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인터뷰는 기자사시회가 열리기 전, 그러니까 영화를 보지 못한 상태에서 진행된 인터뷰입니다. 스포일러는 없습니다.)
혹시 조디 포스터 주연의 1988년 작품 <피고인>이라는 영화 알아요?
아니요. 처음 들어요.
<피고인>은 아역출신인 조디 포스터를 성인 연기자로 거듭나게 해 준 작품이에요. 조디 포스터도 그 영화에서 성폭행 당하는 인물을 연기했죠. <피고인>을 통해 조디 포스터가 연기 변신에 성공했듯, 배우 남보라도 그런 기대감이 있지 않을까 싶어요.
와, 그렇게 된다면야 너무 좋죠. 지금은 여동생 이미지가 너무 강하니까. 이젠 성인으로 봐 줬으면 좋겠어요. 이 작품이 그런 역할을 해주지 않을까 하는 바람이 있고요.
<피고인>은 왜곡된 성문화를 고발하며 세계적인 이슈를 일으켰었어요. <돈 크라이 마미> 역시 사회적으로 공분을 살만한 소재를 다루고 있잖아요. 이 영화가 어떤 반향을 일으키리라 기대하나요?
성범죄 문제를 인터넷 기사로만 보고 대충 넘기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성범죄의 경우 재범률이 높은데도 불구하고 가해자에 대한 처벌 강도는 약해요. 피해자는 실질적인 보상은 물론, 마음의 보상마저 제대로 못 받고 있는 실태죠. 슬퍼요. 이 영화를 통해 청소년 성범죄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으면 좋겠어요. 성범죄에 대한 인식 개선과 강력 처벌의 필요성을 알리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고요.
<돈 크라이 마미>에 출연하기 전에, 성범죄에 대해 깊게 생각해 본 적 있나요?
아니요. 제가 이렇게까지 사회문제에 대해 많은 얘기를 하게 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어요. 그런데 영화를 찍으면서 조금씩 바뀌더라고요. 성폭행 피해자를 연기하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힘든데 실제로 피해를 입은 분들은 얼마나 힘들까… 이젠 남의 일 같지가 않아요.
은아 캐릭터를 준비하면서 참고한 게 있다면 뭔가요?
특정 작품을 참고하진 않았고요, 인터넷 기사를 많이 봤던 것 같아요. 관련 자료들을 수집하면서 느낀 건, 피해 당사자에 대한 정확한 자료가 없다는 거였어요. 왜 피해자가 직접 나서서 인터뷰를 한다거나, 피해자 시점에서 바라 본 사건일지 같은 거 있잖아요? 그런 건 없고 제3자가 사건의 전말을 나열한 것밖에 없더라고요. 그나마 도움이 된 건 피해자 가족들의 인터뷰였다. 피해자 가족들의 분노가 사건의 심각성을 가늠하게 했죠. 그들의 마음을 저에게 대입하니까, 마음이 너무 아프지 뭐예요. 그런 감정을 연기에 많이 반영했어요.
작품 출연을 고심할 때, 우려스러웠던 게 있나요?
성폭행을 소재로 한 영화다보니, 노출신이 가장 우려됐어요. 확인해보니 노출신은 없었어요. 다행이었죠. 노출신이 있으면, 이 영화의 의미가 노출에 가려 퇴색되지 않을까란 걱정을 했었거든요. 성폭행이라는 소재자체도 파격적인데, 노출신까지 더해지면 관객들이 보기에 불편할거란 생각도 들었고요. 왜 그런 생각을 했냐면요, 예전에 성폭행을 그린 영화를 본 적이 있어요. 주인공의 여동생이 감금당한 후 한 남자에게 지속적으로 성폭행 당하는 영화였는데, 그 작품의 노출수위가 굉장히 심했어요. 보면서 불편하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어요. 노출 때문에 영화가 본질적으로 주고자 하는 메시지가 묻힌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그래서 노출문제에 가장 신경이 쓰였던 것 같아요. 노출에만 포커스가 맞춰지다가 잊혀지는 영화가 되고 싶진 않더라고요.
