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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작정 접선] 무협좀비호러 <야차> 준비 중인 류승완 감독
2007년 6월 18일 월요일 | 서대원 기자 이메일


인터뷰 하자고 졸라서 미안하다.
근데, 사실 할 말이 그리 많지 않다.

어느 정도 예상하고 왔다.
개봉 전까지는 정보를 제한하고 싶을 뿐이다. 영화를 가지고 얘기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상황이니 엉뚱한 애기들이 많아 질까봐 좀 부담된다. 알다시피 영화 보기 전 정보들이 과포화상태가 되면, 말이라는 게 그렇듯, 원래 사실과는 다른 방향으로 흐르는 경우가 많잖나? 그게 두려운 거다.

인터뷰 하자고 전화했을 때 시쳇말로 말이나 들어보자! 뭐 그런 마음이었다. 안 되면 어쩔 수 없는 거고. 여하간 귀한 시간 내줘 고맙다.
어차피 이렇게 된 거 낚시질에 최선을 다하자! (웃음)

사무실이 이사했다고 해서 어수선할 줄 알았는데 아주 깔끔하다.
한 달 정도 됐으니 웬만한 건 다 정리정돈이 된 상태다. 그리고 여기가 전 동네보다 좋은 게 6시 이후가 되면 굉장히 조용하다. 간간이 들리는 노래방 소리 외에는. 밤에 작업할 때 집중할 수 있어 아주 딱이다.

주로 이 공간에서 작업을 많이 하나?
집에서 하거나 여기서 한다. 어디 돌아다니는 걸 별로 안 좋아한다. 정말 막판에 뭐 해야 되겠다 싶을 때는 팀 짜서 어딜 들어가기도 하는데 주로 사무실에서 일하는 편이다.

영화 준비는 어떻게 돼 가고 있나?
아직 대본이 완고가 되지 않은 상태라 글 수정하고 이것저것 준비할 것들을 생각중이다. 밤에는 DVD 보고.

DVD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미국드라마와 관련해 한 말이 꽤 있더라! 미드 광인가?
아니다.(웃음) 난 <롬>밖에 본 게 없다.

그럼 어떻게 된 건가?
미드 열혈 팬도 아닌데 자꾸 물어보고 말을 하라고 하니까 본의 아니게 그렇게 됐다. 결정적으로 우리 집은 TV가 나오지 않는다. 연결을 안 해 놨다. 다운 받는 것도 싫어하고. 물론 어떻게 받는지도 모른다.

집에서 보는 게 DVD 밖에 없는 거네!
그런셈이다. 요즘은 DVD로 옛날 영화들 본다. 어제는 하워드 혹스,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영화 봤고.

케이블 채널에서 당신과 최동훈 감독과 함께 출연해 찍은 공익광고스런 ‘한국영화의 힘!’ 그것도 못봤겠다.
당연 못 봤다. (웃음) 감독조합기금 마련 차 한 건데 어떻게 잘 나왔나?

역동적이고 위트 넘치게 잘 나왔더라!
다행이다. 사실 얼마 전 내가 찍은 리쌍의 뮤직비디오도 아직 못 본 상태다

드라마 연출 제의도 받았다고 하던데.
아! 몇 번 있긴 있었다.

구체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게 뭐 있나?
내가 TV를 안 본 지가 2~3년 돼서 방송메커니즘의 호흡을 잘 모른다. 물론, <여명의 눈동자> <장길산> <태백산맥> 같은 내가 좋아하는 이 대하소설들은 절대로 영화화할 수 없고, 방송이라는 매체에 적합한 장르라는 그런 생각은 늘 품고 있다.

제의만 들어왔을 뿐이지 크게 생각하고 있는 건 아니다?
흥미롭게 생각하고 있는 프로젝트가 있긴 한데 아직까지는 머릿속에만 존재할 뿐이다.
앗! 이건 뭔가?

홍콩에선 나온 담배란다.
와우!

각은 멋있는데. 무자게 독하다. 한 대 펴봐라! 아 말이 좀 옆으로 샜는데 <야차> 시나리오가 마무리 단계에 있다는 말인가?
고지가 좀 보이는 정도? <야차> 같은 영화들은 실제적으로 찍을 수 있는 환경이 어떠냐에 따라 손을 봐야 되는 경우가 적잖이 있어서 마무리 단계라 하기에는 좀 그렇고 차라리 이렇게 말하는 게 좋겠다. 확실한 목표점을 잡아 놓고 가고 있는 중.

