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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자마자 한마디! 지금부터 김현석표 사랑학개론을 시작합니다 <시라노 ; 연애조작단>
시라노 ; 연애조작단 | 2010년 9월 2일 목요일 | 김한규 기자 이메일

지난 1일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시라노 ; 연애조작단>의 언론시사가 열렸다. 이날 자리에는 자신의 4번째 연출작품을 들고 나온 김현석 감독과 주연배우 엄태웅, 이민정, 최다니엘, 박신혜, 박철민, 전아민이 참석했다. 무대인사에서 감독과 배우들은 다소 긴장된 모습이 역력했으나 박철민만큼은 특유의 너스레를 떨며 유쾌한 분위기를 이끌었다. 그러나 좋았던 분위기는 한순간에 깨졌다. 하필이면 바로 뒷좌석에 감독과 배우들이 앉는 것이 아닌가! 누군가는 가까운 거리에서 그들과 함께 영화를 본다고 좋아할지 모르지만, 계속해서 터지는 플래시 세례를 받는다면 자리를 박차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질 것이다.

여하튼 상영은 시작되었다. 영화는 딱 김현석표 로맨틱 코미디였다. 임창정, 김주혁, 봉태규의 바통을 이어 받은 엄태웅과 최다니엘은 여자 앞에서는 괜히 있는 척 하다가도 막상 고백의 순간에는 우물쭈물 속마음을 털어 놓지 못하는 소심한 남자를 잘 표현했다. 또한 이민정, 박신혜는 이 두 남자를 좌지우지하며 좋은 호흡을 보여주었다. 역시 <스카우트>에서 ‘비광’ 시를 읊으며 폭소를 자아내었던 박철민은 계속해서 웃음 전도사의 역할을 맡았고, 영화 초반부에 나오는 송새벽과 류현경도 조연의 몫을 다해냈다.

● 한마디

이리도 남자의 마음을 잘 아는 감독은 없을 것이다. <광식이 동생 광태> <스카우트>의 김현석 감독은 이번에도 여자 앞에서 한없이 초라해지는 주인공을 등장시켜 자신만의 사랑학개론을 펼친다. 군대 시절에 쓴 그의 첫 시나리오 ‘대행업’을 영화로 옮긴 <시라노 ; 연애조작단>은 15년 동안 쌓인 세월의 먼지를 훌훌 털어버리고 오늘날 트렌드에 맞는 로맨틱 코미디로 탈바꿈되었다. 물론 감독의 전작처럼 위트 넘치는 대사와 옛 연인과의 추억을 상기시키는 드라마라인이 곳곳에 포진되어 있다. 그러나 감독은 자신의 첫 시나리오로 탄생한 영화여서 그런지 충분히 생략해도 될 이야기를 버리지 않고 감싸안는다. 그 결과 중반 이후부터 영화는 로맨틱 코미디의 통통 튀는 느낌이 사라지고, 각 인물들에 대한 감정이입도 잘 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에 끌리는 이유는 사랑과 이별을 경험한 사람들의 마음을 뒤흔든다는 점이다. 특히 남자들의 마음을 툭툭 건드린다. 만약 애인이 있는 남자관객이라면 괜스레 옛 연인을 떠올리다 여친과 싸우지 말고, 차라리 혼자 관람하는 편이 좋을 듯 싶다.
(무비스트 김한규 기자)

야구를 사랑하는 남자, 한국영화계의 아다치 미츠루. 김현석 감독의 두번째 본격 연애 영화. 아! 물론 야구가 주인공이 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광식이 동생 광태> 이후 두번째라는 말이다. <YMCA야구단> <스카우트> 등 그의 영화가 언제나 그렇듯 위트와 웃음, 그리고 장난기가 넘친다. 엄태웅, 최다니엘, 박신혜, 이민정, 박철민까지 원톱 메이저리거를 꼽을 순 없지만 나름 주특기가 있는 외인구단 선수들의 의기투합 같다고나 할까? 그래서인지 영화는 누구 한 명을 주인공으로 꼽을 수 없게 분량을 나눠가진다. 그 탓인지 감정이입의 몰입도가 흩어져 안타깝다는 점이 씁쓸한 관전 포인트다. 중반부 감정의 몰입을 위해 진지해지는 만큼 이야기가 느슨해지는 것도 아쉽다. 김현석 감독의 한판 연애 승부는 그래서 9회말 2아웃의 위기를 맞이하는 것 같지만, 마지막 투수 최다니엘의 정공법 연기로 겨우 위기를 모면한다. 본편보다는 충무로 신성(이제는 얼굴만 등장해도 웃기다.) 송새벽과 류현경의 오프닝 번외 경기가 일찍 터지는 홈런같다. 전반적인 스코어는 감히 홈런이라 말할 순 없겠고, 애정어린 내야안타로 진루한 격이라 해두자.
(프리랜서 양현주 기자)