네. 결정을 지은 상태에서 촬영에 들어갔어요. 노출은 없을 것이고, 성폭행 장면도 노골적으로 보여주기보다 상상에 맡기는 부분이 더 많을 것이다, 라고요.
만약 감독님이 “노출신이 필요하다. 그래야 관객들의 공분을 더 일으킬 수 있다”고 하면서 보라씨를 설득했다면 어떻게 했을 것 같아요?
글쎄요. 그래도 파격적으로 노출하지는 않았을 것 같아요. 어느 정도는 받아들였을 테지만. 가령 어깨선까지만 보여준다든가 하는 식으로.
불가피하게 노출이 필요한 영화들이 있잖아요. 노출이 메시지에 복무하는 영화들. 배우활동을 하다보면 그런 영화 앞에서 노출의 유무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 올수도 있는데, 그땐 어떨 것 같아요?
예전에 전도연 선배님이 인터뷰 한 걸 봤는데, 한국 언론은 너무 여배우 노출을 화젯거리로 삼는다고 하시더라고요. 프랑스에서는 노출수위가 높은 영화라도 메시지에 집중하는데, 우리는 너무 여배우가 벗었다는 것에 호기심을 맞춘다고요. 그 말을 듣고 정말 공감했어요.
노출은 배우 개인의 선택에서 끝나는 문제가 아니라, 그걸 받아들이는 문화에 따라서도 의미가 달라진다는 거군요.
네. 그래서 쉽게 선택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닌 거죠. 하지만 배우가 노출신을 무서워하는 건 어리석은 생각이라고 봐요. 노출에 대해서는 어떤 작품인가에 따라서, 그리고 그게 꼭 필요한지 불필요한지 철저하게 분석하고 감독님과 상의해서 수위를 정할 것 같아요.
아까 여동생 이미지가 강하다고 했잖아요? 그 이미지는 2005년 방영된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천사들의 합창> 때 얻은 거죠?
네. 12남매(지금은 13남매) 대가족의 일상을 담은 코너였는데, 많은 분들이 저를 그때의 모습으로 많이들 기억하세요. 그러다보니, 나이가 먹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17세 소녀로 생각하시더라고요.
그런 걸 보면 이미지라는 게 참 중요하다는 생각이 드는데, 배우에게 있어 이미지란 뭐라고 생각해요?
글쎄요. 배우는 어쨌든 작품 안에서 보여 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작품 안에서만큼은 남보라가 아닌 은아로 보여 졌으면 하는 바람이 크죠. 극 안에서 남보라의 모습이 철저하게 감춰졌을 때, 그게 진정한 배우의 모습이 아닐까란 생각이 들어요.
이제까지 출연한 영화중에 남보라의 모습이 잘 감춰졌다고 생각되는 작품은 어떤 거예요?
일단 제 모습이 가장 많이 보인 건 <써니>예요. 반대인 영화는 <돈 크라이 마미>와 <하울링>이 아닐까 싶고요. <하울링>에서도 몸과 마음을 다친 소녀를 연기했는데, 평소의 제 모습이 거의 드러나지 않았죠.
이미지에 대한 부담은 많이 없어요. 아까도 말했듯 작품 안에서 보여 지는 모습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니까요. 작품 안에서 평가받길 원해요. 그리고 사실, 일상에서는 타인의 시선에 신경 쓰는 스타일이 아니에요. 남들이 뭐라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게 맞다고 봐요. 일상에서까지 배우의 이미지를 찾으려고 신비주의 전락을 구사한다거나 저의 본모습을 감춘다거나, 그런 건 안 하는 편이예요.
