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간지에 베트남전 소설을 연재하며 살아가는 한기주는 아내와 별거에 들어간 상태로 무기력하게 살아간다. 어느날 베트남전 당시 전우였던 변진수로부터 전화를 받는데, 말단 소총 중대 졸병으로 전투 중 바지에 똥을 싸고 공포에 질려 정신을 잃었던, 조금 멍청했던 변지수가 10여년의 시간이 지난 지금 그의 앞에 다시 나타난 것이다. 한기주는 참혹했던 그때의 기억을 떠올린다.
보이지 않는 적의 기습에 대비하며 땅파는 작업만 하던 파월군 초년병들은 조금씩 전투를 경험하면서, 천천히 거대한 죽음의 그림자 속으로 다가선다. 그때 느꼈던 공포와, 전우들이 죽음의 그림자와 맞부딛치면서 보여주었던 반응들을 떠올리며 한기주는 베트남전의 악몽속으로 빠져든다. 수백명의 베트콩과 접전을 벌이면서 죽어간 전우들의 모습... 그 전투를 마지막으로 귀국선을 기다리던 한기주의 부대에게 최후의 비밀작전이 떨어진다. 그의 소대는 죽음의 계곡에 투입되고, 베트콩과의 치열한 결전에서 전쟁의 광기에 사로잡힌 전우들은 하나 둘씩 목숨을 잃는다. 결국 살아 남은 사람은 단 7명뿐.
그 전투 이후 한기주는 귀국했으며 10년이 지난 오늘 죽음의 계곡에서 살아 남았던 변진수와 만나게 되었다. 변지수는 치유되지 않는 전쟁의 후유증에 괴로워하고 있었다. 한기주는 변진수의 고통을 이해하고 그의 이마에 총구를 겨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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