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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홀로 영화를 홍보하게 될까봐 겁을 먹었는데, 이렇게 (감독과 배우가) 방문해줘서 너무 기쁘다.” 배두나가 든든한 지원군을 만났다. <클라우드 아틀라스>의 동료들이 영화 홍보차 한국을 찾은 것. 13일 서울 광진구 쉐라톤 워커힐 호텔에서 <클라우드 아틀라스>의 앤디&라나 워쇼스키 감독과 톰 티크베어 감독, 배우 짐 스터게스가 배두나와 함께 국내 취재진을 만났다.
배두나의 할리우드 진출작으로 화제를 모은 <클라우드 아틀라스>는 <매트릭스>의 앤디&라나 워쇼스키 감독과 <향수 : 어느 살인자의 이야기>의 톰 티크베어 감독의 콜라보레이션으로도 기대를 모으는 작품이다. 이에 대해 톰 티크베어 감독은 “워쇼스키 남매에게 감독으로서 사랑에 빠졌다”며 “이들과의 우정을 유지하기 위해 함께 작업했다”고 밝혔다. “감독은 자신의 작품 세계에만 몰두하는 존재이기 때문에 이런 작업을 통하지 않고서는 우정을 이어 나갈 수 없다”는 것. “우리 세 사람 모두 원작 ‘클라우드 아틀라스’ 팬이라는 점이 함께 작품을 하게 된 배경”이라고도 덧붙였다.
원작 ‘클라우드 아틀라스’는 2004년 발간과 동시에 각종 문학상을 휩쓴 ‘데이빗 미첼’의 소설이다. 500년의 시공을 넘나들면서 펼쳐지는 6개의 에피소드를 담은 작품인 만큼 각색이 쉽지 않았을 터. 하지만 앤디 워쇼스키는 “어렵지 않았다!”고 웃으며 농담을 건넨 후, “6개의 에피소드를 통해 인물들의 연결고리와 사건을 분석했는데, 그 과정이 마치 게임과 같아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모니터 과정에서 이전에 찾지 못했던 또 다른 연결고리를 발견하기도 했다”며 각색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줬다.
라나 워쇼스키는 “<고양이를 부탁해>부터 <복수는 나의 것> <괴물> 등 배두나가 출연한 영화는 거의 다 봤다”는 말로 배두나의 캐스팅에 얽힌 이야기를 풀어놨다. “<클라우드 아틀라스>는 인종과 시대를 초월하는 캐릭터들이 등장하는데, 손미는 한국 사람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배두나를 알고 있었기에 톰 티크베어 감독과 상의 끝에 한국에 연락을 했다”고 말했다. “배두나가 클론인 손미를 맡아, 아이 같은 순수함을 지닌 어른을 표현함과 동시에 혁명을 이끄는 강인한 캐릭터도 잘 소화했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할리우드의 내로라하는 영화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배두나의 기분은 어땠을까. “처음 스크립트를 받았을 때, 커버에 적힌 세 감독님의 이름만 봐도 신기했다”고 밝힌 배두나는 “원작 소설을 읽고 손미를 알아가는 과정에서, 내가 잘 표현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수줍지만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로 말했다. “프로모션을 열 때까지 캐스팅 된 것에 대해 함구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는데, 너무 자랑하고 싶었다”며 솔직한 면모를 보이기도 했다.
영화에서 배우나와 커플 연기를 펼친 짐 스터게스는 “배두나라는 배우에 대해서 잘 몰랐기 때문에 처음에는 긴장도 됐고 우려도 됐다”며 “하지만 첫 만남부터 우리는 웃으며 농담을 했고 굉장히 잘해 낼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영화를 촬영하면서 각자 서로의 영화를 봤다"고 덧붙인 짐 스터게스는 “배두나 영화를 보면서 인물마다 어쩜 그렇게 달리 표현하는지 놀라웠다. 조용한 내면 뒤에 각기 다른 얼굴로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는 배우라고 생각한다. 예능인으로 타고난 연기력도 있어야 하지만 기술적으로 보여 줘야하는 부분도 있다. 배두나는 그런 것 까지 잘 갖춘 배우”라는 칭찬으로 우정을 과시했다.
<클라우드 아틀라스>는 하나의 대서사로 관통하는 여섯 개의 이야기를 여섯 가지 서로 다른 장르로 구현해 낸 영화다. 배두나와 짐 스터게스 외에 톰 행크스, 할 베리, 휴 그랜트, 벤 위쇼, 수잔 서랜든 등이 출연한다. 개봉은 내년 1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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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2월 13일 목요일 | 글_정시우 기자(무비스트)
2012년 12월 13일 목요일 | 사진_권영탕 기자(무비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