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러브>는 <이끼>를 찍으며 너무 고통스러울 때 접한 시나리오였다”는 말로 입을 연 강우석 감독은 “차기작은 흥행에 대한 부담이 없는 걸 찍자는 생각에 <글러브>를 선택했는데, 막상 촬영에 들어가 보니 내가 스포츠 영화를 너무 깔봤다는 걸 절감했다”고 고백했다. 특히 “마지막 큰 경기 장면을 찍을 때는 ‘내가 다음 영화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힘들었다”며 엄살이 아님을 재차 확인시켰다. 이어 “<글러브>는 강우석 스타일이 아니라는 점 때문에 말들이 많은데, 그것이 오히려 도움이 됐다”며 “야구를 소재로 한 영화가 아니라 야구를 뛰어넘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한편 2004년 장진 감독의 <아는여자>로 투수 역에 도전한 바 있는 정재영은 이번에도 글러브를 손에 낀다. 그가 맡은 강상남은 과거 잘 나가던 프로선수였으나 이제는 퇴물 취급을 받는 투수. 정재영은 “<아는여자> 때도 그랬고 지금도 투구 연습을 했지만, 제대로 된 폼이 잘 나오지 않는다”며 “속도는 특수효과에 맡기고, 폼 위주로 연습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 날 정재영은 김제동의 돌발 제안으로 와인드업 시범을 보이기도 했다. 속도는 확인 할 수 없었지만, 폼 하나는 프로선수 못지않았다.
성심학교 야구부의 열혈 매니저 나주원을 연기한 유선은 수화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했다. “처음 배울 때는 외국어 같은 느낌이 들어서 힘들었고, 나중에는 내 생각이 아닌 상대방의 마음을 옮겨야 했기에 어려웠다”는 게 이유다. 최근 보도된 열애설에 관한 질문에는 “기사가 ‘10년 사귀었다’, ‘3년 사귀었다’ 등 여러 버전으로 보도됐는데, 10년 만난 게 맞다”며 “열애설로 인해 만남에 있어 편해진 부분이 있다”며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청각장애 학생 야구선수로 분한 김혜성에게는 얼마 전 기사가 난, 입대소식에 대한 질문이 던져했다. 이에 김혜성은 “아직 영장이 나온건 아니라, <글러브>가 입대 전 마지막이라는 확신은 없다”고 못 박았다. 이 말에 김제동이 “군대 전 마지막 영화라는 것은 없다. 군대에 가면 진짜 영화를 찍게 된다”고 받아쳐 좌중을 폭소케 했다. 이 밖에, 김상남의 매니저 찰스역을 맡은 조진웅은 “스포츠 스타의 매니저라는 게 독특한 직업이라 연기하는데 쉽지 않았지만 사랑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고, 청각장애 야구부를 창단하는 교감으로 출연한 강신일은 “학생들의 훈련은 <실미도>를 능가하지만, 따뜻한 감동이 있는 영화“라고 <글러브>를 소개했다. <글러브>는 내년 1월 27일 개봉 예정이다.
● 한마디
“구기 종목 중 인간이 들어가야 이기는 경기는 야구 밖에 없습니다. 또한 야구는 공하고 사람이 속도를 경쟁하는 유일한 스포츠입니다. 공을 쳐내는 것도 사람이고, 공을 잡는 것도 사람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사람이 들어와야 하는 사람 본위의 스포츠가 바로 야구입니다.” 이 날 가장 빛났던 건, 김제동의 어록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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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2월 16일 목요일 | 글_정시우 기자(무비스트)
2010년 12월 16일 목요일 | 사진_권영탕 기자(무비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