일단, 영화의 제목인 <야차>가 어떤 의미인지 말해 달라!
불교에서 야차는 일종의 수호신이라 볼 수 있고 우리나라 민속에서는 귀신같은 존재다. 사람을 해하는 존재! 인육을 먹기도 하고. 후자 쪽 개념이 더 크다보면 될 거다.

무협은 맞는데 블록버스터는 아니라고 말했던데 무슨 말인가?
블록버스터라는 말에 반감이 좀 있다. 물론 <짝패>보다는 제작비가 많이 들어가겠지. 그러니까 <야차>는 규모로 승부하고 내세우는 영화가 아니라는 측면에서 그렇게 말한 거라 보면 된다. 그리고 이건 일종의 좀비영화이기도 한데 블록버스터 좀비영화만큼 한심한 것도 없는 거 같다.

??
좀비 영화의 진정한 매력은 불법 복제된 B자 비디오 화질에 있다는 말이다.(웃음) 물론, 전적으로 <야차>가 B무비의 형식을 취할 건 아니지만, 어쨌건 이 영화에 접근하는 태도가 메인스트림을 위한 영화는 아닐 거라는 이야기다. 규모의 미학을 내세우는 시대극이라든가 혹은 아주 정교하게 그려진 주류 호러의 느낌과는 많은 면에서 다를 거다.

<야차>의 시작은 언제였나?
<주먹이 운다> 마무리를 할 시점에 접하게 됐다.

아 기억난다. 당시 인터뷰 말미에 <야차> 이야기를 꺼냈었다.
제작사인 시오필름에서 기획한 이 영화를 나한테 제안했다. ‘좀비영화’라는 거! ‘무협의 세계안’에서 벌어진다는 거! 이 두 가지가 맘에 들었다. 계약한 지는 꽤 된 셈이다. 그러다 <짝패>를 하게 되면서 중간에 공백이 좀 있었고 <짝패> 끝나고 나서 바로 준비에 들어갔다. 며칠 있으면 <짝패> 개봉한 지가 1년이 되는데 그사이 <야차> 대본과 싸우느라 무척 고생했다.

어떤 지점에서.
무협영화도 그렇고 좀비영화도 그렇고 이미 걸작들이 많다는 게 고민이었다. 해외관계자들한테는 이 영화를 오리엔트 좀비라고 얘기는 했지만 과연 내가 조지 로메오보다 더 잘 만들 수 있을까? 장철의 무협영화보다 비극적으로 혹은 낭만적으로 잘 표현할 수 있을까? 뛰어넘을 수 없다면 어떠한 것을 다르게 만들 수 있을까? 뭐 이런 거 말이다. 그래서 장르에 대한 고민을 숱하게 했다. 그러다보니 로메오 영화도 다시 보고. 근데 더 우울했던 것은 에드가 라이트나 조 단테와 같은 걸출한 감독들이 좀비영화들을 계속해서 진화시키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를테면, ‘마스터즈 오브 호러’의 <커밍홈>이나 <숀 오브 데드(새벽의 황당한 저주)> 이런 영화들을 보면 장르적으로 살아 있는 좀비라는 캐릭터를 진화시키는 게 보인다. 좀비에 대한 해석이 다양해지고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또 자료를 찾다보니까 아시아 액션영화 안에서도 좀비가 등장한 적이 있었다.

무슨 영화였나?
일본군이 만들어낸 좀비와 싸우는 왕우의 영화였다. 최근에는 임필성 감독이 옴니버스 영화에서 좀비를 등장시키기도 했고. 또 독립영화 진영에서도 좀비 캐릭터가 나오는 영화들이 꽤 있다. 내가 이 시점에서 굳이 좀비가 등장하는 영화를 만든다고 할 때 과연 무엇을 어떻게 해야 될지? 상당히 고민스러웠다.

우리나라에서 좀비영화가 큰 인기를 얻거나 반향을 일으킨 적이 없다는 것 또한 부담으로 작용했겠다.
대신에 재밌는 구석도 있잖나! 주류장르에서 한 번도 좀비를 전면에 내세워 영화를 만든 적이 없으니까. 근데 아이러니한 것은 정작 난 이 영화를 정통좀비영화로 접근하지 않을 계획이라는 사실이다.

