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제천국제음악영화제 때 처음 봤고, 그 때 이후로 편집이 달라졌다고 해서 언론시사 때 봤다.
어떤 면이 달라졌던가?
음……(한참을 생각하더니), 사실 제천에서 본지 1년 반이 지나서 기억이 잘 안난다. 하지만 달라졌다는 건 알아봤다.(웃음)
기자간담회 때 연주 장면이 조금 변했다고 했는데, 그 장면이 달라진 게 아닌가?
아니다. 2~3초 정도 음지가 안 맞았던 적이 있긴 했지만, 오히려 자연스럽게 잘 나왔다. 그거 외에는 달라진 게 별로 없었다.
<춤추는 동물원>은 인디음악계에서 유명한 한희정과 몬구가 출연했다는 것만으로도 관심을 모은 작품이다. 실제 부부인 김효정, 박성용 감독이 영화에 출연하자고 제안했을 때 어땠나?
처음부터 시나리오가 없는 상태였다. 감독님은 각자의 연애담을 얘기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시나리오를 완성하자고 했다. 시나리오 작업부터 참여할 수 있어서 좋았지만 직접 영화음악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이 더 마음에 들었다.(웃음) 만약 음악 하는 여자 캐릭터가 있는데 출연해보지 않겠냐는 말을 들었다면,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했을 거다. 근데 이 영화는 달랐다. 연기도 하고 음악도 만들 수 있다는 점에 끌렸다.
제5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에서는 유독 인디가수들이 나온 영화들이 많이 상영됐다. 다른 영화가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만들어졌는데 반해 <춤추는 동물원>은 극영화 형식으로 구성됐다. 연기를 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겠다.
처음엔 연기보다 음악작업이 재미있을 것 같아서 참여했는데, 막상 첫 촬영에 들어갈 때 많이 어색했다. 스스로 카메라 앞에서 연기를 처음 해보니 몸이 안 따라주더라.(웃음)
첫 촬영이 음악 학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장면이었다고 들었는데, 감독의 제작일지를 보니 많이 어색했다라고 쓰여 있더라.
(웃음)감독님은 그 장면을 통해 희정이가 이런 저런 일들을 겪지만 레슨을 통해 생계를 유지하고, 감정의 기복과는 상관없이 자신의 일을 잘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했다. 근데 사실 실제 레슨을 할 때는 그렇게 사무적으로 얘기하지 않는다. “야! 똑바로 안해!”라고 소리를 지르면서 가르치지.(웃음) 더욱이 차분하게 감정의 표현이 없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그래서 더 어색했다.
막상 얘기할 때는 너무 재미있게 했다. 서로 “어떻게 그럴 수 있니”라고 맞장구도 치면서.(웃음) 부담 없이 한 달 동안 만나서 편하게 얘기를 했는데, 막상 시나리오에 연애 경험담이 적혀있는 걸 보니, 과연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섰다. 그냥 별 생각 없이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마음으로 그냥 있었는데, 역시 촬영 날 감정을 다스리기가 힘들었다. 최대한 마음을 안정시키고 연기에 임했는데, 그 때 감독님이 “희정씨! 그것보다는 더 슬퍼야 하지 않아요?”라는 말을 하는 순간 눈물이 뚝뚝…. 촬영을 하지 못할 정도로 울었다. 감독님은 경험담이라는 것을 아니까 조심하다가 욕심이 생겨서 그런 말을 했는데 눈물이 났던 거다.
그래서 촬영은 어떻게 됐나?
이후 연기가 하기 싫어져서 그냥 있는데, 촬영을 하기 위해 억지로 현장에 끌려갔다. 근데 눈물을 하도 흘려서 얼굴이 말이 아닌 거다.(웃음) 결국 그 장면은 다음날 다시 일어나서 촬영을 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 장면의 사운드는 눈물을 흘려서 촬영이 중단된 날 담은 거라고 하더라. 감독님은 목소리의 감정이 잘 녹아들어서 버릴 수 없었다고 했다. 근데 이번 개봉 버전에는 편집됐다.(웃음) 어쩌면 다행이다.
