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검색
검색
PIFF에서 먼저 만나고 온 개봉 예정작!
2006년 10월 26일 목요일 | 김혜민 기자 이메일


지난 20일, 제11회 부산국제영화제는 막을 내렸다. 이 풍성한 영화의 잔치 속에서 이번에야말로 많은 영화를 보리라 마음먹었건만, 막을 내린 지금 아쉬움이 남는 것은 누구나 마찬가지.

며칠간 밤낮으로 해운대 바닷바람을 맞으며 오늘 본 영화와 앞으로 볼 영화의 영화 티켓 다발(!)을 정리하며 즐거웠던 기억들을 떠올리며 아쉬움에 젖은 분들과, 이미 예매전쟁이 시작된 유럽영화제를 비롯해 프로그램이 발표된 메가박스 일본영화제, 그리고 지난해 부산에 가지 못한 이들의 아쉬움을 훌륭하게 달래줬기에 다시 한번 기대되는 CJ 아시아인디영화제 등 10월 11월로 이어지는 또 다른 영화제들을 기대하고 있는 분들께, 그 기다림을 조금 더 보태고자 여기에 이번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먼저 만나고 온 개봉 예정작 몇 편을 소개한다. ‘직접’ 이번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미리 만나 본 영화들에 관한 짧은 리포트.



혐오스러운 마츠코의 일생 / Memories of Matsuko / 嫌われ松子の一生
Japan 2006 129min 35mm COLOR
감독 : 나카시마 데츠야


<불량공주 모모코>를 만들었던 나카시마 데츠야 감독이 선사하는 한편의 우화 같은 이야기. 화려하게 과장된 색감과 스타일에 먼저 거부감을 느끼는 분들도 분명 있겠지만, 그래도 편견을 접어두고 일단 한번 이 여자 ‘마츠코’를 만나보시길 추천한다. <불량공주 모모코>를 기억하시는 분께 추천. 그리고 <불량공주 모모코>를 보시지 않았던 분께도 추천. 거기에 나카타니 미키의 팬이라면 강력 추천.

병약한 동생만 챙기는 아버지의 관심을 끌고 싶었던 어린 시절을 지나 평범한 교사에서 매춘, 살인, 야쿠자의 여자, 그리고 쓸쓸히 살해당하기까지 너무 많은 일들이 일어나 버린 마츠코의 삶. 제목, 포스터, 시놉시스는 호기심 이상의 것을 불러 일으키지 않았지만, 그야말로 세상의 풍파에 쓸려간 이 여인의 독특한 삶은, 순진한 듯 요염한 듯 그리고 늘 진지한 나카타니 미키의 연기와 영화적 재미를 놓치지 않는 전개, 그리고 감독의 개성이 묻어나는 판타지, 뮤지컬적 요소들로 표현되어 인생이라는 주제에 대한 묘한 설득력을 지니고 다가온다. 오직 사랑을 원했을 뿐이라는 마츠코의 삶은 2시간이 조금 넘는 상영 시간 동안 관객들에게 웃음과 눈물을 한꺼번에 선사하고, ‘마츠코의 인생’이라는 화려한 쇼의 막이 내리면 잔잔한 여운까지 남겨준다.


무지개의 여신 / Rainbow Song / 虹の女神
Japan 2006 117min 35mm COLOR
감독 : 구마자와 나오토


아직 일본에서도 공개되지 않은 따끈따끈한 작품. 이와이 순지의 ‘플레이웍스’ 프로젝트의 첫 작품이라는 점과 여주인공의 죽음에서 시작되는 스토리 등 도입부터 왠지 떠오르고 만 것은 역시나 <러브레터>일지도. 비교는 무의미하지만 프로듀서로 크레딧에 이름을 올린 이와이 순지 감독을 떠올릴 수 밖에 없는 감수성은 영화 전체에 선명하며 때문에 이 영화는 프로듀서의 유명세에 치중한 마케팅에 넘어간다고 해도 유독 실패 확률이 적은 영화가 되겠지만, 그만큼 구마자와 감독의 개성 결여가 아쉬움으로 남았다.