왜?
그 이유는 아까 말했잖나! 어차피 해봤자 로메로보다 한 수 아래일 게 뻔하니까! (웃음) 그 미친 짓을 내가 왜 하겠나? 때문에 나만의 해석과 방식이 중요하다는 거다. 물론, 부담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동시에 아무도 가보지 못한 미지의 영토이기에 흥미로움과 재미도 있을 것이라는 게 내 판단이다.

혹 영감을 받거나 참고가 된 좀비영화가 있나?
지금은 별로 다른 영화 생각은 안 한다. 뭐 영화광 감독이라는 딱지도 정말이지 지겹고.(웃음) 이젠 사실 그럴 때 지나지 않았나? 물론, 여전히 훌륭하게 만들어진 걸작들을 통해 영감을 받긴 하지만 그런 시기는 지났다 본다. 그렇게 따라해 봐야 그들이 되는 것도 아니고, 그들과 내가 같지 않다는 걸 인지하기도 했고. 여하간 중요한 건 이런 장르를 얼마나 나답게 류승완스럽게 만드냐! 그게 관건이다.

무엇보다 줄거리가 궁금하다.
어, 시대배경이 7세기 중후반기다. 신라가 삼국통일을 한 즉후 엄밀하게 말하자면 나당연합군이 백제.고구려를 멸망시키고 나중에 당나라가 신라까지 먹으려고 전투를 벌이는 기물포전투를 끝으로 부랴부랴 국경선을 그어버리는 그때가 <야차>의 배경이다. 주인공은 이젠 당의 영토로 흡수가 된 지역에서 살아가는 고구려 최후의 부흥군 바로 그들이다. 이걸 준비하면서 국사책들을 봤는데 알다시피 역사는 승자의 기록 아닌가? 고구려 부흥군들이 기물포전투를 벌일 때만해도 당나라를 이 한반도에서 몰아내는 데 큰 역할을 했음에도 그 이후의 기록이 전무하다. 분명 어딘가에는 존재할 텐데 말이다. <야차>는 거기에서부터 출발하는 영화다.

흥미롭다.
예전에 자신이 살던 터전에 남아 있긴 하지만 이들의 삶은 피폐할 수밖에 없다. 당나라 사람도 아니고 그렇다고 신라 사람도 아닌 것이다. 나라를 다시 일으키기엔 도모할 힘이 미약해 돌이킬 수 없는 처지에 몰린 그들은 생존을 위해 이동을 한다. 신라쪽 국경에 자리한 마을로 말이다. 국경선을 그은 지 얼마 안 된 상태이기 때문에 그 지역이 안전할 것으로 판단한 거다. 그러다 최후까지 살아남은 부흥군들은 숱한 고난 끝에 약속의 땅에 도착하는데 그곳에서 야차를 맞닥뜨리게 된다. 이미 그곳은 야차들의 존재로 득실글거리는 저주받은 땅이었던 것이다. 결국, 그러한 지옥도에서 야차들에 둘러싸인 사람들의 이야기다.

예상외로 세세한데 역사적 고증에서 자유롭다 볼 수 있나?
고구려의 역사라는 것이 벽화나 광개토대왕비 이런 몇 가지 말고는 거의 전무한 상태다보니 고증에서 자유롭고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는 여지가 많지 않을까 싶다. 그러나 이 영화는 단연코 판타지 영화가 되지는 않을 거다.
 다종다양한 다국적 영화포스터로 도배질된 류승완 감독 사무실
다종다양한 다국적 영화포스터로 도배질된 류승완 감독 사무실

막 날아다니고 그런 건 아니다?
절대로 아닐 거다. 이 영화는 생존이 중요한 애기다. 난 이 영화를 사실 공포영화라는 컨벤션 속에서 생각하기보다 재난영화의 틀에서 바라본다. 잘 만들어진 대부분의 좀비영화는 사실 재난구조의 형식을 띠고 있다. 이를테면 포세이돈 어드벤쳐를 침몰시키는 바다나 타이타닉을 무너뜨리는 빙산이나 이런 것들이 재난 아닌가! 인간들이 느낄 땐 공포고. 좀비도 마찬가지다. 어디서 왔는지 모르고, 왜 이게 생겼는지 인간은 모른다. 실제적으로 좀비에 대한 공포보다 좀비를 대하고 있는 인간들의 마음속에서 자라나고 있는 그 무엇이 사실 더 무시무시한 거 같다. 그러한 점을 잘 살릴 예정이다.

