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위와 3위 역시 신작 영화다. <걸리버 여행기>와 <평양성>이 나란히 차지했다. 동명의 인기 원작을 영화화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걸리버 여행기>는 주말동안 581개 스크린에서 47만 5,194명(누적 56만 621명)을 동원하며 2위를 차지했다. <스쿨 오브 락> <킹콩>으로 국내에도 많은 팬을 보유한 잭 블랙의 원맨쇼를 볼 수 있는 영화는, 그러나 앞날이 다소 불안하다. 영화에 대한 평단과 관객의 평가가 그리 호의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도 저조한 성적을 거둔 <걸리버 여행기>의 한국 여행기는 험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평양성> 흥행이 안 되면, 은퇴하겠다”고 밝힌 이준익 감독의 심정이 궁금하다. 신작 영화 <평양성>이 주말 동안 동원한 관객은 32만 1,644명. 누적관객은 38만 9,202명으로 첫 주 기록치고는 그리 유쾌한 성적이 아니다. 연휴에는 코미디가 강세인 점이 희망이라면 희망인데, 이마저도 <조선명탐정 : 각시투구꽃의 비밀>과 겹친다. 사극이라는 점마저도.
경쟁작을 피해, 한주 먼저 개봉하는 작전을 펼친 <글러브>는 1위에서 4위로 3계단 순위 하락했다. 하지만 주말 동안 23만 7,653명을 더하며 개봉 11일 만에 전국 1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올해 개봉한 영화 중 100만 관객을 돌파한 것은 <심장이 뛴다>에 이어 두 번째다. 영화를 본 관객들의 만족도도 높은 편이라, 연휴 동안 큰 관객 낙폭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영화 홍보차 내한한 해외 스타들의 노력은 헛수고로 돌아가는 분위기다. 공리가 내한해 화제를 모은 <상하이>는 주말 동안 6만 9,744명(누적 8만 4,310명)을 동원하는데 그쳤고, 주걸륜, 세스 로건, 미셀 공드리가 내한한 3D 입체영화 <그린 호넷>은 같은 기간 6만 2,022명(누적 7만 7,609명)에 만족해야 했다. 세계적인 배우를 맞이하느라 불철주야 뛰어다녔을 국내 홍보사로서는 힘이 쭉 빠질 일이다.
7위에 오른 3D 애니메이션 <메가마인드>의 100만 관객 돌파 꿈은 점점 멀어지고 있다. 주말 동안, 3만 7,306명을 더한 이 영화의 누적 관객수는 78만 7,086명이다. 배우 벤 애플렉의 두 번째 연출작인 <타운>은 같은 기간 3만 778명(누적 3만 8,882명)으로 개봉 첫 주 8위로 데뷔했다. 미국에서 큰 흥행을 거든 것을 생각하면, 저조한 성적이다. 이 가운데, 장기 흥행의 힘을 보여주고 있는 <헬로우 고스트>가 9위에 올랐다. 주말 관객수가 1만 6,472명으로 크게 급감하긴 했지만, 300만 돌파에는 성공했다. 이 영화의 정확한 누적관객 수는 300만 6,816명이다.
● 한마디
살인적인 감량에도 (흥행이) 잘 안 터졌던 김명민, ‘혹시’ 했던 코미디에서 터진 건가요. “똥떵어리” 할 때부터 알아봤어.
2011년 1월 31일 월요일 | 글_정시우 기자(무비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