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100여년. 이 짧은 시간 동안 영화는 무성에서 유성으로, 흑백에서 컬러로, 2D에서 3D로 기술 발전을 거듭했다. 여기에 최근 시각과 청각을 넘어 촉각, 후각 등 온몸의 감각을 자극하는 상영관인 4D플렉스가 가세했다. 물론, 4D플렉스의 등장을 ‘패러다임의 전환’이라 평가 받는 앞의 기술 변화들과 동일선상에 두는 건 무리가 있다. 하지만 영화 관람의 새로운 형태를 영화 산업의 노른자라 불리는 할리우드가 아닌, 한국이 시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는 주목해 볼 만한 일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 준비했다. 4D플렉스에 대한 시시콜콜한 이야기들을.

4D플렉스, 극장은 진화 중

영화 속 장면에 맞춰 의자가 요동치고, 독특한 향기가 풍기고, 천둥과 번개가 번쩍 인다. 때에 따라 얼굴에 물이 ‘찍’ 분사되고, 등과 엉덩이를 뭔가가 ‘쿡’ 찌르기도 한다. 관람객의 오감(五感)을 시시각각 노리는 4D플렉스 얘기다. 4D플렉스가 문은 연 건, 2009년 1월 상암CGV를 통해서다. 유니버셜 스튜디오나 디즈니랜드 등의 테마파크에서 4D입체 영화를 10~20분가량 상영한 적은 있지만, 상업 영화 한편을 별도로 프로그래밍 해 4D로 정규 상영하는 건 CGV가 세계 최초였다. 4D영화는 작품 선정과 삽입 할 효과(effect)의 큐시트 작성, 프로그래밍 등의 과정을 거쳐 관객들에게 소개된다. 현재 4D프로그래밍을 담당하는 전문 기사가 두 명, 시나리오를 쓰는 작가가 한 명 있는데, 이들 역시 전 세계 최초이자, 유일한 4D전문 인력들이다.

4D플렉스를 통해 처음 소개 된 영화는 브렌든 프레이저 주연의 판타지 어드벤처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다. 이어 CGV는 애니메이션 <가필드-마법의 샘물>와 <몬스터 VS 에이리언>를 4D버전으로 상영했다. 하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4D플렉스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일반 2D 상영관에 비해 2배 이상 비싼(2D에 4D효과가 도입된 작품의 관람료는 1만 4,000원, 3D에 4D효과가 도입된 작품은 1만 8,000원)관람료도 관람료였지만, 상영작들이 가족영화에 머문 탓에 극장의 주요 소비계층인 젊은이들의 눈길을 사로잡지 못한 탓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4D플렉스가 본격적으로 기지개를 켠 것은 공포영화 <블러디 발렌타인>가 개봉한 지난 7월부터다. <블러디 발렌타인>을 4D로 관람한 공포영화 마니아들과 젊은 관객들이 4D체험기를 블로그에 올렸고, 이를 네티즌들이 자신들의 블로그로 퍼다 나르면서 온라인상에서 4D플렉스가 인기 검색어로 등장했다. 인터넷 중고 물품 사이트에 ‘4D 영화 티켓 10만원에 팝니다’ 하는 암표가 등장한 것도 이 시기다. 특히 <블러디 발렌타인>은 4D로 영화를 관람한 관객들의 만족도가, 일반 상영관을 이용한 관객의 만족도보다 월등히 앞서는 결과를 보이며 4D플렉스의 잠재력을 가늠케 했다. ‘재미가 떨어지는 영화를 4D가 살릴 수 있다’는 걸 <블러디 발렌타인>이 증명한 것이다. 이에 고무된 CGV는 이어 <파이널 디스티네이션4>, <놈놈놈>, <해운대> 등의 영화를 4D로 프로그래밍 해 선보였다. 결과는 대박이었다. 4D플렉스 연 좌석 점유율 70% 이상이라는 기록을 나왔다. 일반 상영관 점유율이 평균 25%인 걸 감안하면 고무적인 수치였다.
상암에서의 성공에 힘입어 CGV는 지난 12월 용산·영등포·강변에 추가로 4D플렉스를 개관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확장’이 아니라, ‘변화’다. 이스라엘 기업이 만든 의자와 장비로 이루어진 상암 4D플렉스와 달리, 신설 전용관엔 순수 국내 기술력으로 제작된 의자와 장비가 들어섰다. “너희들 기술로는 어림없을 걸?”이라 했던 이스라엘의 편견을 뒤집고 일궈낸 결과다. 게다가 기술력에서도 이스라엘 장비보다 앞섰다. 의자가 땅으로 꺼지는 느낌을 주는 ‘드롭’ 기능이 추가됐고, 스크린 앞에서만 나왔던 ‘스모그’ 효과도, 좌석 사이에서 분출되도록 해 현장감을 살렸다. 물과 바람이 나오는 ‘에어’와 ‘워터’ 효과도 2단계로 강도 조절할 수 있게 업그레이드 됐다. 이 과정에서 CGV는 지나친 특수 효과가 영화의 극적 몰입을 방해할 수 있다는 사실도 간파했다. 기능을 많이 넣는 게 능사가 아니라, 적더라도 적재적소에 넣는 게 기술이라는 걸, 앞선 시행착오를 통해 터득한 것이다.

