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커>로 내한한 박찬욱 감독은 다소 긴장한 모습이 엿보였다. 감독은 “개봉을 앞두고 있는데, 과연 어떤 반응이 나올지 걱정된다”는 말과 함께 “북미에서는 ‘롤 아웃(roll out)’ 방식(소규모로 개봉했다가 점차 스크린수를 늘리는 방식)으로 개봉한다. 내 영화를 보고 싶어 하는 많은 사람들이 쉽게 영화를 볼 수 있도록 많은 곳에서 상영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한국과는 시스템이 다른 낯선 촬영 현장과 의사소통 문제 등 어려웠던 점은 없었냐는 질문에 감독은 “한국에 비해 촬영 현장이 너무 바빠서 적응하기 힘들었지만 제작진과의 의견 다툼은 없었다”며 “할리우드가 영어를 못하는 감독을 데려와 연출을 시키는 건 그 감독이 잘하는 걸 해달라는 뜻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내가 잘 하는 걸 해줬다”고 답했다. 이어 “정정훈 촬영감독과 함께 작업할 수 있었던 게 많은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스토커>로 첫 내한한 미아 바시코브스카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제인 에어> <레스트리스> 등에 출연하며 할리우드에서 기대주로 손꼽히는 배우다. 박찬욱 감독과의 작업이 어땠는지에 대한 질문에 미아 바시코브스카는 “박찬욱 감독은 다른 감독들과 사뭇 달랐다. 촬영 전에 스토리 보드를 통해 디테일한 이미지를 보여줬다”며 “그 안에 담긴 의미를 은유적으로 설명했고, 촬영하면서도 배우들과 대화를 통해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했다”고 말했다. 이전 작품에서 소녀의 이미지가 강했던 미아 바시코브스카는 <스토커>를 통해 성숙한 모습을 보여준다. 노출 연기도 감행한다. 그녀는 “노출 장면은 찍기 전에 긴장이 컸다”면서 “촬영하면서 박찬욱 감독님과 배우들을 전적으로 신뢰하게 됐고, 편안한 마음으로 쉽게 찍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박찬욱 감독은 “미아는 자신의 연기를 과시하거나 자랑하지 않는다. 연기를 절제할 줄 알고, 자신의 연기만이 아닌 영화 전체를 볼 줄 아는 배우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스토커>는 사고로 아버지를 잃은 소녀와 엄마에게 의문의 삼촌이 찾아오면서 벌어지는 스릴러다. 드라마 <프리즌 브레이크>의 웬트워스 밀러가 시나리오를 담당해 화제를 모았던 영화는 오는 2월 28일 국내에서 전세계 최초로 개봉한다.
● 한마디
사진 찍는 걸 좋아한다는 박찬욱 감독과 미아 바시코브스카. 시간 되면 같이 서울 시내 출사라도 한 번.
2013년 2월 21일 목요일 | 글_김한규 기자(무비스트)
2013년 2월 21일 목요일 | 사진_권영탕 기자(무비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