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마디
임수정이 연기의 잭팟을 터뜨렸다. <전우치> <김종욱 찾기> 를 통해 순수하고, 사랑스러운 이미지를 조금씩 탈피했었던 그는 <내 아내의 모든 것>에서 아예 벗어던졌다. 매사에 불평불만인 시니컬함과 시끄러울 정도의 수다스러움, 그리고 도발적인 섹시함 등 그동안 감춰왔던 매력을 마음껏 드러낸다. 이선균, 류승룡과의 호흡도 조화롭게 이뤄내면서 선봉장 역할을 확실하게 담당한다. 사람과 사람간의 관계를 통찰력 있게 그린 민규동 감독의 연출력이 더해지면서 영화는 빛을 낸다. 다만 후반부로 갈수록 이야기가 늘어지는 건 아쉬움을 남긴다.
(무비스트 김한규 기자)
과거의 임수정은 잊어라. 속사포로 쏘아대는 독설은 정신을 혼미하게 만들고, 헐렁한 티셔츠 차림에 담배를 물고 있는 모습은 ‘정말 임수정인가’란 의문마저 들게 한다. 그럼에도 사랑스럽다. 그리고 그 어떤 작품보다 더욱 매력적이다. 평소의 이미지를 완전히 벗어던진 임수정, 이제 훨훨 날 일만 남았다. 희대의 카사노바로 변신한 류승룡은 물을 만났다. 느끼한 대사를 남발하면서도 기름기를 뺐다. 입을 열 때마다 빵빵 터진다. 이선균 역시 자칫 산으로 갈 수 있는 상황에서 중심을 잘 잡았다. <내 아내의 모든 것>은 배우들의 매력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사랑스럽다.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등을 연출한 민규동 감독도 ‘변신’이라 할 만하다. <러브픽션>에 이은 코믹 멜로의 성공을 예고했다.
(노컷뉴스 황성운 기자)
좋은 로맨스 영화는 관계에 대해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영화다. 결혼 7년차 부부의 이야기를 그린 <내 아내의 모든 것>은 익숙해져가는 관계 속에서 처음의 떨림을 잃어가는 두 남녀의 모습을 공감 있게 그린 작품이다. 지속되는 관계 속에서 불현 듯 찾아오는 외로움과 불안함의 순간을 영화는 유쾌한 터치로 담아낸다. 늘 말이 많은 정인이 소심한 남편 두현에게 건네는 “우리는 언제 대화해?”라는 대사는 <내 아내의 모든 것>의 핵심이다. 비호감의 캐릭터를 사랑스럽게 소화해낸 임수정과 홍상수 감독 영화의 연장선에 있는 듯한 이선균의 연기, 류승룡의 색다른 카사노바 변신이 좋은 화학작용을 일으킨다. 다만 과장된 캐릭터와 설정이 이어지다 보니 121분의 러닝타임이 조금 길게 느껴지는 면도 없지 않다.
(경제투데이 장병호 기자)
2012년 5월 3일 목요일 | 글_김한규 기자(무비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