유머러스한 측면이 첨가된 좀비영화도 많은데 그렇다면 <야차>는.
음...내가 유머를 굉장히 중요시 여기는 사람이긴 한데 지금 당장은 뭐라고 말하기 힘들다. 그렇지만 피터 잭슨의 <고무인간의 최후>식은 아닐 거다. 재기발랄한 좀비영화도 아니고. 로메로의 좀비영화를 언급한 것도 그의 영화에는 한 치의 유머도 없다. 그의 시리즈 중에 유일하게 웃긴 건 <죽음의 날>에서 좀비가 헬기 옆으로 다가오다가 프로펠러에 머리가 잘려 나가는 장면이다. 이것만 봐도 사실은 인간들이 더 무서운 존재라는 생각이 든다. <숀 오브 데드>에서도 인간들이 좀비를 이용하고. <야차>에서도 아까 말했듯 바로 이 부분! 그러니까 좀비의 존재들이 무서운 게 아니라 어처구니없는 상황에 몰리며 대처하는 인간들의 갈등이나 막연한 모습! 그게 훨 소름끼치고 이러한 측면을 중요하게 다루지 않을까 싶다.

좀비가 나오는 영화를 보면 어쩔 수 없이 정치적 함의가 있다.
그것 때문에 사실 대본 작업 초반때 되게 고생했다. 누구나 다 좀비영화를 보면서 정치적인 메타포를 읽어내니까. 그 부분이 은근히 걱정되긴 하더라! 근데 문제의 키는 결국 개인한테 있다는 생각이 든다. 가장 개인적인 것들이 결국은 세상을 보게 하는 힘 아닌가? 지금은 거창한 생각 안 하고 있고, 그냥 내가 만들어낸 이 세계 안의 인물들의 처지가 얼마나 절실하고 힘든가? 거기에 집중하려고 한다. 일단은, 정치적인 거야 영화 본 분들이 저마다 시선으로 보고 해석하면 될 문제라 본다.

문제의 키가 개인한테 있다는 말은 무슨 의미인가?
극단적인 상황에 몰린 이들은 어쩔 수 없이 생존을 위해 칼부림을 해야 하는데 그 개인의 공포와 절박함을 잘 살려내는 게 <야차>에서는 중차대한 문제라는 거다. 블록버스터라는 용어를 피하는 이유 중의 하나도 이 영화는 개인이 중요한 영화이기 때문이다. 내가 생각하는 이 인물들은 지구를 지키는 그런 대의에는 관심이 없는 사람들이다. 오직 자기가 살아남기 위해서 싸울 뿐이다.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중 악몽편도 그렇고 <변질헤드>도 일종의 호러영화인데.
(웃음)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가 이제 10년 가까이 됐는데 돌이켜보면 굉장히 치기 어렸다. 완전 애였다. 때문에 이것도 해보고, 저것도 해보고 싶었던 게 아닌가 싶다.

그러니까 이전에도 공포를 한 적이 있었는데 다시금 공포를 건드린 건 이 장르를 하고 싶었기보다는 개인이 중요한 <야차>의 이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 끌어들였다는 건가?
지금은 사실 장르에 대한 욕망이 없다. 워낙 고수가 많다. 장르로 승부를 걸겠다는 생각은 정말이지 없다. 내가 선택한 이야기를 풀어가기 위해 모든 걸 끌어들인 것뿐이다. 물론, <변질헤드>를 만들 때는 명백히 그런 생각이 있었다. <텍사스 전기톱 살인사건>을 떠올리면서 작업도 했었고. 뭐 지금은 눈 뜨고 볼 수 없지만...(웃음) 그런 것이 이제는 치기였다는 것을 알게 됐다. 영화를 만드는 데 있어 본질적인 게 아니라는 거! 장르에 대한 나의 태도가 바뀐 것이다.

<야차>는 날아다니는 뭐 그런 판타지 요소가 없을 거라 했다. <아라한 장풍 대작전>과 달리 와이어가 많이 자제될 거고, 그럼 액션을 설계하고 펼쳐 보이는 데 있어 어떠한 활력을 뽑아내고 표출할 계획인가?
지금까지 만들어 왔던 영화와는 많이 다를 거다. 어차피 내가 만든 영화들을 보면 인물들이 계속 싸운다는 공통점 외에는 다 다르지 않나? 그런 의미에서 난 하나의 세계를 파고드는 고고한 작가는 아닌 거 같다. 이를테면 이 영화에서도 물론 CG를 사용하겠지만 궁극의 그래픽을 보여주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보다 현실적으로 영화를 보이게 하는 것. 그 목표를 견인하고자 끌어들인 기술동원 차원에서 다뤄질 거다. 굉장히 거칠 게 만들어지지 않을까 싶다.

