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칠인 감독은 “32살 동갑내기 두 여자가 모종의 사건으로 인해 입장이 바뀌고, 참을 수 없는 무엇 때문에 많은 변화를 겪게 되는 작품”이라며 영화에 대한 소개로 입을 열였다. 이어 작품의 제목에 대해 “우리 사회는 참는 것을 미덕처럼 생각하고 있는데 참는 것만이 좋은 건 아니다”며 “사랑, 욕망, 식욕 등 내제되어 있는 것을 참지 말라는 뜻에서 <참을 수 없는.>으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여자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를 많이 만드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남자보다 여자를 더 좋아하고, 좋아하다보니 더 탐구하고 표현하게 된 것”이라고 솔직하게 답했다. “최근엔 여자감독들조차 여자보다 장르에 더 관심을 갖는 것 같은데, 남들이 안 하는 것을 하려다보니 여자들 이야기를 더 하게 됐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극중 작가를 꿈꾸는 32세 싱글녀 지흔을 연기한 추자현은 “그동안 강한 이미지를 주로 연기한 탓에 인터뷰 때마다 캐릭터의 변신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았다”며 “여배우들이 쉽게 할 수 없는 임팩트 있는 역할을 선호해 온 것이 사실”이라고 운을 땠다. “하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강하지 않은 캐릭터에 중점을 뒀다”고 밝힌 그녀는 “이제 서른이 넘었고, 그런 내 나이에 어울리는 연기를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 선택했다”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한편 “실제 나이보다 많은 32세 유부녀에 캐스팅 됐을 때 주변으로부터 우려와 걱정을 샀다”고 고백한 한수연은 “하지만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발견되는 사람 사는 이야기라는 믿음으로 촬영에 임했다”고 말했다. 임권택 감독의 101번째 영화 <달빛 길어 올리기>의 주연으로 캐스팅돼 화제가 되기도 했던 한수연은 이번 영화에서 도발적 일탈을 감행하는 경린 역을 맡았다.
김흥수는 직장 상사의 아내 경린과 불륜에 빠지는 동주를 연기했다. 이에 장항준 감독은 “여자 친구를 두고 바람을 피운 <뜨거운 것이 좋아>에 이어, 또 나쁜 남자로 나오는데 기분이 어떠냐”는 질문을 던졌고, 김흥수는 “자꾸 나쁜 남자로만 나와서 부담스럽다”고 심경을 밝혔다. “실제 연예인과 사귀고 있지 않느냐”는 돌발 질문에는 “여자 친구는 최근에 헤어졌다.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자”며 당황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경란의 남편이자 지흔과 위험한 사랑에 빠지는 명원 역의 정찬은 영화에 출연하게 된 동기에 대해 “욕망이나 감정 혹은 돌이킬 수 없는 사건을 통해 인생의 굴곡을 겪는 인물들의 이야기가 좋았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출연한 영화에는 대부분 베드신이 있었는데 그간 함께 촬영한 많은 여배우 중 추자현과 연기했던 게 가장 편했다”고 털어 놔 좌중을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했다.
● 한마디
어제 소주 2병과 삼겹살 3인분 뚝딱 해치우고 집에 들어갔는데, 야밤에 또 치킨과 맥주가 당기더군요. 참지 말았어야 했나요!!!
2010년 9월 30일 목요일 | 글_정시우 기자(무비스트)
사진제공_언니네홍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