<시라노 ; 연애조작단>은 남의 연애를 대신해준다는 기본 설정에 과거의 사랑이야기가 더해져 풍부함을 더했다. 이 작품의 모티브가 됐던 프랑스의 희곡 ‘시라노’를 좀 더 풍성하고, 드라마틱한 이야기로 바꿔놓은 김현석 감독의 장기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그리고 극 초반 송새벽의 활약은 이 영화를 끌어당기는 최고의 무기. 초반에 확실하게 웃긴 뒤 자신의 하고자 했던 이야기를 술술 풀어놓은 구성이 돋보인다. 또한 사랑을 시작하려는 남자의 마음에서부터 과거의 사랑을 대하는 남자들의 심리까지 속속들이 펼쳐냈다. 이야기의 재미를 더해준 것은 배우들. 추석 시즌 다른 영화에 비해 티켓 파워가 부족해 보이지만 이들의 앙상블은 최고다. 제작보고회 당시 ‘초반보다 시간이 흐를수록 관객들이 더 많이 몰릴 것’이란 엄태웅의 말이 실현될 가능성이 충분하다.
(노컷뉴스 황성운 기자)

일밤 <뜨거운 형제들>에 ‘아바타 주식회사’가 있다면, 이 영화 <시라노 ; 연애조작단>에는 ‘시라노 에이전시’가 있다. 영화에는 아바타(의뢰인)들과 그 아바타를 조종하는 연애대행사가 등장한다. (‘아바타 주식회사’처럼)무선 이어폰을 통해 아바타를 조정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에피소드들이 유쾌하다. 맛깔스러운 대사와 조연들의 연기도 발군이다. 사랑을 하고 있거나, 해 봤을 이들이 보면 공감할 부분도 꽤나 잘 포착해 냈다. 하지만 아이디어에 비해 이를 풀어나가는 호흡이 리드미컬하지 못한 건, 걸린다. 캐릭터의 문제일수도 있고, 이야기 자체의 문제일 수도 있는데, 후반부로 갈수록 살짝 쳐진다. 그리고 솔직히, 초반에 등장하고 빠지는 송새벽-류현경 커플의 이야기가, 메인 커플 최다니엘-이민정-엄태웅의 이야기보다 더 흡입력 있다. 시라노 에어전시를 중심에 두고 의뢰인이 계속 바뀌는 에피소드식 영화로 만들었으면 어땠을까? 그랬으면 재미 면에서는 확실히 지금보다 더 앞섰을 거다.
(무비스트 정시우 기자)

아마도 인류 모두에게 보편적인 고민이 있다면 그것은 연애일 것이다. 순정을 가득 담은 진심만으로도, 치밀하게 준비한 작업만으로도 누군가의 마음을 얻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시라노 ; 연애조작단>은 현실에서 있을 법한 소소한 에피소드로 연애의 본질을 조금씩 파고든다. 그리고 여기에 적절하게 터져 나오는 유머 코드로 시종일관 유쾌함을 잃지 않는다. 각자 개성이 뚜렷한 캐릭터를 연기하는 배우들의 앙상블도 영화의 빼놓을 수 없는 미덕이다. 딱히 흠잡을 데가 없는 오랜만에 만나는 웰메이드 로맨틱 코미디다.
(조이씨네 장병호 기자)

2010년 9월 2일 목요일 | 글_김한규 기자(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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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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