이번에 부산을 방문한 이치하라 하야토는 <릴리슈슈의 모든 것> 이후 훌쩍 커버린 키만큼이나 성장한 모습으로 –이번에 살짝 엿본 그의 실제 성격과 조금 맞닿아 있음직한- 캐릭터를 연기하며, 상대역 우에노 주리 역시 -<스윙걸스> 인터뷰 당시 너무나 강렬하게 느꼈던-그녀의 발랄함과 진지함을 동시에 캐릭터에 잘 녹여낸다. 거기에 우에노 주리의 여동생이자 시각장애자로 등장하는 아오이 유에 이르기까지 이 젊은 배우들의 매력이 영화의 주요 포인트.


훌라걸스 / Hula Girls / フラガール
Japan 2006 108min 35mm COLOR
감독 : 이상일


탄광촌 소녀들이 훌라 댄서로 변신하는 고군분투기는 역시나 이미 봐왔던 여러 영화와 비슷한 전개 양상을 띤다. 그리고 1965년 이와키현 후쿠시마 탄광마을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은 우리에게도 낯설지 않은 배경인 폐광을 앞둔 탄광촌에 부는 변화에 대한 적응기이기도 하다.

예상 가능한 뻔한 전개 속에서도 <훌라걸스>가 가지고 있는 미덕은, 소녀들이 일으키는 헤프닝보다는 이들의 가족이기도 한 폐광을 앞둔 광부들, 그리고 도쿄에서 이들에게 훌라춤을 가르치러 온 선생님 등 캐릭터에 집중해, 코미디보다는 드라마에 비중을 두고 있다는 점이며, 그럼에도 갈등 고조를 위한 드라마의 과장을 지향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와 함께 영화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다른 영화에서 보기 힘든 메이크업-빨간 입술-로 등장해 훌라댄스를 추는 아오이 유. 다른 전문 댄서들보다 오히려 반박자 느린 듯한 그녀의 솔로 댄스 일지라도, 그녀의 팬이라면 그것만은 놓치지 말아야 할 장면.


하나 / Hana / 花よりもなほ
Japan 2006 127min 35mm COLOR
감독 : 고레에다 히로카즈


<아무도 모른다>의 인상이 강렬한 고레에다 감독이 만든 이 시대극에 대한 예상은, 도입부에 흐르는 음악을 듣는 순간, 깨졌다. 사무라이의 복수를 다룬 시대극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발랄한 음악하며 개성 넘치는 조연들을 비롯해, 영화의 전개는 이것이 코미디 영화였나를 의심하게 할 정도. 결론부터 말하자면 시대극이라는 형식을 취하고 있음에도 시대극의 전형을 과감히 깨버린 <하나>는 결국 고레에다 감독의 영화로 남았다.

인물들의 삶이 영화 전후로도 이어지고 있다는 느낌을 주려고 한다는 고레에다 감독의 말처럼 이 영화에 존재하는 캐릭터들은 그가 지금까지 보여주었던 잔잔한 느낌과는 조금 다르지만 벗어나지 않는 삶의 지속성을 가지고 있으며, 동시에 현대극과 다를 바 없는 전형성을 가지고 있다. 나약한 사무라이의 나약한 복수극, 그러나 시대의 변동기에서 그것은 삶을 변화시키는 조용하고도 느린 힘을 가지게 된다. <도쿄타워><게드전기>-목소리 연기였지만- 등 최근 국내에 공개되는 작품들에서 방황이 익숙한(!) 여린 이미지를 굳힌(?) 오카다 준이치가 이번에도 심약한 사무라이 역으로 등장하며 미야자와 리에, 아사노 타다노부 등 화려한 캐스팅을 자랑한다. 단, 아사노 타다노부의 등장은 적으니 그의 팬들은 유의하시길.


