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트=박은영 기자]
IMAX, 돌비시네마, 슈퍼플렉스 등 특별관의 경쟁이 뜨겁다. 최근 ‘극장용’ 영화(극장에서 볼만한 영화)를 향한 관객의 눈높이가 높아지면서 영화 감상의 퀄리티를 한층 더 끌어올릴 극장 이상의 극장을 향한 수요가 커지고 있다. 이런 면에서 CGV ScreenX와 4DX는 국내를 넘어 해외 시장에서도 진화된 극장으로 자리매김하는 중이다. 지난해 <탑건: 매버릭>에 이어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PART ONE>(이하 <미션 임파서블7>) 스크린X & 4DX 연출을 맡은 오윤동&이지혜 PD를 만났다. 톰 크루즈가 추구한 리얼 액션이 특화관의 ‘현장감과 몰입감’을 보다 더 강화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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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 크루즈가 바쁜 내한 일정에도 짬을 내서 용산 CGV를 방문했고, 제작자 한 명 한 명과 악수하며 꼼꼼하게 작업물을 살폈어요.”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PART ONE>(이하 <미션 임파서블 7>)의 스크린X 버전을 작업한 CJ 4DPLEX ScreenX Studio 오윤동 PD(이하 오윤동 PD)는 그야말로 ‘서프라이징’한 경험이었다고 털어 놓는다.
없던 일정을 만들기까지 하며 방문한 톰 크루즈. 짧은 시간 내에 ‘임파서블’한 작업을 해낸 팀을 직접 만나보고 싶었다고 한다.
통상 스크린X 버전 작업 기간은 8주 정도 소요된다. 그런데 이번에 <미션 임파서블 7>은 미리 관련 에셋 등의 소스를 충분히 공수받았다지만, 실제로 3주밖에 안 되는 시간 안에 완성해야 했다.
이때 톰 크루즈가 강조한 건 무엇보다 ‘사실감’이다. “스크린X는 CG를 주로 사용하는 작업인데 CG를 사용하되 그 티가 나면 안 된다고 하니 사실 걱정이 많았죠. 제공받은 실사 소소를 활용해 최대한 사실감을 부각했습니다. 인물의 디테일한 움직임 하나하나를 사실처럼 보이도록 요청받았고, 좌우 사이드 부분의 연장된 화면을 위해 캐릭터와 유사한 복장을 하고 연기한 부분도 있을 정도예요.”
사람들이 흔히 하는 착각이 있다. 스크린X 버전을 제작 시 원래 영상을 좌우 혹은 위와 아래로 확대 혹은 축소해서 좌우의 날개 부분(사이드)의 영상을 만든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에 오윤동 PD는 “절대 아니고, 사이드 영상은 저희가 한 땀 한 땀 직접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지난해 글로벌 히트한 <탑건: 매버릭>은 스크린X 와 같은 특화관에서 특히 좋은 반응을 얻었다. 극장용 영화와 특별관이 만나 시너지를 일으켜 영화적 체험을 극대화한 덕분이다.
“<탑건: 매버릭>이라는 성공 사례가 있어서 <미션 임파서블 7>은 수월하게 스크린X 버전을 제작할 수 있었어요. 설득의 시간이 줄어든 셈”이라는 오윤동 PD, 반면 부담감도 컸다고 한다. 배우이자 제작자인 톰 크루즈가 이번에는 이전보다 훨씬 더 꼼꼼하게 살핀 덕분이다. 그만큼 스크린X에 관심이 높아졌다고 볼 수 있지만, 가공하는 입장에서는 눈치보는 면도 없지 않았다고 털어놓는다.
“재제작하는 입장이라 원 연출자의 시각과 의도에 부합하는지 조심스럽게 살필 수밖에 없어요.”라고 고충을 토로한 그는 가장 상위 의사결정권자인 톰 크루즈가 면밀하게 살핀 만큼 디테일한 부분까지 많은 의견을 줬다고. 덕분에 <탑건: 매버릭>을 능가하는 퀄리티가 나올지도 모르겠다고 자신한다.
특별관의 특장점은 현장감과 몰입감이다. CG나 VFX를 최소화하고 리얼 액션으로 만든 <미션 임파서블 7>은 이러한 장점을 확실하게 부각한다.
