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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도 몰랐던 야누스의 얼굴을 드러내다 <파수꾼> 이제훈
파수꾼 | 2011년 3월 4일 금요일 | 김한규 기자 이메일


<친구사이?> 인터뷰 이후 거의 1년 만이다.
벌써 1년이 지났나? 시간이 정말 빠르다.

그 때 인연이 돼서 그런지 출연한 영화나 드라마를 볼 때마다 반갑더라.
(웃음)관심을 가져줘서 고맙다.

혹시 <방자전>에서도 나오지 않았나?
그걸 기억하는 사람이 별로 없는데. 맞다. 딱 한 컷 나와서 출연했다고 말하기가 좀(웃음).

<파수꾼>을 보고 내가 알고 있는 이제훈이 맞나 싶을 정도로 흡입력이 대단했다. 마치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에 출연했을 때 류승범의 날 것 같은 연기가 보여서 혼자 흠칫 놀래기도 했다.
(멋쩍은 표정을 지으며)너무 잘 봐주신 것 같은데.(웃음)

<파수꾼>에서 학교 ‘짱’인 동시에, 친구들의 우정을 중요하게 여기는 기태 역을 맡았다. 게이커플의 연애담을 그린 <친구사이?>의 석이 역과는 정반대되는 인물이다.
장편영화에서 주인공을 맡아 극을 이끌어가는 작품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무래도 분량이나 이야기가 많아 부담이 컸다. <파수꾼>이 독립영화다 보니 장르영화보다 많은 관객들을 만날 수 없겠지만, 앞으로 배우 생활에 있어 첫 발걸음 뗀다는 심정으로 열심히 연기에 임했다. 처음 시나리오를 받고 매력적인 캐릭터에 빠졌고, 하고 싶다는 욕심으로 가득 찼다. 막상 영화에 캐스팅됐을 때는 감독님이 원하는 기태의 모습이 잘 나오지 않아 난관에 부딪혔다. 영화를 찍는 동안 감독님이 준 당근과 채찍질을 번갈아 가면서 받았다.(웃음)

어떤 점이 그렇게 발목을 잡았나?
고등학생이라는 점과 일명 학교 ‘짱’이 갖고 있는 기존의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서 노력했다. 고민을 많이 했고, 감독님도 틀을 깨는 모습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주문을 했다. 근데 리딩 연습을 한 후 감독님이 너무 멋있게 대사를 하는 것 같다고 말하더라. 연기할 때는 몰랐는데, 그런 말을 들으니 당황했다. 이후에 캠코더로 찍은 모습을 보면서 연기를 조율해나갔다. 그 결과 상대방의 리액션에 따라 느끼는 대로 연기하는 법을 체득했다. 이번 영화를 통해 배운 건 각, 상황에서 느낀 것을 바로 연기에 담는 방법이었다. 예전에는 연기를 하기 전 이 장면에서는 어떤 표정을 짓고, 어떤 감정 상태를 유지해나갈 것인지를 미리 생각했다. 하지만 기태를 연기하면서 상대방이 전달하는 표정이나 행동을 보고 느껴지는 대로 솔직하게 표현했다. 그러니까 연기가 한층 더 좋아지더라.
캐릭터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감독님과 기싸움을 벌였다고 들었다. 얼굴에 뭘 바르거나 머리에 힘주지 말라고 해도 계속해서 고집했다고 하던데.
처음에는 기태의 강한 이미지를 보여주려고 노력했는데, 감독님에게 퇴짜를 맞은 거지.(웃음) 계속해서 서로의 의견을 공유하며 기태를 만들어 갔다. 이후 첫 장면을 찍는 날 연기를 보고 “이제 기태가 됐다”라고 말하더라. 내심 기뻤다.

