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마디
실화를, 그것도 미제로 남은 사건을 영화화하는 데에는 난관이 많다. 과도한 상상력을 가미했다가는 상업적이라고 비판받기 쉽고, 있는 그대로만 전달했다가는 대중에게 외면 받는다. 이러한 딜레마를 <아이들...>은 ‘섞기’보다, ‘나누기’의 방법으로 다가간다. 전반부는 실화에 기대 사건을 순차적으로 묘사하고, 후반부는 허구성에 의지해 스릴러적 느낌을 살린다는 얘기다. 이 와중에 놓치지 않는 게 있다면, ‘공소시효가 만료됐을지라도 범인은 반드시 벌을 받아야 한다’는 윤리적 메시지다. 몇몇 장면에서 유가족의 슬픔을 오히려 가중시키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도 있지만, 감독이 전하려는 메시지만큼은 확실하게 들린다. 박용우, 성동일, 류승룡, 성지루의 연기는 <아이들...>이 어필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다.
(무비스트 정시우 기자)
미제 사건을 다룬 두 편의 영화가 있었다. 화성 연쇄 살인사건을 소재로 삼은 <살인의 추억>은 80년대 한국사회를 영화 속에 투영하고 있었고, 이형호 유괴사건을 다룬 <그놈 목소리>는 사건 자체에 초점을 맞추며 끝내 잡지 못한 범인을 향한 울분을 드러냈다. 이 두 편의 영화가 사건을 대하는 서로 다른 태도의 중간 지점에 바로 <아이들...>이 있다. 개구리소년 실종사건을 영화화한 <아이들...>은 일종의 음모론으로 퍼져나간 수사 과정을 다루면서 한국 사회의 단면을 담으면서, 동시에 가상의 범인을 등장시켜 끝내 해결하지 못한 사건에 대한 안타까움을 드러낸다. 픽션과 논픽션을 넘나드는 이야기 구조가 조금은 의아하게 다가오기도 한다. 그럼에도 영화가 마음을 움직인다면, 그것은 커다란 상처를 남긴 사건을 최대한 진심으로 담고 싶다는 이규만 감독의 의도가 제대로 전달됐기 때문일 것이다.
(조이씨네 장병호 기자)
먹먹하다. 그리고 가슴이 저며 온다. 미제사건인 ‘개구리소년 실종사건’을 다뤘다는 것만 보더라도 <아이들...>은 머리보단 가슴이 먼저 움직이는 영화다. <리턴>을 연출했던 이규만 감독은 감성에 호소하는 동시에 스릴러 장르를 차용한다. 그러나 그 두 가지가 잘 섞이지 않아, 이음새가 헐거운 느낌이다. 스릴러 장르의 쾌감이 돋보였던 <살인의 추억>과 아이를 잃은 슬픔을 잘 녹여냈던 <그놈 목소리>의 장점은 취했지만, 이 두 가지를 자연스럽게 연결시키지는 못한다. 결과적으로 영화가 가진 의의는 좋지만, 장르의 쾌감은 떨어진다.
(무비스트 김한규 기자)
2011년 1월 26일 수요일 | 글_정시우 기자(무비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