<짝패>보다 더?
아마도! 아마도 <짝패>의 액션보다는 훨씬 더 거칠 거다. 핸드헬드를 이용해서 그렇게 한다는 것이 아니라 활극적인 요소인데 글쎄다. 지금으로선 뭐라고 설명하기가 좀 그렇다. 그냥 전에 만든 영화와 다른 액션이 나올 거라는 정도.

시각적으로 센 장면들도 많이 나오나?
그것도 당장은 아마도...(웃음)


이번에도 시나리오는 이원재 작가 그리고 무술은 정두홍 감독?
현재의 계획은 그렇다. 촬영은 이전에 같이 했던 조용규 촬영감독이 내정된 상태고.

좀 뜬금없는 말이지만 우리나라 최고의 무술 설계자인 정두홍 감독의 개런티가 실력만큼이나 좀 비싸다고 해서 상대적으로 낮은 그의 무술 후배들이 그 여백을 많이 메우고 있다는 말도 있더라!
그렇게 비싼 편 아닌데....(웃음)

뭐 소문과 달리 이러저러한 복합적 문제가 있겠지! 어쨌든 그와 호흡을 지속적으로 맞추는 이유가 있을 게다.
같이 작업해보면 절실히 느끼는 게 대규모 몹신이나 전투장면을 찍을 때 정말 편하다는 사실이다. 그런 쪽 노하우가 상당하다.

당장에 드러난 캐스팅 정보 중 하나가 천호진 선생이다.
솔직히 아직은 캐스팅에 대해서 상당히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말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 괜히 잘못될 수도 있고...

그렇다면 어떤 이미지를 가진 배우를 생각하고 있나?
말없이 서 있어도 그 사람의 뉘앙스를 읽어낼 수 있는 이를 테면....

스티븐 시갈?
(웃음) 절대 아니고, 리 마빈이나 크리스토퍼 워크 같은 배우들! 사실 리 마빈의 연기를 보면 놀라운 게 NG인지 OK인지 잘 모르겠는데 영화 속에서 굉장히 매력적이다. 의외성의 연기를 보여줄 수 있는 배우들, 근데 이건 생각뿐이지 가장 중요한 건 이 작품에 얼마나 몰입하고 그 인물로서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이냐 그게 관건이다.

영화의 성격상 해외촬영도 고려하고 있겠다.
안 그래도 좀 있다 중국 쪽 로케이션과 관련해 사람을 만날 참이다. 국내에는 방송사에서 지은 세트들이 많긴 한데 좀 제한적인 게 있다. 중국세트 또한 검열 때문에 만만치 않고. 사실 맘 같아서는 북한에서 찍고 싶었다. 풍광도 그러하고 실제 배경이 되는 땅에서 찍고 싶은 욕심도 있고. 근데 쉬운 일이 아니잖나! 여튼, 죄다 알아봐야 한다.

개봉시점은 언제쯤으로 잡고 있나?
내년 여름이나 혹은 하반기

아까 장르자체에 대한 태도도 그렇고 여러 모로 바뀌었다고 했는데 좀 더 구체적으로 듣고 싶다.
꼭 짚어서 내가 이런 부분에서 변했다 말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닌 거 같다. 어떤 질문을 받았을 때 또 어떤 현상에 대한 입장에 대해 말할 때 내가 예전이랑 다르게 반응하고 있구나, 그런 느낌이 든다고 할 수 있다. 예전과 달리 <주먹이 운다> 때부터 장르 자체에 대한 집착은 많이 안 하는 게 사실이고. 그러고 나니까 순수하게 장르가 더 재밌어지고 즐길 수 있더라! 그리고 난 액션영화만 할 거다! 뭐 그런 생각도 없고,

