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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렬의 영화컬럼
나 조폭이다. 근데, 뭐가 문제야? | 2001년 11월 15일 목요일 | 정성렬 이메일

또 다른 조폭 영화 '달마야 놀자'가 대박을 터뜨렸다. 한국영화 시장 점유율 40% 돌파가 희망사항으로 끝나지는 않을 것 같다. 기분 좋다. 조폭 영화든, 로맨틱 코미디든 장사가 된다니까 기쁘지 않을 수 없다.

최근 한국영화 최고의 화두는 '조폭'이다. '친구'로 시작된 이 열풍은 '신라의 달밤' '조폭 마누라'로 이어져 '달마야 놀자'에 이르기까지 엄청난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뿐만아니라 여전히 '두사부일체' '정글쥬스'같은 조폭 관련 영화가 계속 만들어지고 있는 가운데 그 열기는 한동안 계속 될 것으로 전망된다.

영화계가 참으로 아이러니한 것이 장사가 잘 된다 싶으니깐 이제서야 '조폭'이란 소재의 문제점을 들고일어나기 시작했다. "재미있다" "감동적이다" 혹은 "잘 만들었다" 등등 호평 일색이던 언론들이 하나 둘 '조폭문화'가 가져오는 폐해에 대해서 약속이나 한 듯 떠들기 시작했다.

처음 '친구'가 개봉되어 한창 관객들이 몰렸을 때 스포츠 신문 및 영화 관련 프로그램들은 한국영화의 르네상스를 운운하며 극장으로 관객들을 유혹하는데 일조를 했다. 몇몇 가지 신기록들이 수립될 때마다 앞다투어 기사화 하는 열성으로 밀어주기를 했고, 마치 영화를 보지 않고서는 주류에 섞이지 못한다는 듯이 분위기로 대중을 몰아갔다. 700만 관객이 이 영화를 찾았을 때 비로써 "지나치게 폭력적"이라는 의견을 조심스레 보이기 시작하더니 이곳 저곳에서 모방범죄 운운하며 영화의 폐해에 대해 지적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모 고등학교 학생이 영화 '친구'를 수십 번이나 보고 같은 반 급우를 살해하는 사건이 터지자 여기저기에서 조폭영화의 문제점을 제기하고 나섰다.

영화가 현실에 미치는 영향은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확실히 존재한다는 것에 대해 반대할 사람은 없으리라 본다. 따라서 조폭 영화가 쏟아지고 있는 지금 조폭에 대한 황당한 이미지나 허황된 환타지를 심어줄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해 걱정을 표명하는 이들의 의견은 적극 수용되어져야하지 않을까 한다. 그렇다고 조폭영화 자체가 나쁘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조폭이란 것도 하나의 소재고 관객들을 모을 수 있는 매력을 가지고 있다면 적극 활용되어야 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그러한 조폭 문화를 어떻게 수용하고 공급하는가 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 아닐까.

<친구>라는 영화는 필시 '연소자 관람불가'라는 등급을 가지고 공개되었다. 연소자 관람불가라는 등급은 법적으로 만 19세 이상의 '성인(成人)'만이 관람이 가능한 등급이다. 그렇다면 수십 번이나 영화를 봤다는 그 고교생은 영화를 어떻게 보게 되었나에 대해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 한다. 영화가 나빠서 그렇게 된 것이 아니라 그 영화를 청소년들에게 공급한 비디오 가게 주인에게 책임을 물어야 옳은 것이 아닐까 하는 것이다. 많은 이들은 여전히 폭력적인 영화를 만든 영화인들에게 비난의 화살을 쏟아 부으며 <친구>라는 영화를 한순간에 나쁜 영화로 전락시키려고 한다. 또한 영화가 청소년들에게 미칠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보다 순화된 소재와 내용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영화의 영향이란 것을 나쁜 쪽으로만 몰고 간다면 안전하게 관객들에게 소개될 만한 작품이 얼마나 될까? 재미난 것은 한국영화에 대한 심의기관이 관대함이다. 최근 상영중인 영화들을 예로 들자면 <아멜리에>같은 경우 연소자 관람불가 등급을 받았지만 <조폭 마누라>는 15세 이상 관람가 등급을 받았다. <트레이닝 데이>는 연소자 관람불가 등급을 받았지만 <무사>는 15세 이상 관람가 등급을 받았다. 아무리 봐도 이해하기 힘든 등급책정이 아닌가 싶다. 수위에 대한 잣대가 되어야 할 등급 심의 위원회의 한국영화 사랑은 좀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편파적인 느낌이다.

한국영화에 관객들이 몰리는 것은 참으로 반가운 일이다. 그리고 이러한 관객들의 반응은 한국영화가 발전해 가는데 있어 꼭 필요한 자양분임에 틀림이 없다. 지금 필요한 것은 예쁘고 착한 영화만을 만들어 내야 한다는 주장보다 다양한 문화장르를 어떤 식으로 관객들에게 선보이는가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 옳지 않을까. 뿐만 아니라 영화를 감상하는데 있어 현실과 허구를 구별할 수 있는 능력을 관객들에게 요구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한다.

자칫 엉뚱한 방향으로, 폭력적인 영화가 물리적인 힘을 강조하는 사회를 조장하는데 지나치게 큰 영향을 끼친다는 기우를 내세워 창조의 다양함을 저해하는 일이 생기지나 않을까 걱정이다.

5 )
mckkw
친구   
2009-06-29 20:31
kpop20
달마야놀자 1편 재미있었는데   
2007-05-25 22:43
parkzorro
짜증 연내났었는데 ..   
2006-06-08 08:20
soaring2
그렇죠 한때 조폭영화가 대부분을 차지했었죠~   
2005-02-13 21:05
cko27
흠.. 그땐 조폭영하의 시대.ㅎㅎ 지금은 거의뿌리채 뽑혔지만 그래도 재밌었어요.^^   
2005-02-07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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