이제 4D플렉스가 개관한지도 1년이 넘어간다. 현재까지의 성적만을 놓고 봤을 때는 상당히 성공적인 1년이었다. CGV는 4D플렉스의 성공 요인을 새로운 자극을 원하는 관객의 욕구를 일찌감치 간파한 것에서 찾는다. 공감이 가는 주장이다. 천편일률적인 멀티플렉스 속에서 누군가는 차별화된 극장 서비스에 갈증을 느끼고 있었고, 누군가는 DVD·케이블TV·홈시어터 등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었으며, 또 다른 누군가는 불법다운로드 사이트로 갈아타고 있었으니 말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오감을 자극하는 4D플렉스는 TV가, DVD가, 그리고 컴퓨터가 해 줄 수 없는 색다른 관람 경험을 제공하며 변덕스러운 관객의 입맛에 능동적으로 대처했다. 하지만 4D플렉스도 아직 마음을 놓을 수 만은 없는 상황이다. 4D기술 때문에 영화에 몰입하지 못했다는 의견이 꾸준히 나오고 있는데다가, 안전성 문제도 심심치 않게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4D플렉스가 극장의 ‘변화’가 아니라, 진정한 ‘진화’로 평가받기 위해서는 이러한 문제점에 대한 체계적인 보완이 동반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아바타>, <전우치>를 통해 만난 4D플렉스 체험기

