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라운 흥행기세다. <미녀는 괴로워> <박물관이 살아있다>가 여전히, 다시금, 또 박스오피스 1.2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두 영화가 나란히 3주 이상 정상을 꿰차고 있는 경우! 언제였는지 가물가물할 만큼 웬만해서는 보기 드문 현상이다. 연말과 새해라는 시즌 탓도 있지만, 무엇보다 이 두 영화에 맞장을 뜰 만한 근사한 경쟁작이 없었던 게 주요인이라 볼 수 있다. 물론, 상당한 관심을 불러 모았으나 기대이하의 성적으로 마무리 된 혹은 스타트한 영화들의 의외의 흥행부진도 본의 아니게 이에 일조했다.
여하간, 이 주에는 간발의 차이로 <미녀는 괴로워>가 3주 만에 다시금 1위로 오르는 저력을 발휘했다. 서울 주말 3일 동안 14만 7천여 명을 모아, 14만 6천여 명을 동원한 <박물관이 살아있다>를 살짝 제쳤다. 천명 차이도 나지 않는 박빙의 승부였다. 전국 수치로는 박물관이 앞섰으니 사실상 두 영화가 공동 1위인 셈이다. 351개관에서 관객과 만나고 있는, 개봉 4주째를 맞이한, <미녀는 괴로워>는 이로써 전국누계 455만을 기록, 금주 안에 500만을 돌파할 것이 확실시 되고 있다. 3주차에 접어든 <박물관이 살아있다>는 341개 스크린에서 371만의 스코어를 작성했다. 이는, 2006년 개봉한 외화 중 <미션 임파서블3>, <캐러비안의 해적2>의 뒤를 있는 대박흥행이다.
<조폭마누라3>는 서울 주말 6만 8천, 전국누계 140만에 도달하며 전주와 마찬가지로 3위에 자리했다. 대박을 쳤던 이전 작에 비할 바는 못 되지만 그런 대로 흥행한 셈이다. 미 박스오피스 1위에 등극했던 애니 <부그와 엘리엇>은 개봉작 중 가장 나은 흥행을 선보였다. 175개 스크린에서 뚜껑을 열어제낀 영화는 전국에 걸쳐 17만 명을 동원했다. 박스오피스 4위! 동시에 스타트한 <언니가 간다>와 <오래된 정원>은 위의 기록이 말해주듯 부진한 성적으로 첫주를 마감했다. 특히, 고소영의 복귀작으로 눈길을 끈 <언니가 간다>의 스코어는 황망할 정도다. 290개관을 확보하며 공세를 펼친 영화는 서울 주말 3만여 명, 전국누계 14만을 모으는 데 그쳤다. <오래된 정원>은 그나마 좀 낫다. 209개 스크린에서 서울 4만 3천, 전국 15만 명을 불러 모았다. 한편, 미셜 공드리의 상상력이 빛나는 로맨스 <수면의 과학>은 전국 4개관이라는 소규모 개봉에도 불구하고 가파른 입소문을 타며 3만 명 돌파에 성공했다. 개봉 3주차에 접어든 영화는 주말 내내 90%가 넘는 관객점유율을 기록해 눈길을 끌었다.
유덕화 안성기 주연의 <묵공>, 디카프리오의 <블러드 다이아몬드>, 판타지 대작 <에라곤>, 강혜정 배종옥의 <허브> 등 만만치 않은 금주 개봉작들이 미녀와 박물관의 독주체제를 막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2007년 1월 8일 월요일 | 글: 서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