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운’ 감독을 지난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에서 어렵게 만났다. 한국 주류영화계를 이끄는 몇 명의 감독과 평론가가 모여 자신들이 가장 좋아하는 영화들을 추천하고 상영하는 이번 행사에 김지운 감독은 빅토르 에리세 감독의 <벌집의 정령>을 추천했다. 평소 느와르와 하드보일드 스타일의 영화를 지향하고 또 그 자신도 그런 류의 영화 보기를 좋아했기에 당연히 이 영화도 그쪽인지 알았다. 그런데 아니더라.

☞ 여기서 잠깐!
김지운 박찬욱 류승완 김홍준 오승욱 등등 한국에서 잘 나가는 감독들이 내 인생의 영화라고 어디 가서도 외친다는 그 영화들이 궁금하면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 공식 온라인 데일리 무비스트 기사를 검색하란 말이야!!

갑자기 넓디넓기만 한 그의 영화 취향이, 어디까지 촉수를 뻗고 있는지 궁금해졌다. 물론 그의 신작이 언제쯤 나오는지, 어떤 소재를 가지고 찍는지가 디따시 크게 궁금했지만 인터뷰에 장소에 먼저 도착해 좋아하는 영화목록을 조곤조곤 풀어 보이는 김지운 감독에게....

‘다음 작품은 언제 볼 수 있나요?‘라는 아주 기자스러운 질문은 때를 못 찾아 도통 입 밖으로 나올 생각을 않는다. 앞서 여러 매체를 통해 스스로 영화광임을 밝히고 영화사에 대한 전문가적 지식으로 질문자의 기를 죽이기가 일쑤이던 김지운 감독. 이날 자신의 영화처럼 스타일리쉬한 옷차림으로 등장한 김지운은 촌티 팍팍 날리는 기자와 묘한 대비를 이루며 환상의 복식조(?)로서의 호흡을 맞춰갔다.

속으로는 ‘흥~ 죽지 않아~ 죽지 않아!’를 무진장 외치면서 첫 질문 무난(?)하게 그에게 일단 던졌단 소리다.

“어머 평소에 너무너무 좋아 했어요~ <반칙왕>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한국영화라서 비디오로 소장하고 있을 정도여요(호호호~), 대여섯 번을 봐도 눈물 나는 영화인 것 같아요~~(호호)” 그럼 그렇지, 평소 줏대 없음에 표본임을 자청하던 본 기자, 날 잡고 사랑 고백하는 순진남처럼 자기감정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그것도 첫 질문이랍시고 쏟아낸다.

말 끝나기가 무섭게 속으로 ‘아차’ 싶었지만 이미 활은 쏘아진 상태. 그게 큐피트의 화살은 아닐지언정 김지운 감독 가슴팍에 지대로 꽂혀서 인터뷰가 잘 풀려야 할 텐데................

역시나 깊게 눌러쓴 캡 모자 밑으로 김지운 감독 별 감흥 없어 보인다. 어쩌면 저런 말 하고 있는 기자가 안쓰러워 짐짓 모른 척 해줬을지도 모른다. 그는 다음 질문을 못하고 어리버리 앞에 앉아 헤벌쭉 입 버리고 있는 민망한 처자를 대신해 낮게 깔린 음성으로 말을 이어준다.

‘사실, 이번 영화제에 모인 감독들 성향이나 취향이 비슷한 구석이 많아요. 하드보일드나 느와르를 선호하죠. 한마디로 남성적!이죠.

그래도 다양한 영화를 접할 수 있는 명색이 영화제인데 뭔가 다른 느낌의 영화가 필요하겠다 싶었죠. 그런데 저도 취향이 이쪽이다 보니 영화를 하나 선택해달라는 시네마테크의 요청을 받았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영화들이 느와르나 하드보일드 터치의 영화들이었어요.’