여동생 이미지가 바뀌었으면 좋겠다고 했잖아요? 그런 걸 생각하면 일상에서는 적당히 자기를 포장하고 일부러 어른스럽게 행동할 수 있는데, 그러진 않나 봐요?
일상에서는 자연스러워야 한다고 생각해요. 자연스럽게 나이 들다 보면, 저를 17살 남보라가 아닌 24살 남보라로, 성인 남보라로 봐 주시리라 믿어요.
성폭행 당한 은아도 은아지만, 그런 딸을 바라보는 엄마 유림(유선)의 슬픔도 상당할 거예요. 현장에서 유선씨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을 것 같은데, 반대로 힘을 드리기도 했나요?
유선 선배님은 오래전부터 굉장히 존경해 온 분이에요. 연기 공부할 때 일부러 선배님 연기를 찾아볼 정도로요. 그런데 현장에서는 막상 살갑게 다가가지 못했어요. 그게 너무 아쉽고 죄송하고 그래요. 은아는 이제껏 맡았던 인물 중에서 가장 격한 감정을 표출해야 하는 캐릭터였어요. 격렬한 감정을 긴 호흡으로 이어가야 한다는 압박감도 컸죠. 그 감정이 너무 버겁다보니, 주위 사람들을 챙길만한 여유도 정신도 없었어요. 다음 씬 준비하기에 바빴고. 제가 조금 더 경험이 많은 배우였다면, 그 와중에서도 주변을 아우르는 여유가 있었을 텐데 아직은 그러지 못해요. 후회가 남죠. 그때 선배님에게 말 한마디라도 더 드릴 걸, 하는 생각이 들어서요.
은아라는 인물에 도취돼 있었군요. 유선씨는 어땠나요? 유선씨도 연기할 땐 캐릭터에 상당히 몰입하는 스타일로 아는데.
선배님은 저보다 더 긴 호흡을 이어가야 하셨고, 은아 못지않은 아픈 감정을 소화하셔야 했어요. 유선 선배님 인터뷰를 보니까 소통이 별로 없는 모녀관계를 연기하기 위해 친해지는 걸 일부러 지양했다고 하시더라고요. 서로의 감정에 방해가 될까봐 저에게 조언도 많이 안 해 줬다고 말씀하셨던데, 그건 아니에요. 알게 모르게 큰 도움을 주셨거든요. 카메라가 제 얼굴만 찍고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옆에서 호흡을 맞춰 주셨어요. 제 연기가 잘 나올 때까지 기다려 주시기도 했고요.
배우가 현실과 연기를 완전히 분리하는 건,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렇기 때문에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는 자기만의 중심 잡는 법이 필요하다고 보고요. 결국 경력이 쌓인다는 건, 중심 잡는 방법을 찾는 과정이라는 생각도 드는데, 보라씨는 어때요? 조금 찾은 것 같아요?
맞아요. 이번 작품을 찍으면서, 은아가 힘들기 때문에 남보라도 처절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일부러 더 힘들게 지내려 했어요. 우울한 감정 속에 저를 몰아넣고 그냥 방치해 버린 거죠. 그런데 말씀하신 것처럼, 제 중심이 없었기 때문에 멘탈을 제대로 못 챙겼던 것 같아요. 단단한 중심이 있었더라면 현실과 영화를 자유자재로 오가면서 조금 더 건강하게 연기 할 수 있었을 텐데 그러지 못했죠. 아직 경험이 많이 부족해요. 앞으로 찾아보려고요.
사실 그 부분에 대해서 적지 않은 우려를 했었어요. 이렇게 당하는 인물을 연기하면, 앞으로 수동적인 캐릭터만 들어오게 되는 게 아닐까. 혹은 어두운 연기를 소화한 배우를 멜로에 가져다 쓸 사람이 있을까. 멜로물 여주인공은 아무래도 사랑스러워야 하잖아요. 그랬을 때 이 영화의 이미지가 나에게 너무 강하게 박히지 않을까란 우려가 있었던 거죠. 지금은 그런 생각을 안 해요. 그런 걱정을 하기엔 아직은 너무 젊으니까. 시행착오를 겪어야 할 시기라고 생각 하니까. 실패를 맛보기도 하고, 올바른 방향이 뭔지 고민해 보기도 하는 그런 시기. 지금은 그런 시기인 것 같아서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기로 했어요.
