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7월 마블과 DC의 코믹스 더비가 치러진다. 마블은 어메이징 한 거미 인간 스파이더맨을 DC는 최고의 흑기사 배트맨을 내세운다. 스파이더맨은 또 다시 세상을 구하기 위해 나선다. 5년 만에 다시 리부트를 시도한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은 감독과 주연배우들을 교체, 새로운 팀으로 정비했다. <500일의 썸머>로 멜로에 강점을 보였던 마크 웹이 수장을 맡고 앤드류 가필드와 엠마 스톤 등 젊은 피를 수혈했다. 이에 반해 배트맨은 감독과 주전들이 그대로다. 대신 <배트맨>시리즈에 처음으로 얼굴을 내비치는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 톰 하디를 비롯해 앤 해서웨이, 조셉 고든 레빗, 마리온 코티아르까지 출연진이 화려하다. 배트맨 시리즈를 마무리 하는 작품이라는 점에서도 <다크 나이트 라이즈>는 올 여름 최고의 관심사. 물론 <어메이징 스파이더맨>도 이에 지지 않는다. 그동안 코믹스 더비에서 우위를 점한 건 마블. 과연 배트맨이 그동안 마블에 열세였던 DC를 구원할 수 있을까.
모름지기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하면 SF 장르다. <프로메테우스>와 <토탈 리콜> 모두 우주에서 펼쳐지는 SF 영화다. 구관이 명관이라 했던가! 리들리 스콧 감독은 이번 배틀에 <에이리언>의 자식 같은 느낌이 다분한 <프로메테우스>를 기용한다. 그렇다고 침 질질 흘리는 외계 생명체가 나오는 건 아니다. 대신 미지의 생명체가 사람들을 공격한다. 주전이었던 시고니 위버 대신 스웨덴버전 <밀레니엄> 시리즈의 누미 라파스가 대타로 출전한다. 보기에 외소하다고? 천만에 말씀. 작은 고추가 맵다는 걸 확실히 보여줄 정도로 강단 센 배우다. <언더월드> 시리즈의 렌 와이즈먼은 <토탈 리콜>로 맞대응 한다. 아놀드 슈왈츠네거의 <토탈 리콜>을 기억한다면 맞다. 리메이크 작품이다. 삼촌팬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영화는 지구와 화성을 넘나들면서 자신의 본 모습을 찾아가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다. 이 영화도 아놀드 슈왈츠네거 대신 콜린 파렐이 나온다. 왠지 4번 타자가 이대호에서 김선빈으로 바뀐 것 같은 느낌이 들지만, 홈런 가능하다. 콜린 파렐도 한 액션 하니까.
양의 탈을 쓴 야수들의 대결이다. 대통령인 동시에 뱀파이어를 잡으러 다니는 링컨과 제이슨 본 뺨칠 정도의 최정예 요원 케네스 키슨. 이들이 8월 뜨거운 전쟁을 벌인다. <링컨 : 뱀파이어 헌터>의 티무르 베크맘베토브 감독은 링컨에게 도끼를 쥐어줬다. 예고편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링컨의 도끼 신공은 홍콩 무협 영웅들과 비견될 정도. 온화한 링컨이 야수로 돌변하는 횟수가 많아질수록 승운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제임스 본에 이어 트레드스톤 프로그램에 참여한 케네스 키슨에게 주무기는 맨손이다. 언제 어디서나 상대를 제압할 수 있는 그의 능력은 링컨의 도끼신공과 막상막하일 것으로 보인다.
아이들이 여름을 기다리는 이유 중 하나는, 방학! 방학 시즌 아이들의 쌈지돈을 털어갈 세 편의 애니메이션이 격돌한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드림웍스와 블루스카이 그리고 픽사의 한 판 대결이 펼쳐진다. 지난해 <쿵푸팬더 2>로 홈런을 쳤던 드림웍스는 친근한 동물원 친구들을 주전으로 확정했다. 이탈리아라는 새로운 곳에서 수배범으로 몰린 알렉스, 마티, 멜먼, 글로리아의 탈출기 <마다가스카 3 : 이번엔 서커스다!>는 또 한 번 절묘한 팀 플레이를 기대하게 만든다. 이에 질세라 블루스카이도 친근한 빙하시대 친구들 시드, 매니, 디에고를 맞수로 내보낸다. <아이스 에이지 4 : 대륙 이동설>로 4번째 등판을 예고한 <아이스 에이지>의 주인공들이기는 하지만 시리즈를 거듭할수록 흥행 몰이가 쉽지 않은 게 위험 요소. 또한 지난해 블루스카이가 내놓은 애니메이션 <리오>도 국내에서 별다른 두각을 펼치지 못한 것이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쌈지돈 대결에 마지막으로 참가하는 픽사는 ‘호크아이’ 뺨치는 신궁 메리다 공주를 주전으로 예고한 상태. <메리다와 마법의 숲 3D>은 두 영화보다 인지도가 낮은 게 약점이다. 하지만 픽사 아닌가.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들까지 포섭해 온 픽사의 저력을 유감없이 보여준다면 승산은 있다.
2012년 5월 25일 금요일 | 글_김한규 기자(무비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