그게 어떤 장면이었나.
중반부에 나오는 장면인데, 기태가 두 친구들에게 자신의 엄마 이야기를 들려주는 부분이다. 기태의 숨겨진 내면을 보여주는 중요한 장면이었는데, 그게 하필이면 첫 날 첫 촬영으로 찍었다. 처음엔 어떻게 연기할지 막막했다. 그래서 촬영 전 동료 배우들과 함께 리딩한 경험을 바탕으로 연기했다. 오케이 사인이 떨어지자마자 감독님이 눈물을 흘리고 있더라. 그 때 “이제 됐구나”하고 안심이 됐다. 이후 연기는 큰 문제없이 잘 해 나갔다.(웃음)

그 장면이 기태의 내면이 왜 상처투성이가 됐는지 알 수 있는 유일한 장면인데.
어려웠지만 그 장면을 찍고 나니 한 고비를 넘긴 느낌이었다. 분명 순탄치 않은 과정이었지만 첫 단추를 잘 끼워서 좋은 연기가 나온 것 같다.

아까도 언급했지만 촬영 중에 윤성현 감독이 많이 울었다고 얘기 들었다.
감독이라면 시나리오 상에서 중요한 장면이 영상으로 잘 구현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을 것이다. 아마도 모니터 상으로 배우가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여줬을 때, 스탭들의 호흡이 잘 맞아 좋은 결과물이 나왔을 때 감독님이 감동을 받았던 것 같다. 그래서 눈물을 흘린 거고. 하긴 나도 같이 울컥한 적도 있다.(웃음)

지금까지 얘기를 들어보니 예전보다 연기에 대한 욕심이나 강박이 없어지고, 연기가 자연스럽게 나올 때까지 기다린 것 같다.
물론 약간의 긴장감은 있었지만 그게 부담감으로 작용해 연기에 영향을 주지는 않았다. 연기를 하고 있을 때, 어떤 표정과 행동을 했는지 기억이 안 날 정도로 상대배우가 전달하는 느낌을 되 받아쳤다. 그러다 보니 어떤 식으로 연기했는지 생각이 나지 않더라. 모니터를 보고 확인할 정도였다. 분명히 연기할 때 계산적인 측면이 필요하다. 하지만 진정성을 바탕으로 솔직하고 진실한 연기를 했을 때 관객이 받아들이는 게 다를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밀고 나갔다.

액션 장면이 많다. 특히 영화에서 희준이로 나온 박정민씨를 많이 때리던데.(웃음)
(웃음)그 장면만 생각하면 정민이에게 미안한 마음이 먼저 든다. 기차역 공터에서 기태가 희준이의 따귀를 때리는 장면인데 그게 가장 어렵고 힘들었다.(웃음) 뭔가 강하게 때려야 하는데 잘할 수 있을까에 대한 두려움이 앞섰다. 근데 감독님이 한 번에 가야 한다고 하니까 더 부담이 되더라. 안 그러면 여러 번 때려야 한다고. 그 때 정민이는 이 사실을 몰랐다. 갑자기 슛 들어가고 따귀를 때리니까 놀라더라. 그리고 슬금슬금 뒷걸음질 쳤다. 계속해서 한 번에 가야한다는 감독님의 말 때문에 본능적으로 쫓아가서 계속 때렸다. 다행이 딱 한 번에 끝났다.
기자간담회 때 정민씨가 이 장면 때문에 응어리졌던 한을 토로하더라.(웃음)
정말 때리는 건 어렵다는 걸 새삼 느꼈다. 맞는 사람은 마음이라도 편하지, 때리는 사람은 두고두고 미안한 마음이 든다. 맞는 사람이 다리 쭉 뻗고 잔다는 게 맞는 말 같더라.(웃음) 이번 기회를 통해 정민이게 다시 한 번 미안함을 전한다.

몸으로 하는 액션과 동시에 말로 하는 액션도 세다. 거의 대사의 반이 욕으로 되어 있었는데, 정말 자연스럽게 잘하더라.
1984년생인데 그 당시 학교를 다닌 사람들은 영화에 나왔던 욕을 다 알거다. 그 시절에 애들끼리 주고받았던 은어와 욕을 써봤다. 근데 솔직히 말하면 기태가 욕을 하는 장면은 별로 없었다. 촬영하면서 욕을 하는 분량을 많이 줄였다. 그 대신 액션 분량을 더 넣었다.

하긴 욕은 동윤 역으로 나온 서준영씨가 더 많다.
그렇다.(웃음) 원래 시나리오 상에 욕이 더 많았는데, 아마도 준영이 덕분에 많이 줄은 것 같다.