사랑스럽다, 사랑스럽다 소리 많이 들을 것 같은데,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아요.
아, 감사합니다. (웃음)
정말로 그런 얘기 많이 듣지 않나요? 평소 자주 듣는 말은 어떤 거예요?
어려 보인다는 얘기? 호호호.
섹시해 보인다는 얘기도 들어 본 적 있어요?
섹시요? 아, 그 얘긴 한 번도.
섹시하다는 소리를 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은요?
들으면 굉장히 부끄러울 것 같아요. 하하하. 괜히 나를 돌아볼 것 같고. ‘의상이 야했나?’, ‘뭔가가 문제 있나?’ 이러면서요. 섹시해 보이고 싶은 욕심, 물론 있어요. 누구보다 아름다워 보이고 싶은 욕망이 없지 않아요.
남자들이 남보라를 바라보는 시선과 여자들이 남보라를 바라보는 시선이 다른 것 같나요?
다른 것 같아요. 일단 여자 분들이 저를 새침데기라고 생각하실 것 같아요. 남자 분들은, 왜 놀이터에서 데리고 놀기 좋을 것만 같은 옆집의 소탈한 여동생 있잖아요? 그렇게 보지 않을까, 싶고요.
스스로가 새침하다고 생각해요?
아니요! 어릴 땐 그런 얘기를 많이 들었어요. “새침할 것 같고, 말도 잘 안 할 것 같다”는 얘기를요. 그런데 “막상 알고 보니, 할 얘기 안 할 얘기 다 하고 의외로 털털하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웃음)
소속사에서 “보라는 섹시미를 조금 갖췄으면 좋겠어”라는 말은 안 하나요? 그러니까 드러내는 섹시미 말고, 뭔가 아슬아슬하게 풍기는 여배우만의 아우라 있잖아요.
뭔가 있을 것 같은데 모르겠는, 그런 거요?
그런 걸 항상 요구하시죠. 신비주의를 많이 강요하기도 하고요.(웃음) 그래서 레드카펫이나 중요한 무대에서는 평소 남보라의 모습을 감출만한 드레스를 입기도 해요. 그런데 말이에요. 저를 신비주의보다는 친근하게 바라보시는 분들이 더 많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아직은 제 모습 그대로 다가가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그랬을 때 더 좋아해주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거든요.
13남매 중 둘째예요. 막내였다면 어땠을 것 같아요?
너무 좋을 것 같아요. 막내를 보면 부러워요. 위로 12명의 형제들이 있다는 게 얼마나 부러운지 몰라요. 막내가 어른이 됐을 때면, 다들 어느 정도 사회적 지위가 있는 사람들이 됐을 거 아니에요. 그렇기 때문에 막내는 부담 없이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언니 오빠들이 많이 도와줄 테니까. 가령 돈이 필요하다고 해봐요. 형제가 많다보니까 10만원씩만 보태줘도 120만원이 되잖아요. 그게 큰 힘이 되지 않을까. 하하.
보라씨도 본인이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살고 있지 않나요?
그러니까 조금 더 구체적으로 얘기하면, 저 같은 경우는 수입을 동생들에게 나눠줘야 하는 게 있어요. 그런데 막내는 안 그래도 되잖아요.
거꾸로 남보라가 70~80살이 됐을 때, 막내가 열심히 벌어서 도와 줄 수 있잖아요.
아이고~ 그럼 너무 좋겠다. 하하하.
하하하. 반대로 첫째라면 어떨 것 같아요?
