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블록버스터가 등장할 때마다 불거지는 스크린 독과점 문제는 어김없이 대두됐다. 개봉 첫 날 900개가 넘는 스크린으로 시작한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은 주말에 전국 1,114개 극장가로 침투했다. 전국 스크린 수 1974개(2011년 기준)의 절반 이상을 점거했다는 얘기다. 이럴 때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건 저예산 영화. 상업영화들 역시 피해를 완전히 피해가지는 못했다.
경쟁작품들은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의 거미줄에 걸려 제대로 실력발휘를 못했다. 2위인 <후궁 : 제왕의 첩>의 스코어가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의 10분의 1 수준인 12만 2,703명에 불과하니 나머지 작품들의 살림살이가 어떤지는 대충 짐작이 갈게다. <후궁 : 제왕의 첩>이 자존심을 지킨 부분이라면, 신규 경쟁작들을 체치고 2위 자리를 사수하고 있다는 점이다. 영화는 누적관객 245만 2,996명을 기록 중이다.
3위에 오른 <마다가스카 3 : 이번엔 서커스다!>는 누적 144만 3,569명으로 시리즈 최고 기록을 달성했다. <마다가스카 1>은 139만 명, <마다가스카 2>는 123만을 동원한바 있다. 개봉 7주차에 접어든 <내 아내의 모든 것>은 순위를 한 계단 끌어올리며 4위에 자리했고, 하필이면 <어메이징 스파이더맨>과 같은 날 개봉한 불운(?)의 영화 <캐빈 인 더 우즈>는 5위에 만족해야 했다. 주말 <캐빈 인 더 우즈>를 찾은 관객은 9만 9,847명(누적 13만 1,338명). 미국에선 저예산 영화의 힘을 보여주며 흥행에 성공했지만 국내 흥행은 불투명한 상태다. 하지만 작품을 접한 관객의 입소문이 좋은 만큼 장기 레이스는 노려볼만하다.
<미쓰 GO>에 대한 우려는 현실이 됐다. 8만 8,557명 동원에 그친 <미쓰 GO>는 1위에서 6위로 뚝 떨어졌다. 100만 관객 달성에 적신호가 켜졌다. <아부의 왕> 역시 6만 8,544명 동원에 그치며 6위에 머물렀다. 김조광수 감독의 <두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는 개봉 2주차에 10위로 순위 진입했다. 5,584명을 더해 누적 관객 3만 4,694명을 기록 중이다. 이번 주에는 CJ엔터테인먼트의 <연가시>가 개봉한다. 연가시가 거미의 활약을 어느 정도 막아설지 사뭇 궁금하다.
● 한마디
연가시와 거미가 싸우면 누가 이깁니까?
2012년 7월 2일 월요일 | 글_정시우 기자(무비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