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 65세 최고령 은행 강도단의 이야기를 담은 <육혈포 강도단>이 지난 주 3위에서 2위로 역주행 하는 의외의 선전을 보였다. 관객 감소율이 거의 없는 것도 짚어 줄 대목. 영화는 주말동안 23만 6,918명을 동원, 개봉 첫 주 24만 3,031명과 거의 비슷한 관객 동원력으로 장기 흥행의 불씨를 살렸다. 할머니들 대단하다 싶다.
지난 주 박스오피스에서 1위를 차지했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셔터 아일랜드>는 21만 8,246명을 동원, 누적관객수 72만 8,273명으로 3위로 내려앉았다. 전주 2위였던 조니 뎁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역시 19만 8,600명, 누적관객수 203만 2,675명으로 두 계단 하락한 4위를 차지했다. 그러고 보면 두 영화는 많은 게 닮았다. 명감독과 명배우가 콤비를 이룬 작품이라는 점이 그렇고, 미국과 한국의 박스오피스의 정상을 찍었던 작품이라는 점도 같은데, 두 콤비들이 각각의 작품으로 최고의 오프닝 수익을 기록했다는 것도 닮았다. 영화를 본 관객들의 호불호가 명확하게 갈린다는 것 역시 빼 놓을 수 없는 공통점이다.
이 가운데 기대를 모으며 출발했던 유지태, 윤진서의 <비밀애>는 개봉 첫 주 7만 여명을 동원하는데 그치며 5위에 머물렀다. 두 배우가 <올드보이> 이후 7년 만에 만나 ‘금기된 사랑’을 나눴지만, 관객들은 그들의 사랑에 심드렁했다. 개봉 전 이슈가 됐던 윤진서의 파격 노출도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이지는 못했다. <비밀애>의 흥행 운명은 첫 주부터 불행으로 기울어지고 말았으니, 운명의 결과가 너무 빨리 결정돼 심심한 면이 없지 않다.
이어 세상을 지배하려는 악마 군단에 맞서는 영웅이자 퇴마 전사인 솔로몬 케인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솔로몬 케인>이 개봉 첫 주 6위에 올랐고, 송강호 강동원의 <의형제>가 뒤를 이었다. 이번 주 박스오피스에서 눈여겨 볼 건, MBC 명품 다큐멘터리를 스크린으로 옮긴 <아마존의 눈물>의 약진이다. 전국 37개 스크린에서 개봉한 <아마존의 눈물>은 총 3만 302명의 관객 동원력을 보이며 개봉 첫 주만에 손익분기점인 3만 명을 넘어섰다. 순위로는 8위. 이로써 <아마존의 눈물>은 브라운관에 이어 스크린에서도 대박을 쳤다.
● 한마디
미국에서 외면한 <그린존>, 한국에서는 1등! 왜 미국산 소고기 생각이 나우? + <아마존의 눈물> 순익분기점 돌파. 잘 만든 TV프로 하나, 열 영화 안 부럽구나.
2010년 3월 29일 월요일 | 글_정시우 기자(무비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