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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은 간다... 가슴벅차오르는 영화... 내가 지금껏 보아온 한국영화 중 가장 기억에 남을 영화가 되었다...
화려하지도, 속도감이 있지도, 신선하지도 않다. 그렇지만, 가슴에 와닿아 자꾸만 생각하게 하는 그런 영화였다.
아주 느리고, 조용하고, 반복되는 영화... 그렇지만 영화가 끝나고도 장면장면 다시 되새겨지는 영화는 그리 많지 않았다.. 영화가 끝나고도 나는 자꾸 영화속의 상우와 은서를 되새기고 있었다...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 그말에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는 은서... 그순간 내게 떠오른건 그순간 우습게도 '사랑은 움직이는거야' 핸드폰 광고카피였다... 그렇게 손쉽게 변할수 있는 게 지금 우리 시대의 사랑일수도 있는데..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라고 반문하며 사랑은 절대 변해서는 안되는거라고 말하는 상우가 애처로왔다... 은서의 사랑은 변한것이 아니었다... 어쩌면 상우보다 더 사랑에 아파했을지도 모른다... 늘 보고싶은 사랑하는 사람에게 냉정한척, 아무렇지않은 척 한다는 게 얼마나 힘들었을까...
대나무 숲 바람소리... 대나무숲 사이로 보이는 하늘... 은서의 노래소리... 둘이서 끓여먹던 라면... 계절을 조용히 알려주던 골목길 옆에 피어있던 노란 개나리... 강릉으로 가는 밤택시... 한없이 기차를 기다리는 할머니... 하얀벚꽃 떨어지는 거리에서 손을 흔들며 멀어지는 은수와 가만히 서있는 상우... 카메라가 조금씩 은수의 얼굴을 흐리게 만들었을때.. 더욱 두드러지는 상우의 슬픈 얼굴을 보며... 눈물을 흘렸다... 울기좋은 영화는 아니었는데, 은수의 얼굴이 흐려졌을때 눈물이 났다... 기억하려고해도 기억나지 않는 얼굴... 가끔 세월은 그렇게 흐려지는 얼굴을 만든다... 그렇게 사랑했어도 자꾸만 흐려지는 얼굴.. 그모습은 안타까움이다. 이렇게 슬프고 아름다운 이별장면은 처음이란 생각도 들고, 내가 혼자서 많이 좋아했던 누군가가 생각나기도 했다. 그래서 눈물이 났다...
봄날은 간다... 빗소리... 물소리... 바람소리... 아름다운 자연의 풍경들로... 사랑에 대한 섬세한 시선들로 가득찬... 아름다운 영화였다.
오랫동안 가슴에 남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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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은 간다(2001, One Fine Spring Day)
제작사 : (주)싸이더스, Applause Pictures, Shochiku Films Ltd. / 배급사 : (주)시네마 서비스, Applause Pictures, Shochiku Films Lt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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