 강덕군의 비열한 유지인 백사장을 열연, 영화에 힘을 싣는다. 그가 연기 인생에서 처음으로 <더 게임>에서 1인 2역에 도전한다. 극 초반 30억원이라는 거액이 걸린 미스터리한 내기를 제안하는 금융업계의 재벌 회장 강노식으로 중반 이후에는 모든 것을 빼앗기고 나락으로 떨어진 가난한 화가 민희도 역을 맡은 것. 비열하고 악랄한 모습에서부터 힘 없는 나약한 모습까지 지금까지 보여줬던 모든 것을 집대성한 그의 연기는 알파치노를 능가하는 선 굵은 카리스마로 스크린을 압도했다. 이처럼 개성강한 캐릭터로 원조 미친 존재감이라 불리우는 충무로의 대들보 변희봉. 석정리의 터줏대감이자 마을사람들의 든든한 버팀목 ‘구장’으로 분한 변희봉의 관록있는 연기는 <적과의 동침>에 묵직한 무게감을 더하며 스토리를 한층 풍성하게 만들었다.
영화 <양자물리학>에서는 대한민국을 쥐락펴락하는 검은 손 ‘백영감’ 역을 맡은 변희봉은 눈빛과 대사 하나로 좌중을 압도하는 완벽한 연기를 선보이며 베테랑 배우다운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이후 2023년 9월 18일, 췌장암 투병 끝에 사망했다.
필모그래피 영화_<옥자>(2017), <미스터 고>(2013), <간첩>(2012), <나는 왕이로소이다>(2012), <적과의 동침>(2011), <초능력자>(2010), <더 게임>(2008), <이장과 군수>(2007), <괴물>(2006), <형사 공필두>(2006), <주먹이 운다>(2005), <공공의 적2>(2005), <여선생 vs 여제자>(2004), <시실리 2km>(2004), <살인의 추억>(2003), <불어라 봄바람>(2003), <국화꽃 향기>(2003), <선생 김봉두>(2003), <화산고>(2001), <플란다스의 개>(2000), <업>(1988), <여자세상>(1988), <내시>(1986), <팔불출>(1980) 외 다수
드라마_OCN [트랩](2019), KBS2 [동네변호사 조들호2: 죄와 벌](2019), MBC [불어라 미풍아](2016~2017), JTBC [마담 앙트완](2016), KBS1 [가족을 지켜라](2015), SBS [피노키오](2014~2015) 외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