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 밖의 흥행 실패를 보여준 신작 영화는 <마이 블랙 미니드레스>와 <로맨틱 헤븐>이다. 28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마이 블랙 미니드레스>는 주말 동안 전국 13만 9,980명(누적 16만 2,800명)을 불러 모으는데 그치며 3위에 올랐다. <로맨틱 헤븐>은 더 심각한 상황. 4만 3,579명(누적 5만 1,334명)이라는 저조한 성적으로 8위에 머물렀다. 윤은혜·박한별·차예련·유인나 네 여배우의 자존심도 자존심이지만, 10번째 영화 성적을 대하는 장진 감독의 마음은 더 쓰라릴 듯하다.
이 와중에 3월 31일 개봉을 앞 둔 <위험한 상견례>가 유료 시사회만으로 5위에 올라 눈길을 끄는데, 상영관 수를 보면 웃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이 된다. <위험한 상견례>의 유료 개봉관 수는 무려 354개관. 이 정도면 정식 개봉과 다른 게 뭐냐 하는 불만이 나올 만하다. ‘위험한 상견례’ 만큼이나 ‘위험한 변칙 개봉(?)’이 아닐 수 없다. 참고로 <위험한 상견례>를 주말 동안 만난 관객은 10만 1,375명. 누적 11만 1,994명이다. 이 영화의 정확한 흥행 유무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300개가 넘는 개봉관으로 이 정도 관객 밖에 모으지 못한 걸 보니, 그리 낙관적인 상황은 아닌 듯하다. 이 와중에 <그대를 사랑합니다>가 4위에 올라 그나마 한국 영화의 체면을 살렸다. 영화는 같은 기간 12만 4,969명을 더하며 누적 관객 122만 6,342명을 기록 했다.
신작 영화들의 부진 덕에, <킹스 스피치>가 개봉 2주차에 1위로 뛰어오르는 행운을 잡았다. 주말동안 전국 17만 3,231명의 관객이 <킹스 스피치>를 찾았다. 2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였던 <월드 인베이젼> 역시 어부지리 격으로 득을 봤다. 관객이 절반가량 하락하고도 2위를 차지한 것. 주말 동안 16만 8,636명의 관객을 더하며 100만 관객 돌파의 기쁨도 누렸다. 이 영화의 누적 관객 수는 116만 2,747명이다.
이 밖에 <레드 라이딩 후드>가 7만 5,065명(누적 31만 6,979명)으로 6위에 올랐고, 나탈리 포트만의 대역 논란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블랙 스완>이 5만 5,908명(누적 154만 6,568명)으로 7위에 자리했다. <노팅힐>감독과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작가가 의기투합해 기대를 모은 <굿모닝 에브리원>은 3만 9,765명으로 9위에 만족해야 했고, 인도영화 <내 이름은 칸>이 3만 3,026명으로 10위로 데뷔했다.
● 한마디
유료시사회를 여는데, 개봉관 수가 354개라뇨. 이건, 개봉한 거나 다름없는... <위험한 상견례>가 위험한 무리수를 둔 건 아닌지 위험해 보이는군요.
2011년 3월 28일 월요일 | 글_정시우 기자(무비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