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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특집] 태극전사들이 주인공하면 어울릴 영화 11편
2006년 6월 22일 목요일 | 이희승 기자 이메일


TV만 틀면 거의 모든 CF에 태극전사들이 출몰(?)하는 월드컵 특수를 맞이하여, 무비스트에서도 축구와 영화를 잇는 재미난 특집기사를 하나 마련했다. 이름하여 ‘(내 마음대로 뽑은) 태극전사들이 주인공하면 어울릴 영화 11편!’ 2002년 한일 월드컵 신화가 거짓이 아님을 보여주고 있는 우리의 태극전사들은 지금 이 시간에도 하루가 멀다 하고 자신의 '닮은 꼴 사진'이 올라오는 사실도 모른 채 저 멀리 독일에서 뜨거운 땀방울을 흘리고 있을 것이다.

사실 그들이 16강에 진출하고, 다시 한번 4강의 기적을 펼쳐 보인다면 우리는 또다시 하나되는 기쁨을 누릴 테지만 설사 탈락한다 하더라도 그들을 욕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과거 '3S 정책 (3S·섹스, 스크린, 스포츠)'으로 대중을 다루려던 어두운 시절도 있었지만 월드컵이 스포츠를 넘어선 전세계의 축제인 만큼 주위의 축구광과 영화 마니아들의 재미난 의견을 종합해봤다.

혹자는 축구야말로 영화나 드라마가 아니라고, 팬들의 선호와 취향에 따라 배역을 바꾸거나 뺄 수 있는 분야가 아닌 만큼 모두에게 공평한 스포츠라고 말한다. 마음 같아선 2006 독일 월드컵 엔트리와 코칭 스탭 모두를 넣고 싶었지만 설사 여기에 누락되어 있더라도 우리의 영혼은 항상 당신들과 그라운드에 있음을 기억해주시길. 아울러 새벽 4시라는 야심한 시간에도 시청 앞 광장 혹은 거실 TV앞에서 대한민국을 응원할 당신에게도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주시길 부탁 드린다.

● 설기현-킬 빌 ‘빌’

비운의 악역이긴 하지만 설기현 선수가 장발의 하얀 머리로 염색을 한다면 의외로 잘 어울릴 것 같다는 게 전반적인 의견이다. 영화 <킬 빌>에 나온 악명 높은 ‘데들리 바이퍼’의 냉혹한 보스 ‘빌’처럼 상대팀에게 잔인한 크로싱을 하길 바라는 심리가 많이 들어간 캐릭터. 세네갈 전에서 보여준 질풍 같은 역 주행을 보고 충격을 받은 수많은 팬들을 위로하는 차원에서도 환상의 돌파력과 정교한 크로싱을 다시 한번 보고 싶다는 의견도 있었다.

● 조재진-강력 3반 ‘김홍주’

토고 전에서 후반전 교체된 조재진은 스트라이커의 본능이 아쉬웠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프랑스 전에서는 남다른 몸싸움과 헤딩으로 1-1 무승부를 이끈 일등공신으로 꼽혔다. 모델 출신 연기자인 김민준과 비슷한 골격과 이목구비를 지닌 조재진은 <강력 3반>의 열혈 형사나 곧 개봉을 앞둔 <예의 없는 것들>속 킬러 역할을 별다른 어려움 없이 소화해낼 것 같다고.

● 이천수 –비트 ‘환규’

태극전사들 중 가장 눈에 띄는 헤어스타일을 자랑하는 이천수의 영화 속 주인공은 류승범과 임창정이 박빙을 겨룬 케이스다. 요즘은 많이 과묵(?)해졌으나 2002년만 하더라도 스무 살 가벼움을 온몸으로 보여준 이천수 선수는 이번 토고 전에서 첫 골을 넣기도 했다. 결국 영화 <비트>에서 16:1을 외치며 정우성에게 싸움을 걸어온 ‘환규’가 가장 이천수다운 역할로 뽑혔다.

● 안정환 -반지의 제왕 ‘레골라스’

한국VS토고전의 역전골로 월드컵 원정경기 첫 승을 안겨준 안정환 선수는 원조 꽃미남의 이미지와 반지키스 세레모니가 너무 깊이 인식돼서 인지 <반지의 제왕>최고 캐릭터인 레골라스가 만장일치로 뽑혔다. 하긴 골룸을 맡길 순 없는 일!

● 박지성-왕의 남자 ‘육갑’

박지성이야 말로 포털 사이트를 가장 뜨겁게 달군 ‘닮은 꼴 배우 찾기’의 시발점이어서 모두 <은하철도 999>의 철이와 <왕의 남자>속 육갑역할을 제외하고는 더 이상 눈에 띄는 영화가 나오지 않았다. 90분 내내 뛰고 또 뛰는 박지성을 보면 포레스트 검프가 생각난다는 의견도 있었으나, 프랑스 전에서 엑스캔버스한 세레머니를 한번 보여줬다면 LG 평생 계약이었을 거란 엉뚱한 이야기로 흘러 결국 유해진씨가 열연한 육갑이로 결정됐다.