고개를 끄덕이면서 얘기를 들었으면 바로 이런 질문을 날려줘야 했는데. ‘감독님 다음 작품도 <달콤한 인생>처럼 느와르일 가능성이 큰 거죠?’ 그러나 또 다시 질문은 마음 안에서만 메아리치며 “어머 그래요? 그럼 <벌집의 정령> 말고 추천하고픈 영화는 뭐였어요?” 뭐 현실은 이랬다는 소리다.

‘브라이언 드 팔마 감독의 <자매들>(1973)이요. 이것 말고도 한 작품 더 있었죠. 여튼 세 작품 가지고 고민 많이 했어요. 어떤 영화를 선택해야 하나? 어떤 영화를 관객들과 같이 필름으로 보는 게 좋을까? 하면서요.’


‘감독님의 신작을 필름으로 보고 싶어요’로 응수하고 싶었지만 남의 떡 몰래 훔쳐 먹은 것처럼 서둘러 다음 질문으로 넘어갔다. 눈도 안 마주치고 미리 준비해온 질문지를 봐가면서 말을 이어나가는 상대를 보고 김지운 감독은 뭔가 석연찮은 표정을 지으며 말끝을 흐린다. 뭔가 얘기해 줄 듯한, 표정과 눈빛이었는데 워낙 경황이 없는지라 나름대로 이날 만난 목적에 걸맞은 (미리 준비해온) 핵심적인 질문을 눈치 없이 던졌다.

‘감독님은 상업영화 감독이잖아요. 그런데 시네마테크에 상영하는 영화들은 일반 관객들이 잘 보지 않는 오래 묵은 영화를 틀어주는 곳이고, 상업영화 감독이 남들 잘 안 보는 영화 그것도 옛날 영화를 이렇게 소개하고 관객을 서울아트시네마로 불러들이는 일에 동참하는 게 어떻게 보면 참 아이러니해요?’

내심 지금까지의 질문 중 가장 좋았다는 자체 평가를 내리며 대답을 기다려본다. 김지운 감독도 전과는 다르게 선뜻 대답을 못하고 아주 짧은 순간 생각을 정리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옳다 커니~ 방정맞은 자태의 기자와 달리 지금까지 차분하면서도 우아한 모습을 보이던 그가 드디어 진솔한 방식의 이 인터뷰에 빠져드는 구나라는 생각에 입술에 침 발라가며 답변을 재촉하는 눈치를 줬다.

“글쎄요. 말하기 어려운 부분인데.....”(봤지? 말하기 어려운 부분이라잖아ㅎㅎ)

“어느 나라를 가든 고급관객들은 5% 미만입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로 그 5% 미만이 시네마테크를 찾는 것 같아요. 그런 관객과의 접점을 현장에서 상업영화 만드는 감독들이 시도하지 않는다면 스스로의 영화세계를 발전시키고 변화시키는 게 더딜 것이라고 봅니다.

관객들이 볼 때 특별한 이질감 없는 영화(상업영화)를 만들고 싶다면 관객들과 함께 가는 진정한 방법에 대해 고민해봐야 할 것 같아요. 시네마테크가 바로 그 고민을 나눌 수 있는 곳입니다. 상업 영화든 예술영화든 세월의 무게를 견뎌온 영화들을 마주할 때 좋든 싫든 저한테 다시 피드백 되는 게 있을 것 아니겠어요?”

‘네~ 단순히 보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피드백 되는 게 분명 있죠. 하물며 일반 관객인 저도 이곳에 오면 영화를 다시 생각하게 되니까요’(캬악~ 적절한 응수~ 정말 이때부터 인터뷰 탄력 무쟈게 받았다)

“그렇죠. 그런 감상들이 모여 다음 작품에 반영이 되기도 해요. 우리가 사랑하는 영화를 여흥의 차원에서 소비하기보다 이런 식으로 다가가야 하는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을 제 자신도 하게 되죠. 감독들도 자기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면서도 대중과 만나는 접점이 최대한 어디까지인지, 여기에서 상영하는 영화들을 통해 알 수 있다고 봐요.