사랑해, 파리 / Paris, je t`aime
France,Germany 2006 120min 35mm COLOR
감독 : 탐 티크버, 올리비에 아사야스, 월터 살레스, 다니엘라 토마스, 조엘 코엔, 프레데릭 오뷔르탱, 구스 반 산트, 크리스토퍼 도일, 에단 코엔, 제라르 드파르디외, 이자벨 코이섹트, 스와 노부히로 외


‘파리 시내 20개 구 중 한 곳을 골라 최소한의 비용으로 5분 동안 사랑이야기를 찍기.’ 감독들에게 주어진 이 한 문장만으로도 영화는 매력적이다. 그리고 실제로 완성된 <사랑해, 파리>의 120분간은 각각의 5분이 가진 높은 완성도 덕분에 실로 포만감을 느끼게 하는 시간이었다. 이름만으로 기대하게 하는 감독들과 함께 엘리야 우드, 나탈리 포트만, 스티브 부세미 등 스타들의 모습과 함께 만날 수 있으며, 에피소드들은 때론 웃기고 때론 슬프며 때론 아름답다.

구스 반 산트의 반전(!)이 담긴 에피소드, 스티브 부세미의 연기가 압권인 코엔 형제의 에피소드 등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각각의 에피소들에 대한 자세한 언급은 이 영화를 만날 분들을 위해 패스.사실 5분이라는 시간들은 한줄만 써도 적나라한 스포일러가 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 영화를 만나기 위한 정보는 많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쌀쌀한 기운이 돌기 시작하는 이때 파리 어딘가를 여행하는 기분으로, 이번에는 어떤 일이 펼쳐질까 하는 약간의 두근거림을 안고 따뜻한 감성을 느끼고 싶다면 이 영화는 그야말로 훌륭한 종합 선물 세트가 되어 줄 것이다.


숏버스 / Shortbus
United States 2006 102min 35mm COLOR
감독 : 존 카메론 미첼


<헤드윅>을 탄생시킨 바로 그 존 카메론 미첼이라는 이름만으로 보고 싶다는 충동을 느끼기엔 충분하건만 사실 이번 영화제에서는 일정상 아쉽지만 다음 기회를 기약할까 했었다. 그러나 해외의 다른 영화제에서 이 작품을 접한 지인들에 의하면 이 영화, 정식 개봉을 한다면 어떤 상태일지가 될지 궁금하단다.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이라는 <숏버스>는 과연 정식 개봉 때 손상 없이 무사히 공개될 수 있을 것인가, 때문에 영화제에서 미리 봐두는 게 더욱 절실해졌고, 무리해서 봤지만 그럴 가치는 충분히 있었다.

섹스 클럽을 무대로 하는 이 작품은 도입부터 지인들이 언급했던, 그 우려되는(!) 장면들이 펼쳐진다. 그러나 포르노에 가깝다고 할 만한 이런 장면들이 등장하는 <숏버스>의 매력은 그 장면들을 결코 외설이나 퇴폐적인 느낌으로 받아들이지 않게 만드는, 이미 <헤드윅>에서 접한 바 있는 존 카메론 미첼의 연출 솜씨, 바로 그것이다. 인물들의 다양한 성적 고민들이 펼쳐지고 적나라한 장면들이 펼쳐지지만 <숏버스>는 유쾌하고 솔직한 사랑이야기로 다가온다.

26 )
ldk209
숏버스.. 드디어 개봉...   
2009-03-15 01:10
gaeddorai
혐오스런마츠코의일생 정말 추천   
2009-02-11 21:41
yuans00
^^   
2008-02-14 19:00
qsay11tem
함 가보고 쉽었는데   
2007-11-24 16:07
remon2053
무재개 여신에 한표 괜찮은 영화   
2007-06-01 22:36
kpop20
부산에서 만나고 온 영화   
2007-05-16 21:45
justjpk
정말 그렇네..ㅋㅋ
숏버스도 이제 곧 개봉한다니깐..   
2007-05-09 15:42
ldk209
혐오스러운 마츠코의 일생.. 왜 리뷰 안 쓰지???   
2007-05-04 22:23
1 | 2 | 3 | 4

 

1 | 2

 

1일동안 이 창을 열지 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