● 김남일-쉬리 ‘박무영’

1999년 개봉 당시 620만 명을 동원 한국형 블록버스터의 시작으로 불린 <쉬리>에서 카리스마 넘치는 북한 정예요원 박무영(최민식 분)역할이 그라운드의 진공 청소기 김남일과 가장 잘 매치된다는 의견이다. 밉지 않은 악역이야말로 언론에 할 말하는 김남일의 평소 모습과 잘 매치된다는 평가가 지배적. 특히 2002년 프랑스하고의 평가전에서 지단이 부상당하자 “내 월급에서 까라고 하세요”라고 한말은 필드의 카리스마로 불리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 이을용-간첩 리철진 ‘리철진’

2006년 최종 평가전에서 통쾌한 중거리 슛을 성공했으나 3:1로 패한 가나 전에서 이을용의 실력은 단연코 빛났다. 2002년 월드컵 이후 가장 먼저 유럽으로 진출한 이을용 선수는 장진감독의 빛나는 수작 <간첩 리철진>의 철진(유오성)과 어쩔 수 없이 오버랩 된다. 축구선수들의 CF물결 속에서도 본업인 축구에 충실한 그의 모습에 박수를 보낸다.

● 이호- 인정사정 볼 것 없다 ‘우형사’

볼 살 때문인지는 몰라도 상대 선수를 투박하지만 우직하게 밀어붙이는 모습은 <인정사정 볼 것 없다>의 우 형사(박중훈)가 연상된다. 6월19일 프랑스 전에서 파트리크 비에라와 충돌해 부상 당한 이호는 브라질 유학파 출신으로 수비 형 미드 필더로서의 제 기능을 다해 베테랑 형사로 나온 박중훈 역할에 잘 어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 김두현-살인의 추억(백광호)

아드보카트 감독이 칭찬할 정도로 중거리 슈팅에 일가견이 있는 김두현은 지난달 23일 세네갈과의 평가전에서 박주영의 패스를 받아 강력한 왼발 슛으로 네트를 흔든 선수다. 오래 전부터 <살인의 추억>의 백광호 (박노식 분)와 비슷하다는 의견이 유머 게시판에 심심찮게 등장, 이 영화에서 필수불가결한 '광호' 역할을 누구보다 잘 할거라고 믿는다. 아드보카드호에서 김두현의 존재가 그러하듯이.

● 송종국- 말죽거리 잔혹사 ‘현수’

평소엔 조용하고 모범생 이미지만 그라운드에서 앞뒤 안 가리고 질주하는 모습은 유신시대 폭력이 난무하는 고등학교에서 괴롭힘과 부당함에 분노로 폭발하는 현수(권상우)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밤새 연습한 쌍절곤을 들고 학교 옥상으로 향하는 비장함은 남자로서의 성장통을 여실히 보여줘 오랜 부상을 딛고 월드컵 무대에 복귀한 송종국의 현재와 정확히 일치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 이운재-아는 여자 ‘동치성’

프로에 입단하자마자 간염판정으로 2년 동안 병마와 싸워 이겨 지금의 자리에 선 이운재 골키퍼는 한일 월드컵 당시 8강전 승부차기에서 선방 ,4강 진출에 큰 기여를 한 실력파 선수다. 대기만성한 배우로 불리는 정재영과 비슷한 외모도 그렇지만 <아는 여자>의 동치성 역할은 같은 운동선수라는 공통점과 옆집 오빠 같은 친근한 이미지가 같은 동네에 사는 남자를 짝사랑하는 영화 내용과 맞물려 선정됐다.

일단은 축구선수11명에 맞춘 11편의 영화를 선정해보았다. 이 외에도 요리조리 잘도 피하면서 커다란 선수들을 요리하는 이영표 선수가 ‘톰’을 골탕먹이는 ‘제리’ 역할로 뽑혔으며,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나폴레옹과 비슷하다는 의견이 그 뒤를 이었다. 특히, < CSI과학수사대>의 그리섬 반장을 볼 때마다 연상된다는 히딩크 감독, 황선홍 선수와 배우 이기영의 닮은꼴은 많이 알려진것 같아 제외시켰다. 멀게만 느껴졌던 2006 독일월드컵도 어느새 1/3이나 지났다. '축구는 스타가 아닌 팀이 하는 것이다'라고 말한 펠레의 말처럼 남은 월드컵 기간 동안 태극전사들의 선전을 기원하며, 코리아 팀~파이팅!


2006년 6월 22일 목요일 | 글_이희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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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op1434
재밌네요   
2010-02-28 09:59
iamjo
2006이라   
2009-08-28 23:25
kooshu
안정환ㅋㅋ   
2009-01-02 16:54
mckkw
이천수 어울리네
사고뭉치.   
2008-12-29 17:15
bjmaximus
박지성,유해진..ㅎㅎ   
2008-05-16 13:59
IAMJO
정말 재미있는 기사입니다   
2008-01-09 01:11
bsunnyb
ㅋㅋ 정말 잘 매치한 것 같아요   
2007-12-12 09:30
qsay11tem
기사 잘봄   
2007-11-24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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