<4D플렉스는 최근 <아바타>를 4D로 상영하며 또 한 번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이에 <아바타> 4D가 상영되는 영등포 CGV를 찾아 직접 체험해 봤다. 용산·영등포·강변 4D플렉스의 개막작이었던 <전우치>의 4D 관람기도 살짝 곁들인다.> 입구에서 나눠주는 3D 관람용 안경을 받고 <아바타>가 상영될 4D플렉스로 들어섰다. 오전 9시 30분. 평일 첫 상영인데도 불구하고, 좌석은 빽빽이 들어차 있었다. <전우치>를 4D를 본 적이 있기에 첫 방문은 아니었지만, 4개가 한 세트씩 묶여져 있는 의자와 (장비 보호를 목적으로) 중간 통로를 차단하고 있는 빨간색 노끈은 다시 봐도 특이했다. <전우치>때 눈여겨봤던 4D전용 음식 용기에도 또 한 번 눈길이 갔다. 좌석의 흔들림으로 쏟아질 것을 대비해 음료는 컵 대신 알루미늄 팩에, 팝콘은 뚜껑이 있는 상자에 담겨져 나왔다.(일반 용기에 담긴 음료와 팝콘을 구입하면 표를 받는 직원이 “매점으로 가서 4D플렉스용으로 바꿔오세요”라고 말하니, 번거로움을 줄이려면 미리 4D용으로 구입하는 게 좋다.) 영화가 시작되기 전, 스크린 앞으로 나온 극장직원이 배꼽 인사를 하며 “좌석이 흔들리니 음식물이 쏟아지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해 주십시오”, “소지품은 통로에 놔두는 게 좋습니다” 등의 관람객 주의 사항을 전달한다. ‘영화제도 아닌데, 웬 인사?’, ‘놀이공원이야?’라는 눈초리로 극장 직원을 바라보는 있을 관람객들의 마음이 눈에 선하다. 기자도 처음에는 그랬으니까. 이어 불이 꺼지고, 의자가 '부르르' 소리를 내며 가동을 준비 한다. 드디어 영화 시작이다.
업&다운(Up/Down), 라이트&레프트(Right/Left), 셰이커(Shaker)
4D플렉스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기능이 바로 의자를 이용한 움직임이다. 일반 극장 좌석보다 약간 높게 설치 돼 있는 의자가 영화 속 헬기의 "두두두두~" 기계음에 맞춰 가볍게 춤을 춘다. 두 다리를 쓰지 못하는 주인공 제이크 셜리가 처음 아바타에 접속해 정원을 달릴 때는, 좌석이 제이크의 질주속도에 맞춰 진동하며 해방감을 만끽하는 주인공의 기분을 고스란히 전달했다. 특히 제이크가 자신이 탈 이크란을 고르는 장면에서의 움직임이 압권이었는데, 제이크를 내동댕이치려고 사지를 뒤흔드는 이크란의 움직임에 따라 의자가 전후·상하·좌우로 움직이고 회전하고, 요동쳤다. 이크란과 교감을 이룬 제이크가 땅을 향해 활강 하는 장면에서는 의자가 드롭 효과를 내며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는 느낌을 선사하기도 했다. <아바타> 상영 중에 가장 신나는 순간이었다.
페이스 에어(Face Air), 워터(Water)
의자 등받이에 뚫린 두 개의 구멍에도 기능은 숨겨져 있다. 왼쪽 구멍이 바람을 내보내는 ‘페이스 에어(face air)’, 오른쪽이 사람 얼굴로 물을 발사하는 ‘워터(water)’ 기능의 구멍이다. <전우치>에서는 전우치와 요괴가 청계천에서 대결할 때, <아바타>에서는 괴물에게 쫓기던 제이크가 폭포로 뛰어내릴 때 물이 ‘찍’ 발사 돼 사실감을 살렸다. 개인적으로 이 기능은 물이 나오는 장면보다 피를 토하거나 침을 뱉는 장면, 혹은 오물을 뒤집어쓰는 장면에서 더 유용할 거란 생각이 들었다. 살인마가 곡괭이로 피해자의 얼굴을 사정없이 내리칠 때 관객 얼굴로 물 스프레이가 쫙 뿌려진다고 상상해 보자. 혹은 껄렁껄렁하게 생긴 아저씨가 길거리에 침을 퉤 뱉거나, 노상방뇨 할 때에 맞춰 얼굴로 물이 발사된다고 상상해 보자. 보다 공포스럽고, 보다 실감나겠지. 물론 보다 불쾌하기도 하겠지만. 다행히 워터 기능에 사용되는 물은 세 번의 정수를 거친 깨끗한 물이라고 하니, 위생상의 걱정은 ‘뚝’이다. 물이 나오는 양도 옷이나 얼굴을 젖게 할 정도는 아니니, 크게 신경 쓸 필요는 없다. 하지만 혹시 첫 데이트를 맞아 분가루 잔뜩 바르고 간 여성분이라면 티슈를 지참하는 센스는 필요해 보인다.
넥 에어(Neck Air), 백 틱(Back-tic) 버 톡(Buttock)
관객을 놀라게 할 때 사용되는 기능들이다. 총알이나 화살이 발사되는 순간 ‘넥 에어(Neck Air)’에서 바람이 나와 진짜로 총알과 화살이 스쳐가는 느낌을 준다. <아바타>에서는 여주인공 네이티리가 위기에 빠진 제이크를 구하려고 화살을 쏘는 절체절명의 순간에 효과적으로 사용됐다. 한편 제이크가 구타를 당할 때는 등 뒤에 있는 ‘백 틱(Back-tic)’과 좌석에 장착된 ‘버 톡(Buttock)‘이 작용해 허리를 툭 치고, 엉덩이를 찔렀다. ‘백 틱’과 ‘버 톡’은 폭발 장면에서도 어김없이 튀어나와 등과 엉덩이에 충격이 가했는데, ‘넥 에어’에 비해서는 효과가 다소 미비한 느낌이었다. 엉덩이나 등에 살이 많은 사람은 놓칠 수 있겠다 싶은 정도랄까. 하지만 작은 움직임에도 민감한 사람이라면 특별한 주위가 요구돼 보인다. 뒷좌석에 앉은 사람이 의자를 발로 차는 줄 알고 ‘버럭’ 할 뻔 했다는 한 네티즌의 체험 후기가 있었듯, 상영 도중 뒷사람의 면상을 향해 “뭐야 XX, 어딜 발로 차” 라는 실수를 범할 수 있으니 말이다.

