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의 뒷심이 740만(인터뷰 당시) 관객을 불러 모았다.
처음엔 <해운대>의 선전 때문에 기대조차 안 했다. 일주일 당겨서 개봉한 것이 악재로 작용하는 건 아닌지 걱정을 많이 했는데, 결과적으로는 두 영화 모두 좋은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이번 여름, 어떤 영화를 봤냐고 주위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거의 다 <해운대>를 봤다고 할 정도로 위력이 대단했다.
원래 내 영화가 항상 인지도도 약하고 기대치도 낮다.(웃음) 초반 스코어가 저조해서 힘들었지만 3주 후부터 1위의 해서 여기까지 왔다. 꾸준한 사랑을 보내준 관객을 위해 이번 주도 무대인사를 한다. 아마 8주차에도 무대인사를 하는 영화는 우리밖에 없을 것이다.(웃음)
감독에게 있어 <해운대>는 어떤 영화인가?
아직까지 해운대를 못 봤다. 이번 주말에 보려고 한다. 우연한 기회에 윤제균 감독과 만났는데, 영화를 못 봐서 괜히 미안했다.(웃음) 영화를 보지는 않았지만 그 나름대로의 고생이 담겨 있다 생각한다. 어느 뉴스 기사를 보니까 해운대의 CG로 만들어 낸 쓰나미 장면을 가지고 비판하던데, 그건 말도 안 된다. 해운대는 나름대로 잘 되는 이유가 있는 것이고, 우리 영화도 잘 되는 이유가 있다. 서로 다른 장점을 가지고 있는 영화의 비교는 아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 영화를 만든 사람들이 얼마나 고생했겠는가! 일단 그들을 존중해야 한다.
스포츠 영화다 보니 가족관객 보다는 20대 관객들의 사랑을 많이 받았다. 시간이 갈수록 입소문을 타서 많은 관객을 모았다.
그렇다. 선순환이다. 영화를 본 관객들이 주위사람들에게 입소문을 퍼트리고 점점 가족단위 관객들이 몰려오면서 흥행으로 이어진 것 같다.
동생에게도 <국가대표>를 적극적으로 권했다.
감사하다. 좋은 영화 추천하신 거다.(웃음)
<국가대표> 디렉터스컷 버전이 개봉을 했는데, 반응은 어떤가?
예상외로 반응이 좋다. 처음엔 개봉관을 30개정도 잡으려고 생각했는데, 현재 100개가 넘는다. 개인적으로 디렉터스컷 버전이 본편이라 여긴다. 처음 영화 편집 때 올림픽 장면에 시간을 너무 할애한 나머지 많은 부분을 잘라냈다. 나도 그렇고 모니터 시사를 본 많은 사람들이 너무 아쉬워했다. 그래서 KM 대표님이나 쇼박스 대표님이 먼저 디렉터스컷 버전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그 때가 200만 넘었을 때였는데, 한 400만 넘으면 디렉티스컷 버전을 개봉하자고 러브콜을 보냈다. 개봉 준비를 해놓은 상태였지만 계속해서 관객이 몰리니까 디렉터스컷 개봉이 늦어졌다. 그래서 이제야 영화가 관객들을 만났다.
다른 버전이기는 하지만 똑 같은 영화를 동시에 개봉 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을 것 같다.
솔직히 영화 두 개를 동시에 올려 본적이 없어서 고민을 많이 했다. 일단 필름은 바꿀 수가 없어서 디렉터스컷 버전은 디지털로만 개봉했다. 다행이 저번 주말에 두 버전을 합쳐 400개 스크린을 확보했으니까 이번 주도 계속해서 흥행을 이어나갈 것이다. 그리고 상대적으로 흥행 영화가 없어서 다행이다.(웃음)
디렉터스컷 버전에서는 코믹적인 장면과 함께 5명의 인물들을 설명하는 드라마적인 장면들이 눈에 띈다.