첫 상대배우로 잘생기고 멋진 상대배우를 꿈 꿨을 것 같은데, 그 주인공이 다름아닌 그룹 ‘몽구스’의 멤버인 몬구였다. 약간은 실망감도 있었을 것 같다.
‘몽구스’라는 그룹은 알고 있었고, 물론 몬구씨의 존재도 알고 있었다. 솔직히 몬구씨는 이상형과 거리가 멀다.(웃음) 그래서 촬영 때 감정이입이 될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앞섰다. 하지만 이야기를 많이 나누고 같이 연기 호흡을 맞춰보니까 보이지 않던 매력이 느껴지더라. 워낙 유쾌한 사람이라서 재미있게 촬영했다.
둘 다 음악을 했기 때문에 연기에 대한 어려움이 컸을 것 같다. 따로 연기수업을 받았다고 들었다. 감독의 제작일지를 보니까 점차 나아지는 둘의 연기에 의욕을 느꼈다고 하던데.
처음에는 자포자기했다.(웃음) 감독님이 가장 많이 힘들었을 거다. 그렇다고 좋은 연기를 끌어내기 위해서 일부러 테이크를 여러 번 가지는 않았다. 많아야 한두 번. (머리를 갸우뚱하면서)아닌가? 그렇게 기억하고 싶은 건가.(웃음)
영화의 초반부는 손을 가만히 놔둘 수 없을 정도로 오글거렸다.
구체적으로 어떤 점이 그랬나?
극중 준수(몬구)가 어쩔 줄 몰라 하면 머리를 긁적인다던가, 뒷목을 감싼다던가 하는 행동들이 약간은 부담스러웠다. 또한 준수와 희정(한희정)이 동물원에서 처음 만나고 홍대에서 헤어질 때 “잘가요! 안녕!”이란 대사를 하면서 웃는데, 왠지 낯 뜨겁더라.(웃음)
둘 다 평소에 자주 그런다.(웃음) 아마도 첫 만남의 설렘을 표현하기 위해 연기한 것뿐이다. 절대 발연기라 보면 안 된다.
서로 연기할 때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무엇이었나?
몬구씨는 화내는 걸 어려워했다. 원래 몬구씨가 참 착하다. 화를 내는 장면인데도 그런 자신을 되게 어색해했다. 근데 촬영이 끝나갈 무렵, 내 앞에는 화를 너무 잘 내는 다른 남자가 있더라.(웃음) 나 또한 웃는게 가장 힘들었다. 그 당시에는 많이 힘든 상태였다. 시나리오에는 헤어진 지 얼마 되지 않은 연인과의 이야기도 있고, 그 얘기를 또 반복해야하는 점이 괴로웠다. 그 때는 어떻게 웃어야 되는지 모르겠더라. 그 감정을 갖고 영화를 촬영한다는 게 너무 어색했다. 다행히 장난기 많은 몬구씨가 많이 웃겨줬다.
이번 작업은 처음 해보는 거라서 재미도 있었던 동시에 힘든 점도 많았다. 특히 재미있었던 건 하나의 상황을 서로 다르게 생각하고, 그 시각의 차이로 다른 느낌의 음악이 나온다는 것이다. 그 반대로 힘들었던 점은 역시 의견충돌이었다. 하지만 예전에 팀 활동을 하면서 그런 충돌을 완화하는 것을 미리 경험해 봤기 때문에 많이 힘들지는 않았다. 이번 기회에 다른 누군가와 작업을 할 때의 재미를 새삼 느꼈다.
이번 영화에서 상대배우인 몬구와 같이 작업한 곡이 몇 곡정도 되나?
연인이 된 둘의 느낌을 표현한 ‘어디라도 좋아’와 극중 둘의 합주 녹음 때 나오는 ‘코스모스’가 있다. 근데 시나리오가 완성되고 음악을 만드는 시간이 촉박해서 좀더 완성도 있는 음악을 보여주지 못한 게 아쉽다. 한 예로 영화의 엔딩 크레딧에 나오는 ‘바람이 우리를’은 원래 ‘몽구스’ 3집에 있는 음악이다. 그 때 감독님이 마지막 엔딩곡으로 몽구스의 ‘바람이 우리를’ 같은 음악이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작업할 시간도 없어서 그 음악을 썼다.(웃음)
얘기를 들어보니 촬영스케줄이 많이 빡빡했나보다.