“예상했던 것보다 더욱더 CG를 사용하지 않았더군요. 실제로 촬영한 액션이라 사실감이 뛰어났고, 마치 제가 직접 찍은 듯한 느낌을 받았어요” “절벽낙하, 스카이다이빙, 열차 위 전투 시퀀스”를 액션의 하일라이트로 꼽는 오윤동 PD. 스크린X 로 감상한다면 스크린이 세 개인만큼 원래의 두, 세 배에 달하는 깊이감으로 감상할 수 있을 거라고 자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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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부 카체이싱과 후반부 열차씬” CJ 4DPLEX 4DX Studio 이지혜 PD(이하 이지혜 PD)가 뽑은 4DX의 백미다.
“두 파트 중 전편이라 액션의 양이 상대적으로 적다고 느낄 수 있어서 액션을 최대한 살리고자 했어요. 더불어 첩보 스릴러 장르인 만큼 추적하고 파헤쳐 나가는 과정에서 텐션이 떨어지지 않고 (좌석의) 움직임으로 인해 서스펜스와 긴장감의 흐름을 끊지 않으려 했죠.” 이지혜 PD가 밝힌 연출 시 주안점이다.
4DX는 의자가 흔들리고 움직이는 건 기본이고 바람이 불고, 어디선가 향기가 피어오르고, 후드둑 물방울이 떨어지기도 하는 오감 체험관이다.
이지혜 PD는 4DX가 추구하는 이상으로 “맥락 있는 움직임”을 꼽는다. 다시 말해 센 흔들림과 큰 동작이 아닌, 스토리텔링과 어우러지는 맥락 있는 적정한 움직임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일례로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ume 3> 등의 제임스 건 감독은 4DX가 액션만이 아니라 감정 역시 끌어올린다고 말한 바 있다.
이지혜 PD는 이처럼 4DX로 감정을 끌어올리는 씬으로 <미션 임파서블 7>의 타이틀 시퀀스를 소개한다. ‘빠바밤~’ 익숙한 멜로디의 시그니처 오프닝, 일명 도화선 씬에서 음악에 맞춰 때로는 다이나믹하게 때로는 무드있게 빌드업하면서 만들었기 때문에 4DX의 매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을 거라고.
두 피디는 좌석 선택 팁을 전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이지혜 PD는 좀 더 격한 움직임을 선호한다면 “사이드 자리”를, 네 개의 좌석이 하나의 유닛으로 움직이는 구조라 중간 좌석보다 사이드 좌석의 흔들림이 더욱더 크기에 그렇다. 오윤동 PD는 “관객이 중시하는 포인트에 따라 달라진다. 배우의 얼굴, 전체적인 화면, 몰입감 등에 따라 앞 좌석, 중앙 뒷좌석 그리고 사이드 좌석 등이 선호된다”고 전했다.
한편 스크린X는 2013년 광고 영상으로 시작해 이후 2015년 영화에 처음으로 적용하기 시작했다. 초기에는 ‘창작물 침해’라는 필름 메이커의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았으나 현재는 ‘콘텐츠의 새로운 매력을 발굴하고 부각할’ 제2의 창작으로 창작자들 사이에서 점차 인정받는 추세다.
이러한 변화의 기조에 크게 기여한 작품으로 오윤동 PD는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의 성공을 꼽는다. 또한 극장의 대침체기였던 코로나 팬데믹 기간은 아이러니하게도 스크린X와 4DX 같은 특별관의 가능성을 증명하고 한층 더 성장시킨 시기였다. 임영웅, BTS 등 같은 뮤지션의 공연 실황이 재창작이 아닌 오리지널 영화로 활발하게 제작되었고, 팬덤에 힘입어 여느 영화보다 높은 좌석판매율을 보였다.
현재 스크린X와 4DX는 국내와 국외를 막론하고 독자적인 플랫폼과 콘텐츠로 인정받고 있다. 다시 말해 극장사업자, 원작자, 제작사 등 모든 벨류체인으로부터 이익을 쉐어받는 비즈니스 구조라는 것이다. 덕분에 해당 콘텐츠가 흥행하면 업벨류 받게 되는 구조이고, 이는 전 세계 시장에서 공통으로 적용된다.
CJ CGV는 미국과 일본이라는 핵심 시장을 대상으로 스크린X와 4DX 같은 특별관을 확산해 나갈 계획이나 현재의 포맷은 아닐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시장의 니즈에 맞춰 관을 개발해 나가고, 상품의 니즈에 맞춰 아웃풋을 진화해 나갈 예정이다. 스크린X와 4DX를 통합한 울트라 4DX도 준비 중이다.
사진제공. CJ CGV
2023년 7월 17일 월요일 | 글_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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