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어리스트>의 의외의 부진도 <나니아 연대기: 새벽 출정호의 항해>에게 호재로 작용했다. <투어리스트>는 세계적인 톱스타 조니 뎁과 안젤리나 졸리가 만나 큰 화제를 모은 작품. 하지만 519개 상영관에서 37만 2,421명을 동원하는데 그쳤다. 두 배우의 명성에 비하면 성에 안 차는 기록이다. 이 영화의 부진 이유는 만듦새에 있다. 개봉 전부터 작품성이 별로라는 악평을 받아 온 영화는, 실제로도 평단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특히 개봉 당일날 시사회를 갖는 소극적인 모습이, 자신감이 없는 행동으로 비춰지며 기대에 물을 부었다. 아무리 출연진이 화려해도 영화의 기본은 만듦새라는 진리를 깨닫게 하는 사례다.
조니 뎁, 안젤리나 졸리 콤비보다 궁합이 나빴던 건, 같은 날 찾아 온 임수정, 공유 커플이다. 두 사람이 호흡을 맞춘 <김종욱 찾기>는 30만 3,761명, 누적 41만 1,586명을 동원하는데 그치며 4위에 만족해야 했다. 공유의 제대 후 복귀작이자, 인기 뮤지컬의 영화화, 임수정의 연기 변신 등 이슈거리들은 많았으나 그것이 흥행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비슷한 느낌의 <쩨쩨한 로맨스>보다 한 주 늦게 개봉한 것도 흥행에 적지 않은 피해를 준 것으로 보인다. 이 와중에 전주 1위였던 <쩨쩨한 로맨스>는 34만 617명으로 2위에서 3위로 떨어졌다. <쩨쩨한 로맨스>의 누적관객은 119만 6,410명이다.
5위는 장동건의 <워리어스 웨이>다. 지난 주 저조한 성적으로 데뷔했던 영화는 뒷심을 발휘하는데 실패하며, 뚜렷한 하향세를 보였다. 4만 2,051명을 더하는데 그치며 누적관객 41만 7,167명을 기록했다. 이어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스릴러 영화 <베리드>가 6위에 올랐다. ‘원 세트 원 액터’라는 기획력에 2만 9,319명의 관객이 극장을 찾았다.
이 밖에 김혜수, 한석규 주연의 <이층의 악당>이 2만 5,760명으로 7위, <스카이라인>이 2만 5,110명으로 8위에 올랐다. 각각 누적 58만 8,453명과 86만 3,632명이다. 이어 15일 개봉을 앞둔 <새미의 어드벤쳐>가 사전 유료 시사회를 통해 9위에 올랐고, 1만 22명의 <부당거래>가 6위에서 10위로 내려앉으며 퇴장을 준비중이다. <부당거래>의 누적 관객수는 274만 6,057명. 300만 고지를 코 앞에 두고 기세가 꺾였다. 아쉽다.
● 한마디
조니 뎁-안젤리나 졸리, 임수정-공유. 인기 커플들의 수난기네요. 연말 솔로족들의 커플을 향한 증오가 벌써 시작된 건가요?
2010년 12월 13일 월요일 | 글_정시우 기자(무비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