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미오 앤 줄리엣>의 1위 등극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건, 패럴리 형제의 신작 <홀 패스(Hall Pass)>다. 오웬 윌슨과 제이슨 수데키스가 호흡을 맞춘 이 코미디물은 1,340만 달러를 벌어들이는데 그치며 2위로 데뷔했다. 영화는 결혼 생활에 염증을 느끼기 시작한 두 남자가 일주일간 뭐든 하고 싶은 대로 해도 된다는 ‘홀패스’를 아내에게 받으면서 생기는 이야기를 그린다. <덤 앤 더머> <메리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내겐 너무 가벼운 그녀> 등으로 유명한 패럴리 형제의 자존심이 조금 구겨지지 않았을까 싶다.
개봉 2주차를 맞은 리암 니슨의 <언노운(Unknown)>은 같은 기간 3,043개 스크린에서 1,243만 5,000만 달러 수익을 거두며 3위로 두 계단 하락했고, 3,544개 스크린에서 1,110만 달러를 기록한 아담 샌들러, 제니퍼 애니스톤의 <저스트 고우 위드 잇(Just Go With It)>은 4위 자리를 지켰다. 이 와중에 스티븐 스필버그, 마이클 베이가 제작에 참여한 <아이 엠 넘버 포(I Am Number Four)>가 드롭률 43.3%를 보이며 ‘넘버’4 자리에서도 밀려났다. 3,156개 스크린에서 이 영화가 벌어들인 돈은 1,103만 6,000달러. 누적 수익은 3,774만 4,000달러다.
이어 미국 아이돌 스타 저스틴 비버의 콘서트를 3D 입체 영상으로 살려낸 <저스틴 비버 : 네버 세이 네버(Justin Bieber: Never Say Never)>가 920만 달러로 6위에 올랐고, 761만 8,000달러를 벌어들인 <킹스 스피치(The King’s Speech)>가 개봉 14주차에도 7위에 오르는 놀라운 흥행력을 과시했다. 전주보다 16.7% 증가한 흥행 수입이다. 마침 미국 현지에서 들려오는 <킹스 스피치>의 아카데미 4관왕 소식이 앞으로 이 영화가 얼마나 더 많은 돈을 벌어들일까를 궁금하게 만든다.
한편 <빅 마마 하우스 3 : 라이크 파더, 라이크 선(Big Mommas: Like Father, Like Son)>이 755만 달러로 8위에 오른 가운데, 니콜라스 케이지 주연의 3D 입체 영화 <드라이브 앵그리 3D(Drive Angry)>가 처참한 기록으로 망가졌다. 범죄자인 주인공이 자신의 딸을 죽이고 손녀를 납치한 광신도들을 추적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의 주말 수익은 고작 510만 달러. 니콜라스 케이지 영화 인생에 남을 저조한 오프닝 기록이자, 3D 입체 영화의 위신을 떨어뜨리는 굴욕적인 스코어다. 10위는 범죄 스릴러 <룸메이트(The Roommate)>다. 205만 달러로 퇴장을 준비 중이다.
● 한마디
<드라이브 앵그리> 제목도 참 절묘하네요. 흥행 성적에 화가 난 니콜라스 케이지가, ‘정신 줄’ 놓고 과속 운전 할지 모르니, 아내 되시는 앨리스 킴은 차 단속에 신경 써 주세요.
2011년 2월 28일 월요일 | 글_정시우 기자(무비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