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이 이번 <부당거래> 개봉에 즈음하여 등급 판정과 관련한 미묘한 신경전에 휩싸였다는데. 초등생 연쇄 살인 사건의 검거 실패를 두고 벌어지는 경찰과 검찰, 그리고 기업 스폰서 간의 유착 고리를 파헤치는 <부당거래>에 대해 영등위가 청소년관람불가 판정을 내린 것. 평소의 류승완 영화와 달리 변변한 폭력이나 욕설도 없고 심지어 19금 장면도 없는 영화에 대해 ‘사회지도층이 국민을 상대로 조작을 한다.’는 이유로 등급 판정을 내린 것에 대해 부당하다는 의견이 심심찮게 제기되고 있다.
그런데 놀랍게도 <부당거래>의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은 이미 1년 전에 예고됐다? 영화계의 미스터리한 이론을 기적적으로 파헤치는 충무로 코드. 지금부터 <부당거래>와 영등위 사이의 <9시 뉴스> 헤드라인보다 충격적이고 <피디수첩>의 ‘검사와 스폰서’ 편보다 경악스러운 평행이론의 실체가 밝혀진다.
그런데 위의 사례들이 어떻게 <부당거래>와 평행 이론의 관계가 맺어지냐고? 성격도 참 급하시지. 좀 더 읽어보시면 말 그대로 소름끼치는 진실과 마주하게 된다. 에, 또, 그러니까, 근데 위의 세 작품 중 <여고괴담 5>는 필름을 다시 손 봐 재심의를 통해 15세 관람가 등급을 확정한 반면 <작전>과 <반두비>는 끝내 제작사의 바람과 달리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로 상영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 차이가 무언지에 대해서는 영등위의 등급 판정단만이 알고 있지만 진실을 밝히지 않는 까닭에 항간에 도는 ‘썰’을 모아모아 유추해보면 다음과 같은 결론이 도출된다. <여고괴담 5>는 오로지 청소년들이 모인 장소에서 벌어지는 청소년들만의 이야기인 것에 반해 <작전>과 <반두비>는 사회적 파장이 예상되는 소재를 이야기하는 까닭에 정치적인 의도로 읽히거나 변질될 수 있다는 것.
사연인 즉슨, <작전>은 그 내용상 대통령 당선 전 나라님께서 연루되었다고 하여 곤욕을 치르신 ‘삐리리‘ 사건이 연상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미연에 방지하는 차원에서, <반두비>의 경우, “명박이 믿고, 뉴타운 믿다가 망했어.”, “왜 이명박 대통령의 별명은 ‘쥐’인가요?”와 같은 현 정권을 무시하는 대사가 남발되는 까닭에 혹시나 나라님의 심기를 거스를까봐 영등위 판정단께서 ‘알아서 기는’ 형식으로 청소년관람불가 판정을 내렸다는 것이 ‘썰’의 전모다. 설득력을 얻는 것은 그렇지 않을 경우, 이번 <부당거래>에 대한 영등위의 청소년관람불가 판정에 대해서 설명할 길이 없기 때문이다.
두 사람의 운명이 같은 패턴으로 반복된다는 평행 이론. 지금까지 <부당거래>와 영등위 간의 평행이론이 존재한다는 가설 검증에 들어가 봤다. 그 결론은, ‘영등위의 <부당거래> 청소년관람불가 등급 판정은 이미 1년 전에 예견됐다!’ 그에 더해, 영화계 일각에서는 최근의 등급 판정을 두고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고 있는 MB정부의 정책을 영등위가 몸소 ‘모방’함으로써 청소년들에게 모방의 폐해를 알려주기 위한 고도의 전략이 아닐까, 하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지 않고서야 청소년들도 충분히 볼 수 있는 영화에 대해 모방 우려 이유를 남발, 스스로 ‘청소년관람불가 등급 선정의 달인’이 되어 생활의 달인에 버금가는 감동의 코미디를 연출할리 없다는 것이 그 이유다. 어떠십니까, 소름 끼치지 않습니까?
영화계의 미스터리한 평행이론을 모두 밝혀내는 그날까지 충무로 코드는 쭈~욱 계속되고 싶지만 이번 기사는 일회성이자 무엇보다 패러디일 뿐. 그러니까, 아님 말고!
2010년 11월 10일 수요일 | 글_허남웅(영화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