단순히 개봉한 상업영화로 끝나는 게 아니라 언젠가는 이런 곳에서 제 영화도 만나 볼 수 있는 거잖아요. 그런 시간의 깊이를 느끼게 해주는 곳, 그런 미래의 관객을 미리 만나보는 곳이기에 저의 영화를 보는 관객과 지금 시네마테크를 찾아오는 관객은 다를 수도 있지만 ‘영화’의 시간 앞에서 (언젠가는) 만난다고 봅니다.”

짧은 시간 동안 영화와 관객 그리고 자신의 영화세계까지 일목요연하게 정리, 서술하는 그의 조곤조곤한 어투에서 아까의 난처함(?)은 온데 간데 사라진지 오래다. 역시나 수많은 질문을 받아본 베테랑다운 모습이다. 그에 반해 표현은 못했지만 드디어 김지운 감독에게 속된 말로 그나마 먹히는 질문을 했구나하며 즐거운 착각에 빠졌던 기자의 얼굴은 그세 피곤에 찌든 모습으로 변모해 있었다. ‘이 짧은 시간 동안 아마 10년은 더 늙어 보일 거야?’ 속으론 이렇게 개탄하면서 말이다. 그 와중에도 남보다 유달리 영화를 좋아한다는 게 차이일 뿐, 평범한 관객으로서의 김지운은 어떤 모습일지 상상해 본다.

그의 영화를 좋아하는 팬과 관객들은 곧잘 이런 말을 한다. “공간을 끝장나게 아름답게 담아내고 이야기는 과잉으로 치닫지만 끝까지 힘이 있어 좋다”라고........ 뭐 쉽게 얘기하자면 화면빨 쥑이고 스토리는 흥미로운 웰-메이드 영화를 만드는 감독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극장에서 그의 영화를 볼 때 우리는 아주 이상야릇한 만족감을 경험하게 된다. 누구나 낭비하는 대중문화에선 맛볼 수 없던 미학적 보상? 이라고 설명하는 게 적절할 듯싶은 이 카타르시스는 플롯에서가 아니라 그의 영화를 채우고 있는 모든 것, 즉 미장센에서 얻는다. 김지운의 영화가 계속 기대되고 땡기는 이유는 트렌드를 앞서나가는 스타일 때문인 게다.

이런 그에게 끊임없이 영향력을 행사하고 한 단계 앞서나가는 문화를 생산하게끔 상상력을 자극하는 영화는 대체 어떤 영화일까? 관객으로서의 김지운은 어떤 영화를 즐겨보는지 이쯤에서 아니 궁금할 수 없다.

“어렸을 때는 괴수영화 액션영화 공포영화 이런 유의 영화를 좋아했어요. 어린이들도 좋아할만한 부분이 많은 영화들이었죠. 자극적이고 특수효과 많은(살짝 미소 짓는다). 그렇잖아요. 음악도 처음부터 헤비메탈 못 듣잖아요. 처음에는 팝송 듣다가 락큰롤 듣게 되고 그러다가 헤비메탈까지 듣게 되잖아요. 물론 처음부터 듣는 사람도 있겠지만(하하).

영화도 마찬가지여요. 어느 순간 갑자기 눈이 떠지는 경험을 하게 됐어요. 귀가 뚫린다는 말처럼요. 그러면서 영화를 판단할 수 있는 심미안도 생기게 되죠.”

‘어, 정말요? 저도 감독님만큼은 아니지만 만날 시네마테크에 와서 주구장창 영화를 봤는데, 아직 그런 경험은 없는 듯. ㅠㅠ’

헉~ 어째 잘 나간다 했다. 저런 바보 같은 추임새를 넣다니. 영화를 많이 본다고 해서 영화를 잘 보게 되는 건 아니다. 김지운의 말뜻은 거기 있는 게 아니라 영화를 내 것으로 흡수하는 능력차를 말하는 게다. 뚱딴지같은 응수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김지운 감독 사뿐사뿐 긴 얘기를 건넨다.