기태 같은 인물은 교실에 항상 있었다. 남자 고등학교를 나온 사람들은 동감할거다. 일명 ‘뻑치기’라고 불렸던 동전치기도 나오고 말이다. 이런 것들로 공감대를 형성한 것 같다.
맞다. 우리나라 남자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한 영화인데, 남고를 나온 사람이라면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을 것 같다.

영화 내적으로 들어가 보자. 기태와 희준이의 오해가 시작되는 계기는 바로 보경이라는 인물 때문이다. 전형적인 삼각관계인데, 기태는 왜 희준이게 사랑보다 우정을 택했다고 진실을 말하지 않았을까.
만약 기태가 “보경이가 나를 좋아하는데 너 때문에 뿌리쳤어 임마”라고 했다면 그 말이 희준에게는 상처가 될 수 있겠다 생각했다. 이 말을 듣고 나서 희준이와 보경이가 잘됐다고 하더라도 희준이는 뭔가 꺼리는 부분이 있을 거라고 봤다. 실제 같은 입장에 처한다고 해도 기태처럼 보경이는 ‘희준이 너를 더 좋아한다’고 거짓말을 했을 것이다. 계속 잘해보라고 말이다. 그게 기태에겐 최선의 선택이라 생각한다.

동윤이와 기태 사이에서도 동윤이 여자 친구의 과거를 얘기해주면서 갈등이 조성되고, 끝내 서로 등을 돌리게 된다.
기태가 학교 ‘짱’이지만 동윤이와 희준이에게는 둘도 없는 ‘절친’이다. 그러나 갈등이 생기고 난 뒤 하지 말아야 할 말도 하고, 폭력까지 행사한다. 기태도 자신의 행동에 죄책감을 느끼고 힘들어한다. 우정을 지키기 위해 솔직하게 잘못을 인정하지만, 친구들에게 외면 받는다. 솔직히 고등학생들은 인간관계에 있어서 친구가 가장 중요하다. 그런 가운데 기태는 친한 친구들의 외면을 받고, 소통할 수 있는 사람들이 하나 둘씩 떠나가니 그 힘듦이 배가 된 거다. 그 빈자리를 가족이 채워주면 좋은데, 그럴 환경도 못된다. 영화에서 편집됐지만 기태가 동윤이와 싸우고 난 뒤 자신을 따르던 재호를 만나서 흠씬 때려주고 학교에서 깽판을 친다. 그리고 동윤이 집에 가는 장면으로 이어진다. 마지막 끈인 동윤이도 “그냥 너만 없었으면 돼”라는 말로 인연을 끊는다. 이런 이유가 합쳐지면서 기태가 자살을 결심하게 된 거라 볼 수 있다.
기태 때문에 문제가 커졌는데, 마지막 동윤이에게 버림받는 장면을 보고 나니 기태가 너무 안돼 보이더라.
그 장면 찍고 나서 또 감독님과 같이 울었다.(웃음) 기태가 겉모습은 의연했지만, 속은 사죄하고 싶고 괴로워서 울고 싶은 마음으로 가득 차 있었다. 영화를 보니 그 때의 먹먹함이 스크린에 잘 투영된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았다.(웃음)

제목을 연관지어보자면 기태는 세상의 위험에서 서로를 지켜주는 파수꾼이 되려고 노력했지만 끝내 극단적인 결단을 내리게 된다. 영화처럼 실제 자신을 위해 스스로 파수꾼이 되었던 적이 있는지 궁금하다.
지금도 그렇지만 부모님의 반대에도 연기를 선택했을 때가 자신을 위한 파수꾼이 되었던 적이라 말할 수 있다. 이 길을 선택했지만 매번 흔들린다. 처음에는 하고 싶어서 시작한 건데, 배우면서 정말 내가 연기를 잘하는 걸까라는 의구심이 든다. 재능에 대한 의구심 말이다. 또한 경제적 어려움도 크다. 무대를 서보고 주변의 선배들을 보니까 연기만 해서 먹고 사는 건 힘들더라. 정말 이 모든 것을 극복하고 잘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근데 단순하게 연기만 해도 잘 살 수 있을 거라는 다짐을 하고, 새로운 학교에 들어가 연기도 배웠다. 지금은 또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평가받고 싶다. 작품을 접하고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으면 하는 욕구도 있다. 앞으로 생길 장애물이 많겠지만 분명 계속해서 연기를 할 거다. 그게 배우로서의 숙명인 것 같다.