8분을 삭제하고 15분을 추가했다. 새로 집어 넣은 장면들은 원래 시나리오 상에 있었다. 본편에서는 인물들을 좀 더 설명하지 못해 아쉬움이 컸다. 예를 들어 재복이 아버지가 “오늘이 니 엄마 기일이여.”하는 대사에 재복이가 “제 생일이기도 하구요.”라고 받아 치는 장면이 있다. 본편에서 재복이의 과거를 알 수 있는 몇 안 되는 장면이다. 캐릭터들의 숨겨진 이야기들을 궁금했던 관객들에게는 디렉터스컷 버전이 조금이나마 해소가 되었으면 한다.
디렉터스컷 버전이 나왔지만 영화에 대한 아쉬움이 있다면 무엇인가?
아직도 좋은 장면이 많이 남아 있다는 게 가장 큰 아쉬움이다. 촬영한 데이터가 너무 많다. 지금도 버리지 않고 가지고 있는데, DVD에 담으려고 준비하고 있다. 또한 10년 후에 다시 재 개봉하는 날이 오면 다시 재 편집해서 새로운 <국가대표>를 선보이고 싶다.
제작보고회 때나 이번 디렉티스컷 버전 개봉 때나 서포터즈의 열정이 대단하다.
나도 이런 힘이 있을 줄은 몰랐다. 벌써 9000명을 넘었다. 이번 스키 점프 대회 때도 가서 응원도 하고, 자신의 인생의 영화라 하시는 분들도 있을 정도로 고마운 분들이다. 그분들이 700만 명을 끌어 모은 것 같다.(웃음)
<국가대표>를 연출하시기 전 <미스 리틀 선샤인>을 많이 참고했다고 들었다.
주제가 비슷하다. 두 영화의 주인공 모두 자기 앞가림 못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서로 부둥켜 안아서 화합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하나의 문제를 풀어가면서 서로 상처를 주며 자신을 돌아보는 기회를 얻는다. 결과적으로 그들의 관계가 회복되었다고는 보지 않는다. <국가대표>도 마찬가지다. 다만 개개인이 조금씩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고, 그런 의미에서 <미스 리틀 선샤인>의 정신을 참고 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럼 <국가대표>의 주인공들도 관계 회복에 실패 한 건가?
그렇다. 밥이 나중에 엄마를 만났는지, 재복이가 나중에 행복하게 살았는지, 흥철이가 수연이하고 사랑을 이어나갔는지, 칠구의 가정형편이 나아졌는지 나도 모른다. 하지만 그들은 자신의 가치를 깨달았다고 생각한다. 인생을 살면서 고통스러운 건 내가 내 자신과 주변환경을 인정하지 않지 때문이다. 반대로 내가 처한 상황을 인정하면 그 때부터 행복이 시작된다. 영화는 그들 스스로 성장하는 과정을 담았을 뿐이고, 그 자체로 즐기셨으면 한다.
극중 태극기 장면에 대해 말이 많았다.
그래서 이번 디렉티스컷 버전에서는 그 장면을 아예 빼 버렸다. 태극기를 거꾸로 붙였다고 해서 CG로 고치기도 했다. 이 장면에 대해 개인적으로 아쉬움이 있다. 영화적 장치를 꼭 애국과 관련 지어야 하나? 차라리 열정을 바치며 자신의 일에 몰두하는 것이 거시적으로 봤을 때 국가경쟁력이고, 애국심이 아닐까 생각한다.
전작과 더불어 <국가대표>에서도 가족을 소재로 이야기를 구성하고 있다.
가족관계 말고는 뭐가 있을까?(웃음) 인생을 살아가면서 가족과는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기타노 다케시는 “누가 쳐다 보지 않으면 가족이란 존재를 내다버리고 싶다.”라고 말했다. 기본적으로 가족은 애증적 관계이다. 하지만 그들은 내적 콤플렉스, 부모님의 원망, 형제간의 싸움 등 살아가면서 고통을 주는 관계이기도 하다.
그럼 가족을 하나의 걸림돌이라고 보는 건가?
물론 어떤 상황에서는 가족을 걸림돌이라고 볼 수도 있다. 그보다 먼저 가족 관계에 문제가 생긴다면 이해하고 받아들여서 현 상황의 문제를 풀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 자신의 성장이 먼저 수반되어야 한다. 그들이 변할 수는 없는 거니까 말이다.
국가대표의 주인공들은 아직 덜 성장한 소년이라고 볼 수 있겠다.