마이스 티클러(Mice Tickler)
네이티리와 ‘나 잡아 봐라’ 포즈로 숲속을 달리던 제이크가 나비족이 던진 밧줄에 발목이 묶여 바닥으로 댕구르르 구를 때, 의자 밑에서 ‘마이스 티클러’가 작동해 발목을 툭 치고 들어갔다. 발목을 간질일 때 쓰는 기능이라는데, <아바타>에서는 주로 넘어지거나, 맹수에게 물릴 때 이 기능이 사용됐다. (<블러디 발렌타인>에서는 이 장치가 관객의 종아리를 슬금슬금 간질일 때 사용돼 공포감을 증폭시켰다고 한다.) 한편 영화관 양쪽 벽에는 공기방울을 내 보내는 ‘버블(bubble)’장치가 달려있었는데, <아바타>와 <전우치>에서는 사용되지 않았고, 곧 4D로 찾아오는 <퍼시잭슨과 번개도둑>에서 사용된다고 한다.
스트롭(Strobe)
번개 치는 느낌을 줄 때나 폭발하는 장면 등에서 사용되는 조명등이다. 부상당한 그레이스 박사를 살리기 위해 나비족들이 모여 기도 할 때, 영화관 양쪽에서 레이저가 나와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냈다. 스크린 속의 세계와 스크린 밖 객석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느낌이 강하게 이는 순간이었다. 기자도 손에 손을 잡고 기도하는 나비족의 일원이 된 기분이 들어, 기도문을 외야 할 것 같은 착각에 잠시 빠졌다. 한편 <전우치>에서는 강동원과 유해진이 요괴를 찾기 위해 들린 클럽에서 사용돼, 상영관을 잠시 클럽 분위기로 만들기도 했다. 다행히 춤을 추는 관람객은 없었다.

스모크(Smoke), 센트(Scent)
먼지나 폭발시 연기를 뿜어내는 ‘스모크(Smoke)’기능도 있다. <아바타>에서는 스모크 기능이 사용된 걸 눈치 못 챘고, <전우치>의 경우 전우치가 구름을 타고 나올 때 연기가 나왔다. ‘센트(Scent)’의 경우 이름 그대로 향기를 내게 하는 기능이다. 극장 통로 4곳에 설치된 센트머신(Scent Machine)에서 그때그때 분위기에 맞는 향이 나와 영화에 대한 몰입도를 높였다. <아바타>에서는 지구인과 나비족이 전투를 벌일 때 화약 냄새가, 제이크가 과일을 한 입 깨어 물었을 때 과일 향이 나와 코끝을 스쳤다. <해운대>에서는 시장을 지나는 장면에서 멸치 액젓 같은 냄새가 풍겼다고 하는데, 궁금하기는 하지만 굳이 확인해 보고 싶은 기분은 안 든다. 그나저나, 이 기능에서 2001년 극장에서 봤던 <잎새>가 잠시 떠올랐다. ‘향기가 있는 멜로’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걸었던 <잎새>는 당시, 상영 중간 중간에 여러 가지 향을 분사해 관객들을 놀라게 한 바 있다. 그렇다면, 센트머신이 그 당시에도 있었냐고? 물론 그건 아니다. 제작사에서 파견 된 직원 2명이 영화가 상영되는 내내 관객의 눈을 피해 돌아다니며 대형 스프레이를 수동으로 분사하는 원시적인 방법을 사용 했을 뿐. 세상 참 좋아졌다.

이상규 CJ CGV 홍보팀장 인터뷰

4D 영화 컨텍은 어떻게 하나?
처음 4D가 안 알려져 있을 때는, 배급사에서도 반신반의 했었다. 특히 할리우드 영화 같은 경우엔 4D가 자신들의 영화를 망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는지 컨펌을 잘 안 내줬었다. 그런데 지금은 4D에 대한 소문이 나면서 배급사 쪽에서 같이 해보자고 제의를 해 오는 경우가 많이 생겼다. 얼마 전에는 할리우드에서도 4D플렉스를 보고 갔다. 또 작년까지는 4D로 해서 효과가 좋겠다 싶은 영화가 별로 없어서 전체적인 라인업이 많지 않았는데, 올해는 3D영화들이 20편 넘게 나올 예정이라 기대가 크다.

