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후 2시 어김없이 많은 취재진들이 메가박스 코엑스로 몰려들었다. 윤시윤을 뺀 나머지 주연 배우들과 유선동 감독, 그리고 자칭 ‘고사돌’이라 불리는 박은빈, 지창욱, 윤승아, 손호준, 최아진, 남보라, 여민주까지 무려 11명이 무대인사에 참여했다. 이토록 많은 배우들이 함께 했지만 배우의 수만큼 영화의 재미는 비례하지 않았다. 영화가 끝나고 난 후 기자들은 저마다 한숨을 내쉬고,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영화는 캐스팅만으로 방학한 학생들의 지갑을 쉽게 열겠지만, 또 한 번의 흥행을 기대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 한마디
전편을 답습하지 않겠다는 의지는 좋았다. 하지만 방법이 틀렸다. <고사 2>는 호러영화라고 하기에는 공포감이 부족하다. 단순히 핏물이 흐르고, 기괴한 소리로만 공포감을 강조한다. 또한 시간이 지날수록 다양한 드라마가 전개되어 공포감은 퇴색되고, 보는이에게 혼란스러움을 준다. 게다가 웃기기까지 한다. 어이없는 윤시윤의 라이터 장면도 실소를 터트리게 만들지만, 엔딩크레딧 때 나오는 인공호흡 장면이 큰 웃음을 준다. 마지막까지 자리를 떠나지 마라.
(무비스트 김한규 기자)
우리나라는 장르영화를 만드는데 있어서 용기가 부족하다. 특히 공포영화는 많은 클리셰가 나오더라도 그만의 맛을 살리는 것이 중요한데, 그걸 촌스럽다고 느꼈나 보다. <고사 2>는 공포 외에도 사회적인 문제, 교육 문제, 각 인물들의 에피소드, 멜로 드라마, 뮤직비디오 같은 화면, 하이틴무비스러운 음악 등 너무 산만한 요소들을 무리하게 배치되어 있다. 게다가 시종일관 어두운 화면에 클로즈업으로 일관하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제대로 보이지도 않는다. 장르영화라면(특히 공포영화라면) 장르영화답게 만드는 것이 미덕이다. <고사 2>를 보면서 학교 문제를 사회적인 관점으로 해석하려고 하는 사람은 없지 않겠나? 아, 그리고 웃음도 준다. 라이터 장면! 뭔지는 직접 보시길.
(무비스트 김도형 기자)
<여고괴담> 시리즈에 이은 또 하나의 학원공포물 시리즈의 탄생을 알린 <고사 2>. 하지만 욕심이 너무 과한 탓일까. 공포의 매력도, 고등학교 배경만의 매력도 찾아보기 힘들다. 또 전편이 스피디한 화면 전개로 시선을 사로잡은 것과 달리 이번 <고사 2>는 그 어떤 장르적 특색 하나 찾아보기 힘들다. 또 공포 외에 다른 매력을 전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지만 괜한 헛수고가 됐다. 수영복 입은 여배우의 몸을 친절하게 보여주는 장면, 아주 멋들어진 라이터 투척 장면 등 극 흐름과 어울리지 않는 장면들이 너무 많았다.
(노컷뉴스 황성운 기자)
1편과 비슷한 수준이다. 오히려 장르적인 재미는 더 줄어 들은 듯 하다. 시험을 살인게임으로 대체해 그나마 재미를 본 1편에 비하면 2편은 긴장 없는 살인이 이어질 뿐이다. 드라마를 강화하려는 시도들도 어설픈 공포와 맞물려 삐걱거리는 모양새다. 갑작스런 엔딩으로 허탈함을 남겨주는 <고사 2>는 흥행에 급급한 시리즈로 기억될 것 같다.
(조이씨네 장병호 기자)
2010년 7월 16일 금요일 | 글_김한규 기자(무비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