그렇다. 죽을 때까지 덜 성장 할 꺼다.(웃음)
<오! 브라더스>의 봉구(이범수), <국가대표>의 봉구(이재응)와 같은 캐릭터가 영화에 등장하고 사회 속 루저들을 주인공으로 삼는 이유는 무엇인가?
일단 두 영화 속 봉구들이 장애를 갖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누구보다 행복한 인물이다. 하루 하루 고민을 갖고 살아가는 일반인들이 더 불행하다 생각한다. 그들을 영화에 등장시키는 이유는 장애인들에 대한 편견을 없애야 한다는 생각을 전하기 위해서다. 이런 의미에서 극중 장애인들을 욕망을 가진 하나의 인격체로 표현하는 패럴리 형제를 좋아한다. 극중 인물들은 루저가 아니다. 오히려 모든 사람들이 사회적 약자라 생각한다. 다시 말해 3편 모두 보편적인 사람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국가대표>가 신파 영화라고 말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신파를 할 거였다면 처음부터 관객을 울렸을 거다.(웃음) <국가대표>에서도 감정을 극대화 시켜서 눈물을 흘리게는 한다. 하지만 평론가 분들이나 기자 분들이 말씀하시는 신파에 대해서는 동의할 수 없다. 개인적으로 평론가 분들의 기사를 보지 않는다. 하나의 작품에 대해서 말할 수 있지만 100% 다 알 수는 없는 거다. 개개인 마다 재미있는 영화가 있고 재미없는 영화가 있다. 그러나 좋은 영화, 나쁜 영화는 없다고 본다. 남의 작품에 대해 평가는 조심스럽게 이루어져야 한다. 설령 <국가대표>가 신파영화라고 하더라도 그게 나쁜 건가? 영화를 보고 감정을 느껴서 눈물을 흘릴 수 있다는 것 자체는 자연스러운 일이다. 다만 그것을 억지로 짜내는 형식을 계속해서 고수한다면 그것은 문제가 된다.
그러고 보니 대중영화를 만들기 쉽지 않겠다.
그렇다. 시나리오와 연출을 병행하면서 항상 드는 생각이 대중영화를 만들면 만들수록 참 어렵다는 것이다. 또한 식상하지 않으면서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요소가 있어야 한다는 압박감이 존재한다. 욕 안 먹고 대중 영화 만들기가 참으로 어렵다. 대중 영화도 많은 고민을 통해 만들어 진다.
극중 감정을 고조시키는 장면에서 일부러 감정을 흐트러 놓으며 신파로 빠지지 않으려는 장면들을 볼 수 있다. 원래 그런 연출을 시도한 것인가?
실생활에서 매 순간 음과 양이 존재하고, 드라마틱한 순간에 유머가 있고, 가벼운 순간인데도 진중함이 섞여있는 상황을 매번 경험한다. 단순히 느낀 것을 썼을 뿐이다. 그렇게 안 하면 거짓말 같으니까. 다른 이유는 없다. 감정을 표출하고 싶어도 억제해야 하는 순간이 있는 것처럼 인간은 반대의 행동을 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마음에 드는 여자 앞에서 구애를 하기는커녕 괜히 심술부리고 장난치는 것처럼 말이다.
주연 배우들 못지 않게 조연 배우들의 연기 흡입력이 강하다.
조연배우는 주연배우보다 연기를 잘해야 한다. 개인적으로 주연배우들은 2시간 안에 좋은 연기력을 이끌어 낼 자신이 있다.(웃음) 하지만 조연배우나 특별출연배우는 리허설이나 사전 만남이 없는 시간적인 문제 때문에 무조건 연기를 잘해야 한다. 그래야 큰 지장 없이 영화가 진행될 수 있다. 대표적으로 밥의 엄마로 나온 이혜숙씨는 대사도 별로 없는데 흡입력 있는 연기를 보여주셨지 않는가!
재복이 아버지로 나오는 이한위씨는 이전과 다른 캐릭터를 선보였다.
처음엔 지금 보다 대사 톤이 더 높았다. 그러나 재복을 포기한 사람으로 하자는 의견에 톤이 많이 낮아졌다. 그때 득남 하는 좋은 일도 생겼는데, 극중에서는 감정을 억눌러야 하니까 실질적으로 많이 불편해 했다.
