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의 남자><브로크백 마운틴><메종드히메코> 등 대중문화계를 뜨겁게 달구며 흥행 트렌드로 부상한 동성애 코드가 2008년 하반기 극장가에 동성애 붐을 일으킬 조짐이다.
하반기 최고의 기대작으로 꼽히는 유하 감독의 초대형 서사극 <쌍화점>은 원나라의 정치적 지배를 받던 고려 말을 배경으로 고려 왕과 왕의 총애를 받는 호위무사를 둘러싼 사랑과 배신을 그린 영화. 파격적인 소재와 스타 조인성 주진모 캐스팅, 36인의 미소년 친위부대 구성 등으로 시선을 모았다.
11월 개봉예정인 영화 <소년, 소년을 만나다>(감독_김조광수)에서는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으로 스타덤에 오른 신세대 꽃미남 배우 김혜성과 이현진이 서로 상반된 성격을 지닌 두 남학생으로 분해 풋풋한 동성멜로 연기를 선보인다.
앞선 두 영화가 동성애 소재를 서사극과 퀴어로맨스로 풀어냈다면,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의 민규동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은 코믹드라마 장르를 선택했다. 일본에선 드라마와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됐을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모은 베스트셀러 만화 ‘서양골동양과자점’ 이 원작으로, 만화의 독특한 캐릭터 설정과 동성애 코드, 유쾌발랄한 감수성을 영화에 고스란히 가져왔다. 특히 주지훈, 김재욱, 유아인, 최지호 등 훤칠한 외모가 돋보이는 모델출신 장신 배우들로 진용을 짠 캐스팅은 꽃미남 파티쉐들이 대거 등장하는 원작 만화 분위기를 완벽하게 재현했다는 평이다.
이처럼 영화계가 동성애 소재 영화들을 속속 선보이게 된 배경에는 ‘동성애’ 가 더 이상 금기시되지 않는 사회 분위기와 영화의 주 소비층인 여성들 사이에서 꽃미남들의 로맨스를 담은 ‘야오이’물이 인기몰이중인 문화현상, 그리고 브라운관을 누비던 신예 미남 배우들의 연이은 영화계 진출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다른 한켠으론 이같은 동성애 영화 붐은 소재와 배우 빈곤에 시달려온 한국 영화계에 장르 다양화와 신예 배우들의 재발견을 이끌어낼 호기로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감어린 분석도 나오고 있다.
2008년 10월 14일 화요일 | 글_한대수 기자(무비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