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이 기록이 어떤 스코어인지 짚어보자. 일단 7,800만 달러의 거대 제작비를 첫 주 만에 두 배 이상으로 회수하는 놀라운 성적이다.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 2>의 오프닝 성적 1억 6,900만 달러와 <다크 나이트>의 첫 주말 성적 1억 5,800만 달러에 이은 역대 3위에 해당하는 개봉 기록이기도 하다. 2008년 <트와일라잇> 시리즈의 첫 편이 세웠던 6,900만 달러를 훌쩍 뛰어 넘었다는 점도 눈여겨볼만하다. <트와일라잇> 시리즈를 제작한 서밋을 인수하며 살림을 늘린 제작사 라이온스게이트는 이로서 막강한 제작사로 급부상하는 분위기다. <헝거게임: 판엠의 불꽃>은 전 세계 1,600만부가 팔려나간 수잔 콜린스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이번 영화의 흥행으로 제니퍼 로렌스, 리암 헴스워스 등 주연배우들은 <트와일라잇> 시리즈의 크리스틴 스튜어트, 로버트 패틴슨에 버금가는 인기를 보장받게 됐다. 영화의 국내 개봉일은 4월 5일. 4월 국내 극장가의 최대 복병이 되지 않을까 싶다.
채닝 테이텀과 조너 힐 주연의 <21 점프 스트리트(21 Jump Street)>는 <헝거게임: 판엠의 불꽃>의 광풍에 밀려 2위로 하락했다. 같은 기간 벌어들인 수익은 2,047만 달러. 1위와 무려 7배 이상 벌어지는 스코어다. 하지만 <21 점프 스트리트>가 저조했다기보다 <헝거게임 : 판엠의 불꽃>이 너무 잘 달렸다고 보는 편이 맞다. 1,318만 달러를 더하며 1억 7,741만 달러로 수익을 불린 <로렉스(Dr. Seuss' The Lorax)>는 3위로 한 계단 내려앉았다. 순조로울 것으로 보였던 2억 달러 돌파엔 살짝 비상이 걸렸다.
<헝거게임: 판엠의 불꽃>이 광풍이라면, <존 카터 : 바숨 전쟁의 서막(John Carter)>은 재앙이다. 507만 달러를 벌어들이는데 그치며 3위에서 다시 한 계단 하락했다. 누적수입 6,240만 달러. 제작비 2억 5,000만 달러에 턱없이 모자란다. 디즈니는 이 영화로 무려 2억 달러의 손실을 감수해야 하는 실정이다. <존 카터 : 바숨 전쟁의 서막>을 보면 거대 제작비가 발목을 잡는 짐이 될 수 있음을 다시금 느끼게 되는데, 이와 반대편에 서 있는 영화가 바로 <액트 오브 밸러: 최정예 특수부대(Act of Valor)>다. 1,200만 달러라는 초저예산으로 만들어진 덕분에 제작비 대비 5배가 넘는 수익을 올렸다.
이번 차트에서 눈길을 끄는 또 하나의 작품은 <악토버 베이비(October Baby)>다. 낙태와 입양 문제를 다룬 영화로 불과 390개관에서 개봉해 171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8위에 안착했다. 지난 주 <카사 드 미 파드레(Casa de mi Padre)>가 382개관에서 개봉, 9위를 달성한 것과 비슷한 양상이다.
● 한마디
굴러들어온 돌이 박힌 돌 빼내는 양상? <트와일라잇>이 마지막 편 하나 남겨두고 찬반신세 되는 건 아니겠지…
2012년 3월 27일 화요일 | 글_정시우 기자(무비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