<미녀는 괴로워>에 이어 성동일씨가 방코치로 출연한다. 그의 연기는 어땠나?
성동일씨는 가장 어려운 연기를 했다. 순간마다 감정의 끝과 끝을 오고 가는 연기는 아무나 할 수 없다. 인생을 살면서 많은 고통과 인내를 겪은 사람만이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연기를 자연스럽게 조율할 수 있는 그의 능력에 감사할 뿐이다.
무주에서 주연배우들과 합숙하면서 촬영을 했다고 들었다. 힘들어 하지 않던가?
많이 힘들어 했다.(웃음) 그들을 보며 내가 그랬다. “지금 고생을 해도 결과의 열매는 달 것이다.” 솔직히 말하면 다른 스케줄이 많았던 (하)정우 빼고 다른 배우들은 시간이 많아서 훈련하는데 지장이 없었다.(웃음) 그 때 고생들을 많이 해서 좋은 결과가 나왔고 지금은 형 동생으로 잘 지내고 있다. 다행이 아직까지도 애들이 말을 너무 잘 듣는다.
특히 지석, 동욱, 재환의 캐릭터들은 배우들의 실제 성격과 달라서 놀랐다.
일부러 극중 재미를 위해 지석, 동욱, 재환이 모두 실제 성격과는 다르게 설정했다. 칠구역을 맡은 김지석은 <미녀는 괴로워>에도 나왔는데, 그 때 힘들게 촬영했는데도 불구하고 분량이 없어서 미안했었다. 그래서 이번에 내가 의리를 지킨 거라고 말할 수 있다. 동욱이는 숫기도 없고 말도 없어서 잘 할 수 있을까 했는데, 영화에서 보다시피 캐릭터를 잘 표현했다. 재환이는 연기에 있어서 두뇌회전이 빠른 친구다.
<미녀는 괴로워>를 빼고 두 작품 모두 남자들이 주인공인 영화다. 반대로 여자들만 주인공인 영화는 하고 싶지 않은가?
물론 하고 싶다. 손예진, 김하늘, 수애 등등(웃음) 디렉션에 있어서 좀 더 조심해야 하고 화도 잘 못 내는 점에 있어서는 여자배우보다 남자배우가 더 편한 건 사실이다. 그러나 큰 차이는 없다.
영화의 소재 특성상 스키점프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는데, 감독님이 보기에 스키점프 국가대표의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인가?
찢어진 운동복에 스폰서 하나 없이 자비로 출전하는 것이 가장 문제점이라고 볼 수 있다. 매니저, 안마사, 심리치료사 등등 인력자원도 부족하다. 안쓰러운 마음도 있지만 국가대표 선수들을 만나면 항상 현실적인 얘기를 해준다. “지금은 관심도 많아지고 스폰서도 생겼지만 오래가지 못 할거다. 그러니 항상 마음속으로라도 국가대표를 잊지 말고 열심히 해라.”고 말이다.
원래 심리치료사가 있나?
선수들에게 스키점프대는 공포의 공간이다. 잘못하면 큰 사고를 당할 수 있으니까 집중하고 딴 생각 못하게 외국은 점프대마다 선수들 바로 옆에 있다. 그들의 역할은 중요하다.
극중 스키점프장면을 효과적으로 촬영하기 위해 레드원이나 캠캣을 쓰기도 했는데 결과는 만족하나?
노력은 많이 했는데 마음먹은 대로 나오지 않아서 아쉽다. 수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촬영한 거라 애착은 가지만 다시 찍으라면 못한다고 거절할 것이다.(웃음)
스키점프 장면이 8번 나오는데, 전혀 지루함이 없었다. 각 장면마다 어떤 차별화를 두었나?
글쎄. 밥 같은 경우는 리더라 좀 더 의연하고 멋진 점프를 보여주고 싶었다. 흥철이는 다이나믹함과 스피드, 재복이는 우화하고 안정된 점프, 칠구는 넘어져서 할말이 없고(웃음), 봉구는 많은 기대를 갖게 만들고 나중에 안타까움을 노리는 점프를 보여주려 애썼다.
개인적으로 점프 장면에서 영상과 함께 음향이 주는 효과도 좋았다. 영화를 봤을 때 눈을 감고 그 쾌감을 느낄 정도였다.