지금 첫째랑 별반 다르지 않아요. 언니가 있으면 모르겠는데, 위로 오빠가 있으니까. 오빠와 저의 역할은 확실하게 분담돼 있어요. 오빠가 저희 형제들의 정신적인 지주라면, 저는 실질적인 지주예요. 설거지하고, 방청소 하는.(웃음) 실질적인 부분에서 제가 큰 도움을 주고 있죠.
형제들이 많다보니까, 이런 성범죄를 다룬 영화가 조금 더 묵직하게 다가오지 않았을까 싶어요. 영화 촬영하면서 누구 생각이 가장 많이 나던가요?
엄마랑 여동생. 일단 ‘우리 엄마라면 자식이 이런 일을 당했을 때 어떻게 하실까?’라는 상상을 해봤어요. 그랬을 때 ‘우리 엄마는 너무 착한 분이라서 가해자 학생들을 그냥 용서하실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반대로 ‘여동생이 이런 나쁜 일을 당하면, 나는 어떻게 할까?’라는 상상도 했어요. 저는 <돈 크라이 마미>의 엄마처럼 할 것 같아요. 너무 화가 나서 복수에 나설 것 같거든요.
그동안 꾸준히 캐릭터 변화를 시도해 왔어요. <써니>에서는 발랄한 여고생, <해를 품은 달>에서는 집착에 가까운 사랑을 보여주는 민화공주, <무서운 이야기> ‘콩쥐, 팥쥐’편에서는 의붓 언니의 모든 것을 빼앗으려는 탐욕스런 동생, <하울링>에서는 마약에 찌든 소녀를 연기했죠. 이번 작품은 또 성폭력 피해자고. 작품 선택은 누구랑 함께 하나요?
소속사랑 함께 선택하는데, 사실 ‘콩쥐, 팥쥐’ 같은 경우는 당황스러웠었어요. 이전에 한 번도 들어오지 않았던 캐릭터였거든요. 마침 그때가 <해를 품은 달>을 끝낸 직후여서, 철없는 동생 이미지가 더욱 강했어요. 그런 상황에서 캐스팅 제의가 들어오니까, ‘어? 왜 나에게 이런 역할을 주셨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죠. 그래서 감독님께 여쭤봤어요. “왜 저를 선택하셨어요?”라고.
안 그럴 것 같은 애가 그러면 반전이 더 크다고 하시더라고요. 그걸 끄집어내고 싶으셨다고, 애라면 충분히 끄집어 낼 수 있을 거란 생각도 들었다고 하셨어요. 자세히는 모르겠는데, 그런 게 있나 봐요. 제 얼굴이 가지고 있는 어떤 이미지 있잖아요? 감독님들이 제가 가진 그런 이미지를 뒤집어 보고 싶어 하시는 게 있는 것 같아요.
감독님들이 남보라의 기존 이미지를 캐릭터로 차용하는 것과, 남보라 자신도 모르고 있던 모습을 끄집어내서 연출하는 것 중 어느 쪽이 연기하는데 더 재미있어요?
두 번째요. 물론 촬영할 때는 <써니>같은 경우가 편하고 좋죠. 그런데 뭐랄까. 뭔가 해냈다는 성취감이 큰 건 후자인 것 같아요.
소속사의 플랜 말고 남보라 스스로가 플랜을 짠다면, 어느 방향으로 계획을 세울 것 같아요?
짧게 생각해 보면, 최근 센 캐릭터를 많이 했잖아요. 그러니 그런 건 잠시 쉬고, 다음번에는 몰캉몰캉한 멜로물을 하고 싶어요.(웃음) 길게 봤을 땐, 경력을 하나 둘 쌓아서 깊은 연기를 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섹시하다는 말도 들어야죠.
아, 섹시하다는 말도 듣고 싶고요.(웃음)
2012년 11월 23일 금요일 | 글_정시우 기자(무비스트)
2012년 11월 23일 금요일 | 사진_권영탕 기자(무비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