거의 인터뷰 말미에 나올 대답 같은데.
너무 앞서 나갔나.(웃음)

아니다. 그만큼 배우가 가져야 할 고민을 털어놓은 거니까.
연기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해야 하는데, 이상하게도 이런 고민을 먼저 하게 된다.(웃음) 이번 VIP 시사회 때 많은 감독님들이 보러 올 줄은 몰랐다. 그래서 더 당황스러웠다. 연기가 아직 많이 부족한데, 평가가 절하되는 건 아닐까라는 걱정이 앞서더라.(웃음)

다른 장편영화와 비교가 안 되는 5000천만 원의 초저예산 제작비로 어려운 촬영여건도 있었겠지만, 뭐니 뭐니 해도 추위와의 싸움이 가장 힘들었겠다.
(손을 절래 흔들며)어휴 정말.(웃음) 영화를 보면 솔직히 추위를 느낄 수 있는 장면이 별로 없지만, 실제 배우들은 고행의 연속이었다. 와이셔츠에 비쳐서 기태의 폼이 떨어질까 봐 내복도 안 입었다. 근데 지금에 와서는 바지는 입을 껄 하는 후회가 된다.(웃음) 계절적으로 애매모호한 게, 극중에서 동윤과 희준에게는 겨울이 현재인데, 기태는 이미 과거의 사람이라 계절적인 설정이 여름이나 가을이었다. 그런데 입김 나오는 겨울에 찍었으니.

추위와 함께 또 다른 고생은 흡연이라 들었다. 담배를 피우다 응급실에 실려 갔다고.
이 작품을 통해 담배를 처음 배웠는데 흡연자인 동료들에게 가르침을 많이 받았다. 작품이후로 중독이 되진 않았지만 가끔 생각은 난다. 그리고 멤버들 모이면 가끔씩 핀다.(웃음) 담배를 계속 피운 것도 있지만, 날씨가 워낙 추웠고 바닥도 차가웠다. 그래서 ‘픽’ 하고 쓰러져서 응급실로 간 거다.
도대체 얼마나 피운 건가?
열 개비는 아니었는데, 처음이라 그냥 마구 피운 게 화근이었다. 그게 여파가 컸다. 엑스레이도 찍고 응급실 갔는데 참 부끄럽더라.(웃음) <파수꾼>을 찍기 전까지는 담배에 대한 로망이 있었는데, 지금은 싹 사라졌다.

흡연을 전수해줬던 동료들과의 호흡은 어땠나? 셋 중 가장 나이가 많아서 잘 챙겨줬을 것 같은데.
제일 나이가 많은데도 이끌어주는 역할을 잘 못해줬다. 오히려 동생들이 잘 챙겨줬지. (동생들이)연기를 잘 할 수 있게 배려를 해줘서 연기에 도움이 많이 했다. 촬영 전 리딩도 같이 하면서 합을 맞췄는데, 두 달 정도 프리 프로덕션 기간이 길어서 그런지 촬영에 들어가서도 헤매지 않고 호흡을 잘 맞춘 것 같다.

윤성현 감독이 예산이 적으니 한 번에 가는 게 좋겠다는 주문을 미리 했었나?
그건 아니다. 일단 디지털로 찍어서 부담은 없었다. 다시 또 찍으면 되니까. 하지만 첫 테이크나 두 번째 테이크에 가는 게 가장 좋다고 감독님, 배우들과 의견을 맞췄다. 같은 장면을 반복해서 찍은 적도 있었는데, 첫 연기가 가장 신선하고 좋더라. 그래서 대부분 첫 테이크를 썼고, 그래서 배우들도 준비를 더 많이 해갔다.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다. 기태가 중학교 아이들이 담배를 피운다는 얘기를 즐겁게 하다가, 갑자기 재호를 끌고 가서 “희준이랑 어떤 얘기를 했어”라며 몰아치는 부분이다. 그 때 기태의 살기가 느껴지면서 보이지 않던 양면성이 제대로 드러나더라.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장면이다. 아마도 관객들이 기태라는 인물이 어떤 사람이라는 것을 단번에 알 수 있는 장면이라 생각된다. 그 장면이 롱테이크였는데, 모니터를 보고 확인했을 때 나 자신도 섬뜩했다. 기태의 모습을 숨죽이면서 볼 수 있는 장면이 아닐까 생각된다.