진짜 힘들었다. 음악은 혼자서 작업을 하니까 하고 싶을 때 하는데, 영화는 하기 싫어도 해야 되니까 피곤하고 점점 몸이 아팠다.(웃음) 정말 20시간 촬영하고 2시간 자고, 또 일어나서 촬영하는 강행군이었다. 그래서 끝내는 난생처음으로 응급실에 갔다. 편도가 부어서 말을 아예 못했다. 몸살 기운이 있는 상태에서 몸이 쉬지 못하고 촬영을 하니까 무리가 온 거다. 그래서 주사 맞고, 링거 꽂고 두 시간 정도 쉬었다. 근데 열 좀 내리니까 곧바로 촬영장에 가야만 했다. 정말 영화하는 사람들은 독하다.(웃음)
이런 일을 겪다보니 왜 영화를 한다고 했을까 후회를 많이 했을 것도 같다.
하도 힘드니까 몬구씨랑 “우리 열심히 해요! 열심히 합시다!”라는 말로 서로 최면을 걸어주기도 했다.(웃음)
극중 키스신을 빼놓을 수 없다. 정말 빨리 찍었다고 하던데.
사실 어떻게 했는지 기억이 안 난다. 왜 그런 거 있잖나! 시험 볼 때 벼락치기 하면 그 다음날 공부했던 게 생각 안 나는 것처럼 말이다.
그 당시 서로 연인이 있는 상태라서 많이 조심스러웠다고 들었다.
기자간담회 때도 얘기 했지만, 정말 그 때 철두철미한 경계 속에서 키스신을 찍었다, 각자에게 연인이 있었기 때문에 조심스러웠다. 특히 남자보다는 여자의 직감이 무섭다라는 걸 다시 한 번 알게 되었다. 키스신을 찍는 날 몬구씨가 얘기를 안했는데도 여자 친구는 이미 알고 있었다더라. 생각해보면 둘 다 영화를 위해서 고생 많이 했다.(웃음)
공동연출을 맡은 두 감독님이 부부잖나. 10년 연애하고 얼마 전에 결혼을 했는데, 이번 영화를 통해 자신들의 이야기를 넣고 싶었나 보다. 영화가 음악으로 바뀐 것 빼고는 두 감독님들의 연애담도 많이 들어갔다. 같은 직종에서 일을 한다고 꼭 힘든 점만 있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예전에 음악 하는 사람과 연애를 했었지만 서로의 작업에 대한 조언도 많이 해주면서 도움이 많이 되었다. 물론 같은 팀을 이뤄서 음악을 했다면 정말 많이 싸웠을 거지만.(웃음)
영화의 절정 부분을 꼽으라면 바로 차안에서의 말다툼 장면이다. 둘 다 격한 감정을 드러내야 했는데, 어려운 점은 없었나?
그때가 병원에서 나온 후 바로 찍은 장면이다. 체력에 의심을 해본 적이 없었는데, 이번 영화를 통해 저질 체력이란 걸 깨달았다. 그 만큼 몸이 아프니까 기분도 좋지 않았다. 한편으로는 그 장면을 찍기에 최적의 상태였다.(웃음) 정말 출처를 알 수 없는 짜증과 괴로움이 온 몸에 표현됐으니까. 이어서 촬영한 게 차밖에 나와 주저앉아서 엉엉 우는 장면이었다. 정말 한 번에 ‘탁’하고 무너져 내리는 모습을 보여줘야 했는데, 몸이 힘들다 보니 너무 잘 나왔다.(웃음)
그래서 뺨을 그렇게 시원하게 때렸나?(웃음)
처음에는 한 번에 끝내려고 마음먹었다. 있는 힘을 다해서 180도 스윙을 날렸다.(웃음) 근데 감독님이 다시 가자고 하더라. 아무래도 욕심이 생기니까 조금 더 하면 더 좋은 게 나올 꺼라 생각하고 말한 것 같다.
