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 년간 세련된 로맨틱 코미디의 작가 및 제작자로 명성을 떨치다가 <페어런트 트랩>으로 감독에 데뷔했다. 그 후 멜 깁슨, 헬렌 헌트 주연의 로맨틱 코미디 <왓 위민 원트>를 감독, 멜 깁슨에게 골든 글로브 후보 지명의 영예를 안겨줬다. 그녀가 시나리오와 제작을 맡았던 첫 작품은 골디 혼이 주연을 맡은 <벤자민 일등병>. 1980년에 개봉된 이 작품은 세계적으로 1억 5천만 달러의 흥행수익과 함께 각본상 부문을 비롯해 아카데미 3개 부문 후보와 작가협회 선정 시나리오상을 수상했다. <왓 위민 원트>, <사랑할 때 버려야 할 아까운 것들>, <로맨틱 홀리데이>, 그리고 2010년 <사랑은 너무 복잡해>까지, 낸시 마이어스는 언제나 여성의 마음을 가장 잘 이해하는 영화들을 만들어 왔다. 또한 젊은 선남 선녀들만의 사랑이 아닌 이미 몇 번의 사랑을 해본, 그리고 그로 인한 상처도 가진 이들의 만남이라든지, 이색적인 연인구도와 독특한 설정이 돋보이는 각본으로도 유명하다. <사랑은 너무 복잡해>에서도 자녀들을 모두 성장시키고 사회적으로도 안정된 중년 남녀들의 사랑을 다루고 있는데, 이에 미국의 영화 평론가 더스틴 풋먼은 “한동안 어린 커플들만이 대접 받아왔던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 성숙한 어른들이 출연하는 것을 보게 되어 즐겁다.” 라는 의미 있는 평을 남기기도 했다. 또한 그녀의 영화에서 항상 중요하게 다루어지는 것은 경제적으로 남성에게 예속되어 있지 않고 독립적이며, 자신의 인생에 용기 있는 결정을 내릴 줄 아는 ‘여성’이고, 메릴 스트립을 비롯해 다이앤 키튼, 카메론 디아즈, 케이트 윈슬렛은 모두 그녀의 영화에서 바로 그런 여성 캐릭터를 연기했다. 낸시 마이어스 감독의 영화가 언제나 여성 관객들로부터 전폭적인 지지를 얻는 것도 바로 ‘여성’들을 향해 그녀가 따뜻한 응원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거기에 과장이나 부자연스러움은 찾아볼 수 없는 노련한 연출과 각본, 어떤 성격의 에피소드이든 간에 유쾌하게 펼쳐 보일 수 있는 능력이 더해져 늘 가슴 깊은 공감과 따뜻한 웃음을 불러 일으키는 그녀의 작품 세계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관객들의 기대감을 갖게 할 것이다.
Filmography <사랑은 너무 복잡해>(2009), <로맨틱 홀리데이>(2006), <사랑할 때 버려야 할 아까운 것들>(2003), <왓 위민 원트>(2000), <페어런트 트랩>(1998)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