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신양 외에 정혜영이 생애최초로 스크린 나들이에 나섰고, 엄지원이 2003년 <똥개> 이후 10년 만에 사투리 연기에 도전해 눈길을 끌었다. 이밖에 김정태가 라이벌 건달 태주로, 올해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 <이웃사람>으로 각종 영화제 신인상을 휩쓴 김성균이 박신양의 오른팔로 분했다. <조폭 마누라 3>의 조진규 감독 연출. 1월 10일 개봉.
● 한마디
<헬로우 고스트>와 다른 듯 닮았다. 차이라면 초반부 지루함을 후반에 만회한 <헬로우 고스트>와 달리, <박수건달>은 초반에 쌓아올린 재미를 후반부 이야기가 잡아먹는 모양새다. 웃음은 잡았는데, 감동은 살짝 놓친 느낌이랄까. 128분이라는 다소 긴 러닝타임을 줄이고 웃음에 조금 더 집중했으면 어땠을까 싶다. 올해 각종 신인상을 휩쓴 김성균의 활용도 살짝 아쉽다. 그래도 영화의 중심을 책임진 박신양의 연기 변신은 성공적이다. 특히 조진웅(특별출연)과 나누는 취조실 장면은 팬들 사이에서 오래두고 회자될 만하다. 자칫 민망스러울 뻔한 설정이 두 배우의 연기 덕분에 웃음으로 승화됐다.
(무비스트 정시우 기자)
웃음을 기대했다면 눈물을 흘리고 나갈 것이다. 코미디로 시작하는 <박수건달>은 일련의 소동극을 거쳐 예상 밖의 감동으로 끝을 내린다. 2001년 <조폭 마누라>로 조폭 코미디라는 장르를 만들어낸 조진규 감독은 그로부터 10여년 만에 선보이는 <박수건달>로 조폭 코미디와 휴먼 드라마의 결합을 통해 장르적 업그레이드를 시도한다. 예상대로 두 장르는 영화 속에서 어긋난 조합을 보이지만 영화는 디테일을 버리고 대신 헐겁게나마 스토리를 풀어나가는데 집중한다. 영화적 완성도를 포기하는 대신 대중적인 재미와 감동을 선택하는 연출 방식이 최근 한국영화의 경향으로 자리잡아가고 있음을 <박수건달>은 잘 보여준다. 무조건 두 손 들고 반기고 싶은 영화는 아니다. 하지만 박신양과 아역배우 윤송이가 등장하는 순간만큼은 스크린 속에 빠져들었음을 부인하기는 어렵다. “가슴 따뜻한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는 박신양의 말은 어느 정도 성공한 것 같다.
(경제투데이 장병호 기자)
2012년 12월 27일 목요일 | 글_정시우 기자(무비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