마지막 부분에서 곡을 완성하고 녹음을 한다. 그 이후 영원한 이별을 하게 된다. 물론 연기이지만 가슴이 아팠을 것 같다.
편집이 되기는 했지만 극중 레코드점에서 각각 희정과 준수의 CD와 둘이 만든 CD를 보는 장면이 있다. 처음에 희정은 자신의 CD를, 그 다음에는 준수의 CD를 보고 나온다. 이후 마지막에 완전히 이별을 하고 나서 둘이 같이 만든 CD를 들고 나온다. 시나리오 상에는 눈물을 흘린다는 지문이 없었는데, 그 장면을 찍으니까 저절로 눈물이 나오더라.
새로운 앨범인 ‘잔혹한 여행’이 나온 지 두 달 정도 됐다. 처음으로 밴드와 함께 작업을 했는데, 남다른 느낌이 있을 것 같다.
항상 밴드를 하고 싶었지만, 기회가 안 되서 혼자 했었다. 그런 와중에 마음도 잘 맞고, 실력도 좋은 밴드와 함께 작업할 기회가 와서 앨범을 만들었다. 예전에는 혼자서 모든 걸 했기 때문에 쉬웠던 작업이 밴드와 함께 해야 했기 때문에 어려움이 많았다. 때때로 아쉬움도 많았지만 좋은 작업으로 기억된다.
곡을 만든 상태에서 앨범이 나오기 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하던데.
곡은 한 1년 전에 완성된 상태였고, 6개월 정도 합주하면서 좀 여유롭게 작업을 하려고 마음을 먹었다. 보통 세션이 녹음을 들어가면 그 자리에서 곡을 처음 듣는 경우가 많다. 그러면 즉흥적인 느낌이 나지만 완성도가 떨어진다. 이번에는 잘 짜인 밴드의 느낌을 내고 싶었기 때문에 일주일에 두 번씩 만나서 작업을 했다.
예전에 나를 보고 여행 같은 사람이라고 말한 사람이 있었다. ‘여행 같던 사람 눈부신 날에 나를 떠나가네’라는 가사가 있는데, 그 사람의 말이 생각나서 가사를 썼다. 그 당시 곡은 이미 나왔었고, 이 멜로디에 어떤 이야기를 할까 하고 찾고 있었던 찰나였다. 써보니 멜로디와 잘 어울려서 완성한 곡이다.
앨범 재킷도 그렇지만 인터뷰 사진이나 영상을 봐도 눈에 확 띠는 색상의 옷을 입지 않는다. 원래 하얀색이나 검정색을 선호하는 편인가?
항상 모노톤을 입는다. 정말 가끔 아주 가끔은 색이 들어가는 옷을 입는다. 얼마 전 난생 처음으로 분홍색 스웨터를 오랜만에 샀다.(웃음) 정말 그런 경우는 드물다. 앨범 재킷에서도 하얀색과 검은색 계열의 옷을 입었는데, 별 의미는 없다. 그냥 깔끔해서.(웃음)
1집 ‘너의 다큐먼트’에 수록된 ‘브로콜리의 위험한 고백’을 <어쿠스틱>에서 신세경씨가 불렀다. 원곡을 만든 사람으로서 평점을 매긴다면?
평점을 내릴 수 없을 정도로 느낌을 잘 살려 불렀다. 영화는 직접 극장에서 보지는 못하고, <어쿠스틱>을 만든 유상현 감독님이 준 디스크로 봤다. 신세경씨가 너무 노래를 잘 해서 왠지 뿌듯한 느낌도 들었다. 내가 만든 노래를 잘 불러줘서 너무 좋았다. 코드에 맞게 기타도 잘 치더라. 만약에 기타를 폼으로 쳤으면 짜증났을 건데, 곡의 느낌을 잘 살려줘서 한편으로 고맙게 생각한다.
음악을 듣고, 사진이나 영화를 봤을 때 바로 차갑다는 느낌이 먼저 든다. 뭐랄까? <신세기 에반게리온>에 나오는 ‘레이’처럼 말이다.
