엎친 데 덮친 격이다. 안 그래도 비수기인 극장가에 오라는 손님은 안 오고 비가 왔다. 것두, 서늘한 찬바람과 함께 왔다. 서울 주말 관객 10만 넘는 영화! 한 편도 없음이다. 서울기준으로는 <그여자작사 그남자작곡>이, 전국누계로는 <1번가의 기적>이 썰렁한 3월 첫째주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휴 그랜트와 드류 베리모어의 로맨틱 코미디 <그여자 작사..>이 서울 주말(금토일) 동안 8만 5천, 전국누계(전야제 포함) 31만 5천명의 오프닝 스코어로 첫 주 박스오피스 정상에 올랐다. 할리우드산 로맨스물로는 <로맨틱 홀리데이>이후 근 3개월 만이다. 볼 만한 영화이기도 하지만 볼 만한 영화가 없는 현재의 분위기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성적이라 볼 수 있다. 기특하기 짝이 없는 스타트를 끊은 영화는 143개 극장에서 개봉 중이다. 2위 역시 외화다. 윌 스미스 부자(父子)가 열연한 <행복을 찾아서>가 서울 주말 6만 9천, 전국 28만을 동원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141개 스크린을 통해 감동을 실어 나르고 있다.
전국기준으로는 여전히 1위를 고수한, 서울집계로는 3위, <1번가의 기적>은 290개 극장에서 한 주 동안 전국관객 60만 명을 더해 228만을 돌파했다. 이 같은 추세라면 300만 동원까지 별 무리 없을 것이라 주최측은 내다보고 있다. 이어, <드림걸즈>가 51만 9천명의 관객수를 과시하며 4위에 자리했다. 순위는 떨어졌지만 관객의 발걸음은 꾸준했던 것으로 집계됐다. 가족을 소재로 한 종래의 영화와는 달라도 한참 다른 정윤철 감독의 <좋지아니한가>는 서울 주말 3만 2천, 전국적으로 16만 명을 불러들이며 첫 주 5위를 기록했다. 이야기보다는 캐릭터에 중점을 둔, 흥행 코드에 부합하지 않는 영화의 성격을 감안하더라도 아쉬움이 남는 성적이다. 서울보다는 지방에서 더 잘 먹힌 이경규의 <복면달호>는 144만을 넘어섰다. 손익분기점인 150만~160만은 충분히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니발 라이징>과 <훌라걸스>는 각각 15만 7천, 2만 8천의 전국관객을 동원하는 데 그치며, 7위.10위로 첫 주를 마감했다. 전국에 걸쳐 185개, 68개의 극장에서 관객과 만나고 있다. 한편, 김혜수 윤진서의 <바람 피기 좋은 날>은 180만을 달성! 사실상 마무리에 접어들었다.
2007년 3월 5일 월요일 | 글: 서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