<파수꾼>을 마친 후 드라마 <세자매>를 찍었다. 영화와는 달랐을 텐데, 잘 적응했나?
드라마는 처음이었다. 계속해서 영화를 하다가 드라마를 찍으니 처음에는 잘 적응하지 못했다. 특히 스튜디오 안에서 기본적으로 카메라가 세 대였는데, 그 공간에서 큐 사인을 받고 연기하니 부자연스럽더라. 영화는 한 장면을 찍기 위해 감독님, 스탭들 함께 어떻게 찍을까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는데, 드라마에는 합이나 계산은 미리 되어있다. 배우들만 연기를 잘 해서 펼치면 되는 건데 그게 어려웠다. 카메라는 돌아가는데, 인지도 잘 못했다. 그 대신 순발력과 테크닉을 많이 배웠다. 드라마는 빨리 찍어 보여줘야 하기에 배우의 입장에서 힘들지만, 시청자들은 결과물로서만 받아들이니까 어떻게 해서든 최선의 연기를 보여줘야 했다. 앞으로 드라마를 찍는다면 잘 해낼 자신이 있다.(웃음)

부모님 반대에도 무릅쓰고 연기의 끈을 놓지 않았다. 그동안 단편영화와 독립영화를 찍으면서 자신만의 커리어를 쌓아왔는데, 가장 힘이 됐던 건 무엇인가.
그동안 운이 참 좋았다. 큰 스크린에서 관객과 마주할 순간을 꿈꿔 왔는데 그게 현실로 이뤄졌다. 물론 아직까지 연기 실력이 좋지는 않다. 나의 실력으로 여기까지 온 것도 아니고. 주위 많은 분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연기를 계속하지 못했을 것이다.
<파수꾼>에 이어 장훈 감독의 신작 <고지전>으로 많은 관객들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고지전>에서는 젊은 중대장 신일영 역을 맡았다. 지금까지 출연작 중 가장 큰 예산이 들어간 작품이다. 스크린 수도 많고, 그만큼 사람들을 많이 끌어 모을 수 있는 영화다. 그래서 수많은 대중들이 내 연기를 보고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영화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기대도 크고 부담감도 적지 않다.

촬영은 끝났나? 신하균, 고수, 류승수, 고창석 등 선배들과 호흡은 어땠나?
작년 9월 초부터 찍었는데, 10일 날 모든 촬영이 끝난다. 거의 반년 동안 촬영했고 120회 차 정도다. 고생도 많이 했는데, 많은 선배들과 함께할 수 있다는 사실이 정말 좋았다. 특히 선배들과 사적인 얘기까지 나눌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신기 했다. 그리고 류승수, 고창석 선배는 분위기 메이커라 항상 즐겁게 해줬다. 7월 개봉 예정인데, 잘 나왔으면 좋겠다.

배우로서 아직까지는 보여준 것보다는 보여줄 것이 많다고 본다. 중요한 건 이것을 어떻게 끌어내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잠재력을 끌어내려고 어떻게 노력하나?
일단 많이 본다. 영화를 굉장히 좋아해서 많이 보고 배우와 감독들의 인터뷰도 많이 본다. 그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연기를 하는지 공부한다. 그리고 돌아다니면서 사람 구경을 많이 한다. 관찰을 하면서 뭔가 와 닿는 게 있으면 메모해서 연기에 적용하기도 하고. 영화를 볼 때 배우를 유심히 본다. 좋은 연기를 보여주는 배우를 보면 빨리 좋은 연기를 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긴다.

앞으로도 그 욕심을 원동력 삼아 “폭풍 성장”하기 바란다.
폭풍 성장, 그거 좋다.(웃음)

2011년 3월 4일 금요일 | 글_김한규 기자(무비스트)
2011년 3월 4일 금요일 | 사진_권영탕 기자(무비스트)     

1 )
adew82
아직 많이 알려지진 않았지만 기대되는 배우인 것 같아요. 앞으로 정말 폭풍 성장하는 모습 지켜볼게요.^^   
2011-03-17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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