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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팍타크로 형사가 연기에 눈뜰 때, 송새벽
마더 | 2010년 2월 17일 수요일 | 김한규 기자 이메일


세팍타크로 형사의 발차기

송새벽이란 이름 석 자를 많은 사람들에게 알린 작품은 봉준호 감독의 <마더>다. 그는 <마더>에서 일명 세팍타크로 형사인 홍조 역을 맡으며 ‘야무진 발차기’를 선보였다. 그리고 관객에게 눈도장을 확실히 찍었다. 하지만 아직까지 자신을 알아보는 사람들이 별로 없다며 못내 아쉬워했다. 어쩌면 그건 당연한 결과다. 극중 오묘한 표정과 날카로운 눈빛은 온데 간데 사라지고, 온화한 표정과 수줍은 미소로 일관한 그를 누가 세팍타크로 형사로 보겠는가!

이런 그가 어떻게 <마더>에 출연하게 되었을까? “<해무> 공연 당시 봉준호 감독님과 원빈 선배가 직접 관람을 했었어요. 그 때 연기를 좋게 보셨는지 제작사 측에서 오디션을 보라고 연락이 오더라고요.” 송새벽은 오디션장에서 특별히 인상 깊은 연기를 보여주지 않았다. 단순히 쪽 대본에 쓰여 있는 대사만 주고받았을 뿐이었다. 하지만 당당히 오디션에 합격하며 <마더>에 합류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첫 촬영부터 영화 현장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첫 촬영은 극중 죽은 여고생을 처음 발견하고 경찰이 출동한 장면이었어요. 첫 촬영이다 보니 정신없이 돌아가는 시스템에 적응하기 힘들었었죠.” 매일 긴장감 맴도는 현장은 하나의 시험이었다. 모든 촬영을 마친 그는 수능을 마친 수험생처럼 한꺼번에 긴장이 풀렸고, 이내 감기 몸살로 앓아 누웠다.

힘든 작업이었지만 송새벽은 항상 열심히 하는 자세로 연기에 임했다. 이를 통해 그 유명한 세팍타크로 발차기도 탄생했다. “이 장면을 위해 미리 세팍타크로 자료 화면을 보면서 연습을 했어요. 근데 촬영 당일 무술 감독님이 발차기 형태를 바꿔 버렸죠. 할 수 없이 2시간동안 쉬지 않고 새로운 동작을 익혀야만 했어요.” 오랜 시간 한 동작만 연습한 끝에 급기야 다리가 올라가지 않을 정도로 골반에 무리가 갔다. 하지만 어금니 꽉 물고 젖먹던 힘까지 다해 발차기에 성공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원래 시나리오에는 전라도 사투리가 없었지만, 나름대로 지방색이 묻어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감독님에게 의견을 냈어요.” 봉준호 감독은 그의 의견을 적극 수렴해 지금의 캐릭터가 완성됐다. 결과적으로 송새벽의 노력이 더해져 세팍타크로 형사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송새벽은 이번 영화를 통해 원빈, 진구와 친한 사이가 됐다. “극중 많은 분량을 같이 출연하지는 않았지만, 자주 술자리를 같이 하다 보니 짧은 시간동안 급격히 친해졌어요. 지금도 같이 운동하고 밥도 먹고, 가끔씩 공연도 같이 봐요.” 더불어 극중 선배 형사로 나온 윤재문과도 두터운 친분을 쌓았다. “윤제문 선배는 연극 무대에서 같이 공연한 적은 없지만 대학로에서 알고 지냈던 선배에요.” 그가 힘들 때마다 윤제문은 용기를 북돋아줬고, 둘이 비워낸 소주병 수만큼 더욱더 가까운 선·후배사이가 되었다.

막둥이 선원의 눈물

송새벽은 원래 연극무대를 시작으로 배우의 길에 들어섰다. 우연히 학교 선배가 활동했던 연극동아리에 들어간 그는 비만 오면 파전과 막걸리를 즐기는 분위기가 좋아서 연극을 시작했다. “제대한 뒤, 일단 가방 들고 무작정 대학로로 상경했어요. 오디션 좀 보게 해달라고 극장이란 극장문은 다 두드리고 다녔죠. 집이 없어 극장에서 숙식을 해결할 정도로 힘든 생활이었지만 무대에 서기 위해 노력하고 또 노력했어요.” 그런 그에게 기회는 찾아왔다. 송새벽은 대기업 면접 보다 더 치열했던 3번의 오디션을 거쳐 문성근, 강신일, 송강호, 유오성, 김뢰하 등 최강의 배우 학교라고 말할 수 있는 극단 연우에 들어갔다. 이후 <칠수와 만수> <명월이 만공산하니> <해무> <날 보러 와요> 등 다수의 연극에 출연하며 자신의 커리어를 쌓아나갔다.