신작이 나올 때마다 적잖이 말이 많았다. 기대했던 류승완식 영화가 아니라는 요지의 말들. 그래도 요즘에 많이 잦아들지 않았나?
그런 얘기를 듣기 싫어서 인터뷰를 잘 안 하려는 거다. 대체 뭘 기대한 건데! (웃음) 그리고 이제 내 나이가 서른다섯이다. 이제 막 걸음마 뗄 나이에 무슨 걸작을 만들겠나! 내가 오손 웰즈와 같은 천재가 아니란 건 증명되지 않았냐는 말이다. <짝패>에서 내가 쓴 대사처럼 오래 버티면서 지속적으로 작업 하는 거 그게 지금 내 생각이다. 아 그리고 얼마 전 <천년학>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 경지라는 게 있다면 이런 거겠구나! 굉장히 이상한 경험이었다. 사실 임 감독님 영화 보면서 전에는 그런 생각 안 했다. 주변에서 임권택 임권택 그럴 때도 사실 난 시큰둥했다. 근데 이번엔 달랐고 장인이 도달할 수 있는 경지를 헤아리게 됐다.

알다시피 한국영화가 총체적인 위기에 처해있다.
민심이 떠난 상태에서 무슨 말 하기가 참...(웃음)
근데 지금 약간 맥을 잘 못 짚고 있다는 생각은 든다. 충무로가 처한 이 현상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수치상의 통계로만 잣대를 들이대더라! 작년 영화가 죄다 꽝이었다 애기하는데 그럼 <가족의 탄생>, <천하장사 마돈나>, <괴물> 이 영화들은 뭐냐는 거다. 영화를 바라보는 시선이 집단 히스테리에 걸린 거 같다는 착각마저 든다. 자 그럼 올해 다 죽 쑤고 있냐? <밀양>이 있잖나? 난 지금 이게 정보 과잉시대에서 비롯된 문제라 본다. 정보가 유행을 만들다보니 사실은 점점 사라지고 시선과 관점만이 횡행하는 거다. 그럼 그 관점과 시선이 우위를 점하면 그 시대의 주류가 되고 유행이 되고...

그리고 아까 미드열풍 말했는데 드라마의 방영시간이 50분 단위로 끊어진다. 그 시간은 대도시에 살고 있는 많은 사람이 직장 학교 가고 오는 데 소요되는 평균시간이다. 그 시간에 차 안에서 전철 안에서 PMP니 뭐니 최첨단 기기로 영화를 본다는 거다. 더 이상 영화는 극장에서 즐기는 문화가 아니라 기호로 접근하는 영상기호로 이뤄진 매체이자 정보다. 감독들은 사실 내 영화가 개인컴퓨터로 보여질 거란 생각은 추호도 안 하고 만드는데 수요자들은 이미 그러한 개념에서 자유로워지고 있으니 참 어려운 시대다.

DVD 등 2차 부가판권 시장이 죽어 있는 탓에 더더욱 그런 형편이다.
할리우드 스튜디오 인사들이 인터넷망에 대해서 공유하고 있듯이 우리도 지금 죽어있는 2차 시장을 어떻게 살릴 것이냐? 끊임없이 얘기를 나눠야 한다. 이를 테면 미이케 다카시 같은 감독이 일본의 2차시장이 없으면 살아남았겠나? 분명 그렇지 않았을 거다. 독립영화진영이나 저예산 영화들이 스파이더맨과 같은 블록버스터와 경쟁할 필요가 없어야 한다. 결국, 보이는 방식에서 치열하게 고민해야 된다. 불법다운로드도 분명 제재해야 하지만 그냥 받지 말라고만 하지 말고, 그 사람들이 제대로 활동할 수 있는 필드를 마련해주고 같이 공생하면서 갈수 있도록 해줘야 되고. 알다시피 다운로드 받는 사람들 똑똑하고 고학력자들 아닌가? 자막도 스스로 작업해 달고...(웃음) 서로 윈-윈 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야 한다. 결국, 관객들의 패러다임 자체가 크게 변했고 또 변하고 있는데 그걸 무시해버리고 산업 안에서 우리끼리만 모여가지고 갑론을박 해봐야 무슨 소용이 있을까 하는 회의가 드는 게 사실이다.

영화의 수입이 전적으로 극장에만 매달려 있는 처지인데 새로운 윈도가 절실하다. 말한 대로 대중과 영화인들의 영화를 바라보는 시선의 괴리가 너무 큰 거 또한 사실이고.
마치 저쪽 병사들은 이미 조총으로 무장하고 있는데 이쪽은 여전히 창칼을 들고 국가를 지키겠다는 신념으로 맞서고 있는 듯한, 무슨 동학 혁명하는 것도 아니고... 어쩔 때는 동학군 같다는 느낌마저 든다.

