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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고괴담 다섯 번째 이야기를 기대하며. '이춘연 대표님, 당신이 나의 유일한 희망이에요.'
2008년 8월 25일 월요일 | 김시광 기자 이메일


오래전 일이다...

씨네2000에서 일하는 이와 술자리를 하게 되었을 때, 나는 그(혹은 그녀)에게 이렇게 물었다. 여고괴담 5편은 안 나오나요? 사실 이건 물으나마나 한 질문이었다. 당연히 나올테니까. 내 질문은 금요일에 예정되어 있는 프로그램 - 여고괴담 10주년인 올해 나올 가능성이 꽤 높았던 게 사실이었거든 - 을 기다리지 못해, 화요일부터 보채는 아이의 심정 이상은 아니었을 게다. 기대에 절반 정도 부응하는 형식적 답변이 돌아왔다. "대표님이 여고괴담에 무한애착을 가지고 계셔서 언제가 되었든 꼭 나올거에요." 왜 모르겠는가. 이춘연은 한국호러의 새출발점인 [여고괴담]의 제작자였을 뿐더러, 그것의 선지자 [손톱]의 제작자이기도 했거늘.

자발적으로 호러라는 장르를 선택한 장르애호가 김지환 감독의 작품을 감상하고 난 후, 나는 이 장르에서 감독의 노력만으로 할 수 있는건 한계가 있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지극히 당연한 사실을 떠올리게 되었다. 그가 지적했던 문제점들은 자신의 이름 석자를 내민 영화에서 재현되는 듯 보였고, 비난 역시 부메랑처럼 자신에게 고스란히 돌아온 것처럼 보였다. 카더라통신에 따르면 그는 어떤 자리에서 넌지시 영화 찍기 참 힘들더라라며 고백했다고 한다. 나는 김지환 감독을 잘 모르고 그 자리에 없었으니 사실 여부는 장담할 수 없지만, 팔은 안으로 굽기 마련이므로 이렇게 말하고 싶다. 아마도 그랬으리라. 제작사의 개입이란 어제 오늘 일도 아니고(꼭 없어야 하는 것도 아니지만), 너도 나도 지적한 문제였으니까(조금 지나친게 사실이었다).

그렇다면 [여고괴담] 시리즈가 일정 퀄리티를 계속 유지하고 있는 것은, 제작자 이춘연의 존재 때문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역시 추측이다. 나는 그를 모른다.) 솔직히 [여고괴담]은 3편을 제외하면 대체로 괜찮지 않았던가. 며칠 전 [여고괴담 : 두 번째 이야기]를 다시 감상해보니, 예전에는 잘 몰랐던 이춘연의 존재가 느껴지더라. 솔직히 박예진의 거대 얼굴 귀신같은 흔치 않은 장면을, 극장에 떡 걸어줄 제작자가 한국에 얼마나 있겠나. 물론 [여고괴담 : 두 번째 이야기]가 훌륭한 작품이라는 사실을 부인하는 건 아니지만.

어쨌거나 [여고괴담]의 다섯 번째 작품이 돌아온다. 물론 이야기가 나온 지 꽤 지났으니 이 글은 뒷북임이 틀림없다. 나도 알고 있다. 허나 내가 이 시리즈 - 거의 유일한 한국호러 시리즈물 - 에 품고 있는 기대를, 그리고 감독의 뒤에서 굳건히 장르를 지키고 있는 이춘연에 대한 감사를 표현하고 싶었다. 여고에서 보여줄 수 있는 것은 얼추 보여주지 않았나요?라며 반문할 이도 있을지 모르겠지만, 나는 이 시리즈를 꽤나 기대하고 있다. 새로운 여배우를 볼 수 있다는 것도, 동반자살이라는 소재 - 소노시온이 오타쿠(?)적 감성으로 그려낸바 있었던 - 도, [공동경비구역 JSA]의 조감독이자 [복수는 나의 것]의 공동각본을 맡은 이종용의 입봉작이라는 것도 이러한 기대에 일조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구체적으로 이 기대의 근원은 바로 이춘연으로부터 나온다. 그에 대한 막연한 애정을 스타워즈 버전으로 표현해보는 것으로 짧은 글을 마치도록 하자.

"이춘연 대표님, 당신이 나의 유일한 희망이에요."

2008년 8월 25일 월요일 | 글_김시광 기자(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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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dk209
그래도 한국 공포 영화 시리즈로서 유일한 희망이지 않을까...   
2008-08-25 17:14
shelby8318
확실히 1편은 못 이겨   
2008-08-25 14:51
bjmaximus
<여고괴담>은 역시 1편이 제일 좋았다.   
2008-08-25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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