맞다. 정말 말 없고, 냉정해 보이고, 다가가기 어렵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원래 그렇다, 차분하고 말없고.(웃음)
그래서 홍대 여신이란 수식어도 붙은 게 아닐까?
그럴 수도 있다. ‘홍대 여신’이란 수식어도 좋지만 좀 부담이 간다. 그냥 ‘희정이 형’이라고 불러줬으면 좋겠다. ‘희정이 형’ 좋지 않나!(웃음)
이제 장편영화를 찍은 배우인데, 평소에 영화는 자주 보는 편인가?
영화를 좋아하니까 자주 보려고 노력한다. <봄날은 간다>와 비슷한 작품을 좋아한다.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이나 <클로저>처럼 남녀 간의 사랑이야기면서 뭔가 여운을 남기는 영화가 끌린다.
기자간담회 때 은근히 차기작을 기다리고 있다는 의미가 담긴 말을 했다. <춤추는 동물원> 이후 혹시 러브콜은 없었나?
왜 2년 동안 차기작이 안 들어오는 걸까?(웃음) 그 때 이후로 단편 영화는 몇 편이 들어왔다. 만약에 이번 영화처럼 음악을 하는 캐릭터가 아니라도 정말 해보고 싶은 캐릭터가 있다면 할 것 같다. 개인적으로 지구의 종말을 그리는 영화를 좋아하는데, 기회가 된다면 <우주전쟁> 같은 영화에 출연하고 싶다.
<우주전쟁>의 결말이 너무 좋다. 취미가 봤던 영화 또 보기인데, <우주전쟁>은 한 5번 정도 봤다. 근데 문뜩 결말에 대해 다른 사람들의 생각이 궁금했다. 찾아보니 그 영화를 다들 싫어하더라. 어떤 사람은 외계인들을 모아놓고 핵을 떨어뜨리는 결말을 원해서 놀랐다. 너무 파괴적이고, 폭력적이지 않나? 우리보다 더 발달된 문명을 갖고 있는 외계인들을 어떻게 무력을 이길 수 있겠나! 영화를 보면 인간을 위협하는 적은 외계인이 아니라 인간이다. 이런 영화를 보면서 우리의 추악한 면을 직시하게 만든다. 그래서 이런 영화를 좋아하는 것 같다. 만약 이런 영화에 출연하라고 하면 두 번째 죽는 여자 역할 정도는 해보고 싶다.(웃음)
첫 번째도 아니고 왜 두 번째인가?
첫 번째는 나오자마자 죽으니까 너무 싫고, 두 번째 정도 죽는 여자가 딱이다.(웃음) 그러다가 잘 되면 세 번째, 네 번째 죽는 여자 역할을 맡아서 점점 영화 분량이 많아질 수도 있지 않을까?
배우로서 영화에 참여하게 되었는데, 음악과는 어떤 차이점을 느꼈나?
모든 작품이 그렇지만 처음에 생각했던 것이 온전한 결과물로 나오지는 않더라. 물론 우리가 명작이라고 말하는 다수의 영화도 애초에 감독이 의도한대로 나오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런 의외성이 매력이라 볼 수 있다. 음악은 기껏해야 3~4명이 나오는데. 영화는 정말 많은 사람들이 만든다. 그 사람들이 하나의 프로젝트를 위해 모여 있고, 노력하는 모습이 매력적이었다. 원래 개인주의적이고, 폐쇄적인 성격이라 그런 작업을 잘 못할 꺼라 생각했는데, 의외로 많은 분들이 도와줘서 영화를 잘 찍은 것 같다. 이번 기회를 통해 새로운 면을 발견했다.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나?
일단 크리스마스 날 타루씨와 함께 공연을 앞두고 준비 중이다. 그게 끝나면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다. 친구들과 수다 떨고, 영화도 보고, 노래도 부르고 말이다. 그러다 좋은 영화 있으면 출연도 하고.(웃음)
2010년 12월 3일 금요일 | 글_김한규 기자(무비스트)
2010년 12월 3일 금요일 | 사진_권영탕 기자(무비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