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그래도 비수기인데 지난 주 대비 25%나 관객이 감소했단다. 그야말로 썰렁함이 더한 한 주였다. 대작도 없고 상황이 이러하니, 2주 연속 정상을 지키는 영화 매우 보기 힘듦이다. 이주 역시 새롭게 개봉한 영화가 1위를 차지했다. 봉태규 백윤식 선생의 <애정결핍이 두 남자에게 미치는 영향>이 전국에 걸쳐 28만 1천여 명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정상에 올랐다. 금토일 서울 주말 6만 3천명을 불러 모았다.
이로써, 봉태규는 스코어상으로는 천지차이지만 <광식이 동생 광태>에 이어 수능특수를 연거푸 누린 셈이다. 고만고만한 배급 수준에서 그래도 최다인 전국 321개 스크린에서 개봉중이다. 같은 날 개봉한 섹시 코미디 <누가 그녀와 잤을까?>는 266개 극장에서 전국누계 22만여 명의 스코어를 기록하며 3위에 들어섰다. 서울 주말은 4만 2천명으로 집계됐다. 눈길이 갈 수밖에 없는 도발적 제목에 비하자면 기대이하의 성적이다. <애정결핍이....>도 마찬가지지만.
허나,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뒷심은 기대이상이다. 개봉 4주차임에도 흥행기세가 여전하다. 150만을 돌파! 2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새로운 트렌드를 창출하고 이끄는 주체로 부상한 20~30대 여성들의 힘이 고스란히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러셀 크로우의 <어느 멋진 순간>과 스칼렛 요한슨의 <프레스티지>가 뒤를 이어 4.5위를 차지했다. 지난주 박스오피스 1위와 3위를 기록했던 <사랑따윈 필요없어>와 <열혈남아>는 각각 50만 6천, 48만 6천명을 동원하며 6.7위로 내려앉았다. 아쉬움이 많이 남는 수치다.
이래저래 한산한 한주였지만 <후회하지 않아>의 흥행은 정말이지 놀랄 만하다. 개봉 첫 주 1만 2천여 명을 기록했다. 저예산 독립영화로서는 최단기간 내 1만 명 돌파에 성공한 셈이다. 객관적 수치야 대작상업영화에 비할 바 못 되지만, 전국 6개관에서 스타트를 했고, 게이의 사랑을 다룬 저예산 영화라는 점을 감안하면 기록적 스코어다.
예매는 물론이고, 16일 개봉작 중 객석 점유율 1위를 기록하는 등 예사롭지 않은 출발을 선보인 <후회하지 않아>는, 이 같은 호조와 관객의 입소문을 타고 9개관으로 확대해 개봉중이다. 더불어 영화는 올해 처음 열린 2006 안산국제넥스트영화제에서 넥스트필름어워즈에 해당되는 작품상을 수상! 겹경사를 맞았다. 여하간, 박스오피스 1위 못지않은 값진 성취다. 역대 저예산 독립영화 중 최고 흥행은 2만 4천여 명을 기록한 이창재 감독의 <사이에서>가 보유하고 있다.
* 이 박스오피스의 순위는 금, 토, 일 주말 서울관객을 기준으로 합니다.
2006년 11월 20일 월요일 | 글: 서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