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상황에서 그나마 웃은 건 범죄액션 스릴러 <엔드 오브 왓치(End of Watch)>다. 25일 북미박스오피스모조에 따르며 <엔드 오브 왓치>는 경쟁작들의 부진을 틈타 정상에 오르는 기쁨을 맛봤다. 크게 기대하지 않았던 1위 등극이다. 21일부터 23일까지 벌어들인 수익은 1,315만 달러. 700만 달러 저예산으로 만들어진 영화는 개봉 첫 주에 손익분기점을 돌파하게 됐다. 이 영화의 연출은 <스트리트 킹> <하쉬 타임>의 메가폰을 잡았던 데이빗 에이어, 주연은 제이크 질렌할이다.
월요일까지만 해도 <엔드 오브 왓치>와 공동 1등을 달렸던 <하우스 앳 디 엔드 오브 더 스트리트(House at the End of The Street)>는 후반 집계에서 결국 <엔드 오브 왓치>에 밀리며 2위에 만족해야 했다. 3,083개 상영관에서 벌어들인 수익은 1,228만 달러. 1위와의 차이 87만 달러다. 그래도 3위 <트러블 위드 더 커브(Trouble With the Curve)>가 고작 12만 달러 차이로 2위 자리를 놓친 것에 비하면 덜 안타까울 것으로 보인다. 은퇴를 앞둔 프로야구 스카우터 이야기를 그린 <트러블 위드 더 커브>는 1,216만 달러로 아쉽게 3위를 기록했다.
작품에 대해 조금 더 설명하면, <하우스 앳 디 엔드 오브 더 스트리트>는 엄마와 함께 새로운 동네로 이사 온 10대 소녀가 이상한 상황에 놓이게 되면서 벌어지는 공포 스릴러다. <헝거 게임>의 제니퍼 로렌스가 주연을 맡았고, 엘리자베스 슈가 그녀의 엄마로 출연한다. <트러블 위드 더 커브>는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그랜 토리노>(2008) 이후 처음으로 감독이 아닌 배우로 나서 눈길을 끈 작품이다. 본인 영화가 아닌 다른 감독의 작품에 출연한 건, <사선에서(1993)> 이후 무려 19년 만이다. 이러한 정황을 살펴보면, 클린트 이스트우드 개인이겐 아쉬움이 남을 성적이다.
그래도 이들 세 편은 또 한편의 신작 영화 <드레드 3D(Dredd 3D)>에 비하면 양호하다. 실베스타 스텔론이 주연한 1995년도 작품 <저지 드레드>를 리메이크 한 <드레드 3D>의 첫 주 성적은 재앙에 가깝다. 2,506개 스크린에서 벌어들인 수익이 고작 627만 달러. 예상 오프닝 성적 1,100만 달러에도 못 미친다. <헝거 게임>과 <익스펜더블 2> 등의 흥행으로 무섭게 질주하던 라이온스게이트가 <드레드 3D>라는 복병을 만나 마음고생을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주 기대 이하의 성적으로 데뷔한 <니모를 찾아서 3D (Finding Nemo)>는 964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2위에서 4위로 내려앉았다. 3D 재개봉작들의 연이은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레지던트 이블 5 : 최후의 심판(Resident Evil: Retribution)>은 무려 68.2%의 드롭률을 보이며 1위에서 5위로 뚝 떨어졌다.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의 <더 마스터(The Master)>는 개봉관 수 확대와 함께 순위권 안으로 들어왔다. 예상했던 바다. 같은 기간 벌어들인 수익은 439만 달러(누적 544만 달러)다. 베니스영화제 남우주연상이 빛나는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과 호아킨 피닉스의 감탄할 만한 연기를 볼 수 있는 영화다.
● 한마디
호황기를 맞는 한국 영화 시장과 대비되는 상황.
2012년 9월 25일 화요일 | 글_정시우 기자(무비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