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 가뭄에 시달려온 충무로에 청신호가 들어왔다. <미녀는 괴로워>가 첫 주 전국누계 92만의 관객동원력을 선보이며 박스오피스 정상에 올랐다.
오프닝 스코어 100만에 육박하는 혹은 넘긴 영화는 <타짜>이후 근 두 달 만이다. 서울 금토일 주말 3일에 걸쳐 19만 4천명을 불러 모았다. 물론, 473개 스크린이라는 거대 배급이 받쳐줬기에 가능한 수치였지만 김아중의 빼어난 연기와 대중의 눈높이에 맞춘 깔끔한 연출력 등 영화 자체의 힘 역시 만만치 않다. 개봉 전후 관람한 관객들의 손가락이 죄다 업 분위기다. 또한, 연말 시즌에 딱 어울리는 ‘로맨틱 코미디’라는 점과 누구나 공감할 만한 ‘성형’을 소재로 한 영화이기에 <미녀는 괴로워>의 흥행기세는 쉽사리 사그라지지 않고 지속될 공산이 크다.
<러브 액츄얼리>에 못지않은 크리스마스 표 영화 <로맨틱 홀리데이> 역시 흥행호조를 보였다. 서울 주말 13만 3천, 전국 45만 2천여 명을 불러 모으며 박스오피스 2위에 자리했다. 이 정도 수치면 요 몇 주 사이 1위에 등극하고도 남을 만한 성적이다. 연말용 로맨스 영화라 장기 흥행이 예상된다. 전국 242개 극장에서 개봉중이다. 12월 성수기 시즌임에도 울상이던 극장가는 이 두 영화로 인해 활기를 띌 것으로 보인다.
지난 주 박스오피스 1위에 등극했던 <싸이보그지만 괜찮아>는 서울 주말 5만 5천, 전국 70만 4천의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으로 2주를 마감했다. 두 단계 내려앉아 3위다. 상당한 티켓파워를 지닌 박찬욱 정지훈(비) 임수정이 전면에 나섰지만 이전 로맨스물의 관습과 형식을 파괴한 영화의 신선함이 본의 아니게 난해한 영화로 많은 이들에게 다가갔다 볼 수 있다. 다니엘 헤니와 엄정화의 < Mr. 로빈 꼬시기>는 전국 70만에 육박하는 스코어로 4위에 자리했다. 이어, 194개 극장에서 개봉한 김상경 박용우의 휴먼 미스터리 <조용한 세상>은 14만에 그치는 아쉬운 오프닝 스코어로 첫 주를 보냈고, 2주 연속 정상을 지킨 김래원의 <해바라기>는 147만의 전국누계를 달성하며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각각 5.6위를 기록했다.
한편, 이주 박스오피스는 드디어 뚜껑을 여는 블록버스터급 영화 <중천> <007 카지노 로얄>과 지난주 극장가를 뜨겁게 달군 <미녀는 괴로워> <로맨틱 홀리데이>가 호각지세를 이루며 근래 들어 가장 치열한 순위 다툼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2006년 12월 18일 월요일 | 글: 서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