그 동안 4D로 상영 해 보고 싶었는데 못한 할리우드 영화가 있나?
<트랜스포머>. 그 영화가 개봉했을 때는 4D가 거의 알려지지 않은 상태여서 컨펌을 받지 못했다. 기회가 되면 다시 해 보고 싶다.

영화 한 편에 4D효과는 얼마나 주나?
작품마다 다르지만 보통 20-30% 정도 나간다고 보면 된다. 처음에는 60-70%까지 넣어 봤는데, 많다고 좋은 게 아니라는 걸 알았다. 초반부터 특수효과를 너무 사용하다 보니, 정작 중요한 부분에서 그 효과가 심심하게 느껴진다는 의견이 있많앗다. 그래서 지금은 관객이 피로감을 느끼지 않으면서 영화 속 현실에 몰입할 수 있도록 특수 효과를 굉장히 아낀다.

4D 프로그래밍 하는 사람 외에 시나리오 쓰시는 분이 따로 있다고 들었다.
처음에는 프로그래밍 기사들만 있었다. 그런데 본 사람은 알겠지만 4D가 무조건 물을 뿜어대고, 바람을 내 본다고 해서 능사가 아니다. 영화의 흐름이 있기 때문에 그 흐름이 방해되지 않는 선에서 이펙트를 줘야 효과를 극대화 시킬 수 있다. 영화를 보면서 ‘여기에다가 어떤 것을 조합시키면, 관객들이 어떻게 반응하겠지’라는 걸 예측하는 상상력이 풍부한 시나리오 작가가 필요해서 뽑게 됐다. 지금은 시나리오 작가가 큐시트를 작성하면, 프로그램 기사가 그걸 토대로 코딩을 한다.
영상과 움직임의 매치가 중요하겠다.
그 싱크 맞추는 게 바로 노하우다.

4D라는 용어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분들이 있다. ‘4차원이라면 시간의 개념이 포함돼야 하는데, 오감만 충족시키는 게 어떻게 4D냐’는 의견이다.
그건 개념적인 측면보다 마케팅적인 측면에서 봐 줬으면 좋겠다. 2D, 3D보다 진화 된 게 무엇인가를 찾다보니까 4D라는 말을 사용하게 됐다. 사실 지금 우리가 말하는 2D도 3D가 나오기 전까지는 2D라고 부르지 않았었지 않나. 3D라는 용어가 나오면서 “그럼 그 전에 보던 건 뭐야?” 하다가, 2D라는 말을 사용하게 된 거지.

4D의 경우 3D영화에만 기술을 입히는 줄 알았는데, <놈놈놈>, <해운대>, <전우치> 등 2D영화에도 접목시켰다.
처음에는 3D영화만을 상대로 하려고 했던 게 맞다.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를 하고 난 후에 애니메이션 2D인 <가필드>를 했는데, 사실 반응이 썩 좋지 않았다. 그래서 2D를 4D플렉스에서 상영하는 건 “아닌가 보다” 했다. 그런데 <해운대>때 다시 실험적으로 해 봤더니 반응이 좋았다. 그 때부터 2D쪽도 관심을 계속 가지게 됐다.

4D가 잘 되려면 선택 영화가 인기가 좋아야겠다.
맞다. 하지만 반대의 경우도 있다. 대표적인 게 <블러디 발렌타인>다. 2D는 반응이 썩 좋지 않았지만 4D는 아주 좋았다. 조만간 4D가 영화를 살리는 경우가 많이 생기리라 생각한다.

수출도 하게 될 수 있겠다.
어디라고 밝힐 수는 없지만, 지금 관심을 가지고 검토 중인 나라가 있다.

4D플렉스 확장 계획은 또 없나?
올해 4개 정도 더 늘릴 계획이다.

2010년 2월 11일 목요일 | 글_정시우 기자(무비스트)
2010년 2월 11일 목요일 | 사진_권영탕 기자(무비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