그가 지금까지 했던 연극 중 가장 힘들었던 작품은 바로 <해무>다. <해무>는 밀항하던 조선족이 해경의 위협과 태풍으로 인해 배안 창고에서 질식사 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실화이기 때문에 무대에서 연기할 때 좀 더 겸허한 마음을 지녀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어요. 마치 공연을 할 때 원혼들이 찾아와 지켜볼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더라구요.” 이런 이유에서 연극을 올리는 첫 날 고사를 지내고 매번 공연할 때마다 기도를 하고 시작했다. 이런 부담감과 함께 많은 눈물을 흘려여 하는 역할이라 감정적인 부분을 컨트롤하기도 힘들었다. 그는 공연이 끝난 후에도 우울한 감정에서 헤어 나오지 못해 만화를 봐도 울었을 정도였다.

송새벽은 <마더>를 끝낸 후, 영화 <살인의 추억>의 원작인 연극 <날 보러와요>에 출연했다. 그는 영화에서 김상경이 맡았던 서울 엘리트 형사 역으로 등장했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몰라도 이 작품으로 인해 봉준호 감독님과 인연이 계속된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하지만 <마더>의 세팍타크로 형사와는 너무나 상반된 캐릭터라 걱정을 많이 했죠. 다행히 관객들이 좋게 봐줘서 감사드려요.” 또한 생애 처음으로 관객과의 대화 시간을 가지며 특별한 경험도 했다.

배우 송새벽의 에너지

연극 무대를 발판으로 스크린으로 옮겨간 선배연기자들처럼 그도 <마더>를 통해 영화 현장과 연극 무대를 고루 경험했다. 그에게 연극은 마음의 고향이다. “누군가 ‘연극은 순간의 영원성을 표현한다’고 말했던 게 생각나요. 한 공간 안에서 관객과 같이 호흡하며 공감대를 형성하는 연극은 그만의 매력이 있어요.” 그리고 영화는 새로운 도전이다. “무대가 아닌 스크린을 통해 관객을 만나지만, 연극과 다른 연기 방식은 가슴을 뛰게 해요.”

송새벽에게 강신일은 멘토같은 존재다. 극단 연우 출신인 강신일은 그동안 연극과 영화, 드라마에서 인상 깊은 연기를 보여준 배우다. “연배차이가 많아서 같이 무대에 선 적은 없지만, 같은 공간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되는 선배님이에요.” 그는 강신일처럼 연기 이외에도 큰 힘이 될 수 있는 무게감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했다. 이에 덧붙여 가끔씩 극장에 와서 8가지 재료가 들어가는 라면을 끓여준다는 일화를 소개하며 어서 쾌차하기를 빌었다.

배우로서 더 나은 연기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지 궁금했다. “연기는 계속해서 발전시켜야 하는 것이라 생각해요. 그러기 위해서 세상을 똑바로 살아가는 게 가장 중요하고요.” 그가 생각하는 무대는 연기를 보여주는 공간인 동시에 관객들과 허심탄회하게 이야기 할 수 있는 공간이다. 이를 위해 그는 꾸밈없는 삶을 바탕으로 진실된 연기를 보여주려 노력한다. 그래야 관객들이 자신의 연기를 온전히 믿고 따라와 줄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가슴을 뛰게 만드는 연기에너지를 바탕으로 앞으로도 좋은 배우로 남고 싶다는 송새벽. 그의 진실된 연기를 기대해본다.

2010년 2월 17일 수요일 | 글_김한규 기자(무비스트)
2010년 2월 17일 수요일 | 사진_권영탕 기자(무비스트)     

23 )
ehgmlrj
저두 잘 읽고 갑니다..   
2010-02-18 22:16
ooyyrr1004
그렇군요 잘 읽었씁니다 ^^   
2010-02-18 20:16
noh0ju
^^   
2010-02-18 13:40
kwyok11
송새벽   
2010-02-18 08:29
kooshu
궁금해요   
2010-02-17 15:01
ldh6633
잘 봤습니다~   
2010-02-17 10:39
loop1434
멋집니다   
2010-02-17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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