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호 조명감독은 특이하게도 1961년 임권택 감독의 데뷔작에 엑스트라로 출연하면서 인연을 맺었다. 액션 영화 <비 내리는 고모령>에서 조명 부기사로 일했고 <취화선>, <하류인생>을 거쳐 <천년학>의 빛도 담당하게 되었다. 240여 편의 영화에 참여한 김동호 감독은 조명계에서는 그야말로 제 1인자라 할 수 있을 경력이지만 감독과 촬영 감독의 나이가 워낙 지긋하다보니 여전히 사석에서는 ‘동호’로 불리며 환상의 호흡을 자랑하고 있다고. “빛은 연출을 따라가는 것이다, 조명이 촬영에 묻어가야 한다”는 원칙을 가진 김동호 조명 감독은 “특별히 주문하지 않아도 잘 안다”는 임권택 감독의 말처럼 강한 신뢰감을 받고 있다. “매향에게 빛을 떨어뜨려 주세요.” 혹은 “거기서는 그 책상을 찍어야 하는데.”라는 임감독의 한마디 말을 듣고도 무엇을 찍고 싶은지 정확하게 파악해내고 빛을 펼쳐내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자연의 빛보다 더 자연스러운 빛’으로 유명한 김동호 조명감독의 광선은 <천년학>이 그려낼 몽환적일만큼 아름다운 한국 곳곳의 아름다움과 주인공의 애틋한 사랑을 확실히 빛내줄 영상으로 확인해 볼 수 있을 것이다.
필모그래피 영 화 ㅣ 하류인생(2004) 취화선(醉畵仙, 2001) 8월의 크리스마스(1998) 미술관 옆 동물원(1998) 초록물고기(1996) 꽃잎(1996) 세상 밖으로(1994) 화엄경 (1993) 첫사랑(1993) 101번째 프로포즈(1993) 하얀 전쟁(1992) 경마장 가는 길(1991) 열 아홉 절망 끝에 부르는 하나의 사랑 노래(1991) 그들도 우리처럼 (1990) 기쁜 우리 젊은 날(1987) 외 다수
수 상 ㅣ 44회 영화의 날 유공영화인 상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