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틀쉽>의 등장과 함께 3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던 <건축학개론>은 2위로 밀려났다. 관객수도 전주의 절반에 못 미치는 25만 4,498명에 그쳤다. 하지만 영화는 누적관객 291만을 넘어서며 한국 멜로영화 역대 흥행 순위 1위 초읽기에 들어갔다. 지금까지 최고 흥행기록을 보유한 한국 멜로 영화는 312만 여명의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그 뒤에 305명의 <너는 내 운명>이 자리하고 있다. 현재 상황이라면 <건축학개론>이 조만간 <너는 내 운명>을 잡고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건축학개론>과 치열한 2위 다툼을 벌인 에로틱 스릴러 <간기남>은 2위 데뷔에 만족해야 했다. 관객은 <건축학개론>보다 불과 1만 여명 적은 전국 24만 2,691명. 스크린 수에서 열세를 보인 것이 아쉬울 것으로 보인다. 19세 관람가라는 핸디캡도 순위를 끌어올리는데 악제로 작용했다. 하지만 이 영화가 앞으로 넘어서야 할 진정한 장애물은, 관객이다. 영화에 대한 평가가 호의적이지만은 않은 만큼, 흥행에 적신호가 켜졌다. 이 와중에 프랑스 영화 <언터처블 : 1%의 우정>이 8만 4,506명을 더하며 150만 관객을 돌파했다. 이는 <레옹>이 보유하고 있던 국내 프랑스 영화 최고 기록 130만 관객을 넘어서는 것이다.
3D로 재개봉한 <타이타닉>과 <미녀와 야수 3D>가 나란히 7,8위에 오른 가운데, 예상보다 6년 늦게 찾아온 <인류멸망보고서>가 9위라는 아쉬운 성적을 기록했다. 김지운, 임필성, 김강우, 김민선, 류승범, 송새벽 등 호화 드림팀을 이루고 있지만, 흥행에서는 외면 받았다. 대중취향적이지 못한 영화라는 점에 발목이 잡힌 모양새다. 전국 3만 1,584명만이 <인류멸망보고서>를 지켜봤다.
2012년 4월 16일 월요일 | 글_정시우 기자(무비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