뭔가 응축되었다가 폭파시키는 작용을 소리로 표현하고 싶었다. 사실 그 안에 F14소리가 들어가 있다. 가만히 들어보면 제트기 소리가 들린다. 처음으로 실제 스키 점프하는 소리를 들어보니까 제트기 소리하고 비슷했다. 거기서 믹싱팀이 아이디어를 내어 지금의 소리가 탄생했다.
<미녀는 괴로워>의 음악감독을 맡기도 한 이재학에게 이번 영화음악을 만들기 전 어떤 주문을 했나?
장면과 장면을 부드럽게 이어주고 그에 따른 테마곡을 하나씩 만들어 놓는 방식을 택했다. 결과물이 내가 주문한 것보다 100배 잘 나왔다.(웃음)
<해운대> <국가대표>의 흥행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8월에 개봉한 영화들이 스크린을 잡지 못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 문제는 자본주의논리에 입각해 생각해야 한다. 영화가 문화의 한 측면이기도 하지만 원래 목적은 돈을 벌기 위해 만든 것이다. 당연히 극장은 수익이 더 많이 나는 영화를 걸 것이다. 일주일에 5편이 상영한다고 가정했을 때 한 달 동안 40편이 상영된다. 이 많은 영화들 중 관객의 사랑을 받는 작품은 적다. 영화의 다양성을 위해 수익이 안 나는 영화를 걸라고 하면 극장 측에서는 힘든 일이다. <국가대표>가 뛰어난 영화는 아니다. 다만 시기상 영화 배급과 극장입장에서는 <해운대> <국가대표>가 잘 될 것으로 예상해서 극장에 장기적으로 상영했고, 결과도 좋았을 뿐이다.
영화가 예술성과 대중성을 함께 지녀야 하는 양면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이런 일들이 벌어진다고 생각하지는 않는가?
예술성과 대중성. 감독이라면 영화를 만들 때마다 생기는 딜레마이지만 극장이나 배급사에서는 그런 생각을 할 이유가 없다. CJ가 제작, 배급한 <해운대>가 계속 해서 CGV에 상영되는 건 극장측의 논리로서 당연한 일이다. 그 만큼 많은 돈을 들였기에 수익을 내고 싶어 하는 것이다. 내가 그 입장에 있다면 똑같이 그렇게 행동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한국 사회가 더 넓은 시야를 가지고 판단했으면 좋겠다. 2PM 재범 사건도 너무나 편협한 사고로 벌어진 일 아닌가? 결과적으로 문화적 다양성은 한쪽으로 치우친 생각 때문에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전작과 더불어 <국가대표>까지 계속해서 흥행을 하고 있다. 투자 받기 편할 것 같다.
그런 것 같다.(웃음) <오! 브라더스>때도 KM컬쳐 하고 같이 했는데, 그 때 제작비가 23억 5천만 원 들였다. 뭐 돈이 많이 들어가는 영화는 아니니까(웃음). <미녀는 괴로워>는 42억 들었고, <국가대표>는 73억 들었으니까 계속해서 배수로 올라가고 있다.
그럼 다음 영화는 100억?
부담은 가지만 그랬으면 좋겠다.(웃음)
할리우드 진출은 어디까지 진행되었나?
바로 가지는 않을 거다. 한국여자와 미국남자가 주인공인 로맨틱 코미디 영화를 준비하고 있는데, 지금은 시나리오 작업을 다시 하고 있는 상태다. 학교 선배님이기도 한 강제규 감독님 덕분에 좋은 기회를 얻었다. <오! 브라더스>때도 많이 신경 써주시고 이번 영화에서도 깜짝 출연도 해 주셔서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웃음)
3편의 영화와 더불어 앞으로 만들 영화를 통해 관객에게 전하는 중요한 메시지가 있다면 무엇인가?
인간이다. 3편의 영화를 통해 인간이 무엇인가에 대한 탐구를 보여주려 노력했다. 당연히 영화적 재미를 갖춰야 한다. 앞으로도 대중을 무시하지 않고 인간의 모습을 담은 영화를 만들고 싶다.
글_ 김한규 기자(무비스트)
사진_ KM 컬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