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오게 돼서 매우 흥분된다”는 말로 입을 연, 그린 호넷 역의 세스 로건은 “한국 영화 팬으로서 한국에 내가 출연한 영화를 소개할 수 있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세스 로건은 국내에는 인지도가 높지 않지만, 미국에서는 <40살까지 못해본 남자> <사고친 후에> 등으로 잘 알려진 배우다. 코미디 배우라는 이미지가 강한 그는 “슈퍼히어로 그린 호넷이 뚱뚱한 영웅으로 웃음을 주는 것은 원치 않았다”며 “이를 위해 체중감량에 노력했다”고 말했다. 세스 로건은 이번 영화 제작과 각본에도 참여했다.
<말할 수 없는 비밀> 이후 두 번째로 한국을 찾은 주걸륜에게는 다른 배우와의 비교를 묻는 질문이 많이 쏟아졌다. 먼저 이소룡. 1966년 TV 시리즈 <그린 호넷>에서 이소룡이 연기한 케이토 역을 맡은 주걸륜은 “이소룡에 대한 존경을 담아 연기했고, 그를 연상시키는 모습이 영화에도 등장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신적인 배우이기 때문에 감히 모방하려고 하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두 번째 비교 대상은 비. 그는 “영화를 보고 비를 닮았다고 생각했다”는 한 기자의 소감에 대해, “그럴 리 없다”며 “비는 춤도 잘 추고 근육도 탄탄한데, 나는 그렇지 못하다”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마지막 비교 대상은 권상우였다. “권상우가 물망에 올랐던 케이토 역을 맡은 것이, 한국 흥행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 생각하냐”는 한 대만 매체의 질문에 주걸륜은 “같은 아시아 배우로서 할리우드에서 영화를 찍는 건, 그가 누구든 고무적이고 훌륭한 일”이라고 의견을 피력했다. “많은 아시아 배우가 할리우드에서 분투하고 있는데, 누구와 누구를 비교하는 것은 의미 없는 일”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한 편, 이 날 기자회견 현장에서 가장 에너지 넘치는 모습을 보인 이는 감독 미셸 공드리였다. <이터널 선샤인> <수면의 과학> 등으로 국내에도 많은 마니아 팬을 보유한 그는 취재진을 향해 도리어 자신의 카메라를 들이대는 퍼포먼스로 좌중을 유쾌하게 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한국은 일본과 비슷하지만 더 흥미로운 곳이라고 했는데, 정말 그런 것 같다”는 말과, “봉준호 감독의 <마더> <괴물>을 굉장히 인상 깊게 봤다”는 멘트로 한국 취재진과 팬을 향해 애정 담긴 립 서비스를 했다.
미셸 공드리는 <아바타>에 대한 자신의 소신을 드러내 눈길을 끌기도 했다. 그는 “<아바타>는 3D 입체영화의 신화가 된 작품이고 제임스 카메론 감독 스타일도 존중하지만, 개인적으로 비판적인 생각도 가지고 있다”며 “배우들의 감정을 잘 표현할 수 없기 때문에, 나는 영화의 인물들을 CG로 작업하는 걸 좋아하지는 않는다”고 당당히 말했다. 이어 “기자회견장에서 이렇게 말하는 것은, 인터넷에 숨어 비판하기 보다는 공개적으로 말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세스 로건과 주걸륜 외에도 카메론 디아즈, 크리스토프 왈츠가 출연하는 <그린 호넷>은 1월 27일 개봉한다.
● 한마디
기자는 그린 호넷 팀보다, 기자 간담회 이후 제공된 신라호텔 뷔페가 더 기억에 남을 뿐이고 ^^;;;
할리우드에서 날아 온, 글로벌한 그들의 모습이 더 궁금하다면, 여기를 꾸~욱!
2011년 1월 20일 목요일 | 글_정시우 기자(무비스트)
2011년 1월 20일 목요일 | 사진_권영탕 기자(무비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