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관개들에게도 친숙한 빅토르 위고의 고전 <장발장>을 각색한 영화라는 점에 아카데미 4관왕을 수상한 <킹스 스피치> 톰 후퍼 감독의 연출, 세계 4대 뮤지컬로 불리는 <레미제라블> <오페라의 유령> <캣츠> <미스사이공>의 프로듀서 카메론 매킨토시의 제작이 더해져 관객의 호기심을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휴 잭맨ㆍ앤 해서웨이ㆍ러셀 크로우ㆍ아만다 사이프리드가 없었으면 불가능했다. 할리우드 인기 배우들의 노래 실력을 확인해 볼 기회라는 점이 관객들을 극장으로 유인하는데 크게 작용했다. 대사의 98%를 노래만으로 전달하는 방식 역시 단점보다는 장점으로 작용하는 분위기다. 대사가 없어 지루하다는 평가 못지않게, 덕분에 뮤지컬만의 매력을 진하게 느낄 수 있다는 평도 이어지고 있다.
2위는 한효주·고수 주연의 멜로영화 <반창꼬>다. <반창꼬>의 첫 주말 성적은 41만 6,929명(누적관객 70만 3,270명). 1위와의 격차가 예상보다 크다. 내심 흥행 1위를 기대했을 <반창꼬>로서는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는 성적일 것으로 보인다. 물론 <가문의 귀환> 보다는 사정이 낫다.
개봉 첫 날 3위로 데뷔하며 흥행 불씨를 살렸던 <가문의 귀환>은 주말동안 오히려 <반창꼬>에게 추월당하며 4위로 밀려났다. 같은 기간 전국 31만 2,739명만이 돌아온 가문을 환영했다. 여기에서 잠시 <가문의 영광> 시리즈 기록을 살펴보면, <가문의 영광> 1편은 520만 명, 2편 <가문의 위기>는 570만 명, 3편 <가문의 부활>은 350만 명, 4편 <가문의 수난>은 250만 명을 동원한바 있다. 지난 10년 동안 1,750만 관객을 동원한 제작사가 <가문의 귀환>을 통해 노리는 건, 통산 2,000만 관객 돌파다. 그랬을 때, <가문의 귀환>이 250만 관객을 동원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오는데 현재 사정이 그리 밝지 못하다.
39만 6,948명을 동원한 <호빗 : 뜻밖의 여정>은 3위로 두 계단 하락했다. 하지만 매출액으로 따지면 <반창꼬>를 앞선다. 관람료가 비싼 3D와 아이맥스로 상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누적관객 198만 8,635명을 기록 중인 <호빗 : 뜻밖의 여정>은 200만 관객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80년대 유행한 게임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주먹왕 랄프>의 데뷔 성적은 5위다. 북미 박스오피스 첫 주 1위, 역대 디즈니 오프닝스코어 1위를 기록했던 것을 감안하면 국내 성적은 기대 이하다.
<주먹왕 랄프>가 어른들의 추억을 들춘다면, <극장판 포켓몬스터 베스트 위시 : 큐레무 VS 성검사 케르디오>와 <극장판 포켓몬스터 베스트위시 : 메로엣타의 반짝반짝 음악회>는 철저히 어린이 관객들을 공략하며 각각 8위와 9위에 자리했다. 방학 시즌이 왔음을 알리는 신호다. 이 와중에 폰섹스를 소재로 한 <나의 PS 파트너>와 5·18 광주민주화운동에서 시작된 <26년>이 각각 13만 4,953명(누적 158만 4,446명)과 11만 135명(누적 287만 4,684명)으로 6위와 7위에 자리했다.
● 한마디
<타워>가 가세하는 2012년 마지막 주말 극장가, 최후의 승자는 누구?
2012년 12월 24일 월요일 | 글_정시우 기자(무비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