게다, 노사가 합의한 단체협약이 7월 1일부터 시행되는데 진통이 예상된다.
물론 받아들여야지. 근데 아마 꽤 힘들 거다 감독들은, 시간관리가 엄격해질 테니까! 그렇지만 과연 이창동 박찬욱 감독 이런 분들이 준비과정에서 시간을 낭비할까? 절대 그렇지 않다. 배우의 최상의 컨디션을 만들어내고 모든 스텝들이 그 장면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분명 시간이 필요한 거다. 물론 모두가 그렇게 찍는 건 아니기 때문에 문제가 있다는 건 안다. 어찌됐든, 난 한국의 스텝들이 열정적이라 그런 것들에 대한 유동성은 분명 있을 거라 본다. 사실 나 역시 현장이 어떻게 돌아갈지 확실할 수 없는 상태라 두렵긴 하다. 그렇지만 어디든 완벽한 시스템은 없다고 본다. 일본식 스튜디오 시스템의 경우 뛰어난 기능인이 많이 배출되긴 했지만 영화적 열정을 가진 영화인들은 많이 사라졌다고 한다. 100년 넘게 체계적으로 학습돼 내려온 미국 또한 마찬가지다. 완벽할 정도로 환상적인 환경 시스템을 가졌다면 로드리게즈가 <씬시티>를 만들면서 왜 감독조합을 탈퇴했겠는가? 문제는 그 사회에 맞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된다는 거다. 난 노조가 벌써 오래전에 만들어졌어야 된다고 믿는 사람 중의 하나지만 노조가 몇 년 간은 좀 탄력적으로 운영돼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너무도 좋은 인력들이 생활고 때문에 영화계를 떠나는 걸 내 주변부터 해서 수시로 봐왔다. 나도 그중에 한 사람이 될 수도 있었고. 현장에서 워낙 오락가락 했었으니까. 정말 아까운 거다. 최소한 그런 것들은 막아야 한다.

이제 마무리 하자! 지금 이 시점에서 <야차>를 기대하는 사람들에게 ‘이 영화는 이렇다.’ 말한다면.
음............아직은 정체를 밝힐 수 없는 영화!
정말 <짝패>를 하면서 의도치 않은 기대치를 심어주기 싫어서 선언하지 않고 만드니까 너무 좋았고 편했다. 가급적이면 어떠한 예상도 하지 말아주시길 바란다. 아! 이 정도는 얘기할 수 있다. <야차>는 우리 딸한테 아직은 못 보여줄 영화! 라는 거. (웃음)

지금 몇 살인가?
10살!

음....알았다! 좌우지간 참고하겠다. 그럼 또 ‘류승완 감독은 요즘 이런 상태다’ 말한다면
열심히 회의하고 시나리오 쓰고 영화 만드느라 정신없다. 그래서 극장을 많이 못가고 DVD로 영화를 보고 있다. 뭐 이 정도.

아 그나저나 ‘무릎팍 도사’에서 출연제의가 있었다고 하던데.
난 그 프로를 한 번도 못 봤다. 얘기를 들어보니까 강호동씨가 추천했다고 하더라! 예전에 야심만만 프로에 한 번 나갔었는데 그때 무슨 계기가 있지 않았을까 생각되는데.....

그 프로 보면 사적인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당신이 나가서 할 말이 있을까 싶다.
내 말이 그 말이다. 그래서 안 나갔다. (웃음)

마무리 멘트 부탁드린다.
음......<야차>가 여러분을 실망시킬 수도 있으니 너무 큰 기대 하지 마시고, 불법다운로드 자제해 주시고. 그리고 <밀양> 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이상!

글_서대원 기자
사진_권영탕 기자

41 )
pretto
좋은 작품 기대할게요~^^   
2010-01-29 00:52
pretto
좋은 작품 기대할게요~^^   
2010-01-29 00:52
qsay11tem
기대만땅   
2007-11-30 13:10
remon2053
기대됩니다.   
2007-10-05 19:04
iamjo
차기작 기대됩니다   
2007-08-30 02:35
dongingirl
기대되요~   
2007-07-17 22:44
szin68
제발 자주 좀 봅시다~   
2007-07-07 01:08
cutielion
무협좀비호러라..   
2007-07-05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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