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이트>는 추락위기의 여객기를 비상 착륙시켜 하루아침에 영웅이 되지만, 이를 계기로 인생 최대의 딜레마에 빠지게 된 한 파일럿의 이야기다. 영화는 <폴라 익스프레스> <베오울프> 등을 만들며 3D 선구자로 불린 로버트 저메키스가 3D 영화 <화성은 엄마가 필요해>의 흥행 참패를 딛고 만든 실사 작품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캐스트 어웨이> 이후 12년 만에 실사 연출을 맡은 감독은 “그동안 모션 캡쳐 3D 애니메이션에 관심이 많아서 다수의 작품을 만들었다”며 “특별히 실사 영화를 외면한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감독의 이름을 세계적으로 알린 작품은 다채로운 CG가 가득했던 <백 투 더 퓨쳐> 시리즈다. 이후 저메키스는 자신의 작품에 CG 영상이 돋보이는 장면을 능동적으로 삽입해왔다. <플라이트>에서도 마찬가지다. 감독은 “영화의 감정선을 고조시키기 위해 스펙터클한 장면을 자주 사용했다”며 “기체 결함으로 불시착하는 비행기를 180도 회전해 운행하는 장면은 그 효과를 살리기 위해 CG로 구현했다”고 말했다. 과거 파일럿으로 활동했던 감독은 “경험을 살려 비행기 내부의 모습을 최대한 사실적으로 묘사했다”고 덧붙였다.
<플라이트>의 주인공 휘태커는 뛰어난 비행실력과는 별개로 술과 마약으로 찌든 삶을 사는 남자다. 이 역은 덴젤 워싱턴이 맡았다. 덴젤 워싱턴은 이번 영화로 제85회 아카데미 시상식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 감독은 “덴젤 워싱턴은 재능이 많은 배우로 아이디어와 직감이 탁월하다”며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로버트 저메키스는 <포레스트 검프>와 <캐스트 어웨이> 등의 작품에서 한 인간의 고뇌와 갈등을 주요하게 다룬바 있다. 감독은 “인간 내면의 갈등이나 극적인 드라마가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이 요소가 영화를 이끄는 동력이 된다”며 “나는 그런 이야기 늘 찾아다닌다”고 설명했다. 할리우드 감독으로서 꾸준히 작품을 해올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한 질문에 그는 “비결은 없다. 단지 원하는 영화를 만드는데 열정을 다할 뿐”이라고 답했다. <플라이트>는 오는 28일 개봉 예정이다.
● 한마디
이제 3D 애니메이션이 아닌 실사 영화로 꾸준히 만나길.
2013년 2월 18일 월요일 | 글_김한규 기자(무비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