“내 딴에 충격적인 영화 경험이 어렸을 때 있었어요. 버스터 키튼과 좀 지나서 발견했던 브루스 리(이소룡)가 충격을 준 인물들이죠. 브루스의 액션은 남달랐는데, 하다못해 발차기 액션도 특별했죠. 같은 아시아인어서 더 그러했는지는 몰라도 아시아인의 체형을 가지고도 훌륭한 배우가 될 수도 있구나라는 생각에 뿌듯하기까지 했어요.

버스터 키튼도 일반적인 서구인의 체형을 갖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훌륭한 영화를 만든 감독이 됐잖아요. 그런 걸 떠나서 영화 자체가 너무 매력 있었지만.

그 다음 고등학교 3학년 때 본 아메리칸 뉴시네마 계열의 <택시 드라이버>가 영화에 대한 왕성한 애정을 갖게 해준 작품이어요. 마틴 스콜세지 영화를 고등학생 때 만나게 되면서 사회에 대한 강렬한 의지와 리얼리티를 갖춘 그런 영화들이 도대체 어디서 왔는지? 이런 영화는 또 무엇인지? 가 궁금해 영화를 찾아보기 시작했어요. 그러면서 70년대 아메리칸 뉴시네마에 속하는 여러 감독들의 작품까지 만나게 됐죠.

그리고 29살에 내가 백수였는데, 그때 프랑스로 여행을 간 적이 있어요. 그 당시 영화를 할까 말까 망설이던 시절이었는데 마지막으로 세상에서 영화가 가장 많은 나라가 어디냐고 주위에 물어봤죠. 어떤 사람은 뉴욕이라고 하고 어떤 사람은 파리라고 말하더군요. 내가 가보고 싶은 나라와 도시가 프랑스 파리여서 주저 없이 파리로 갔어요.

파리에 머무르는 동안 현지에 있는 시네마테크에서 영화를 엄청 봤는데 아까 말했듯 거기에서 영화적 충격 상태에 빠져 버렸죠. 그때 로베르 브레송, 기타 등등 많은 아트필름을 봤어요. 로베르 브레송, 버스터 키튼 브루스 리, <택시 드라이버> 이들이 한 번씩 나에게 영화적 전환기를 맞게 해준 사건이자 영화들이었죠.”

그저 관객으로서의 김지운은 어떤 영화를 볼까? 하는 개인적 호기심에서 던진 질문은 성실하고 상세한 답변으로 돌아왔다. 높낮이가 일정한 그의 말투에서 그 당시 영화를 봤을 때의 격정은 잘 전달이 안됐지만 낯선 이에게 자신의 개인적 경험들을 술술 털어놓을 정도로 그에게 영화는 만드는 즐거움만큼이나 보는 재미도 만만치 않은가 보다.

대답의 꼬리를 물어 ‘서울아트시네마는 감독님에게 어떤 곳이죠?’라고 다분히 포괄적인 질문을 던져본다.

“시간을 쪼개가면서 어렵게 극장을 찾아가 좋은 영화를 감상할 때 얻어지는 것들은 항상 나에겐 특별한 경험이었어요. 결정적으로 내가 시간을 만들고 투자하는 공간에서 얻어지는 어떤 것들. 우스운 예이긴 하지만 공짜표가 생겨서 보는 영화와 내 돈 내고 보는 영화와는 너무 다르잖아요. 자신의 노고와 수고가 들어가야 그 영화에 대한 어떤 애착을 느끼는 것이고 그런 의미에서 극장이라는 것은 정말 성지 같은 느낌의 곳이어요.

단순히 신나고 즐겁게 영화를 보면서 지낸 것이 아니라, 생활의 중심을 잡아주고 생산적인 일을 하게끔 나를 이끌어 준 것이 극장이고, 시네마테크가 아니었나 생각해요. 아까도 말했지만 영화감독이 돼야겠다고 결심한 것도, 우리나라는 아니지만 파리에 있는 시네마테크에서 영화를 본 경험이 때문이었거든요. 저한테 있어서는 영향이 참으로 깊었죠.”

적게는 몇 명 많게는 200명 남짓 되는 관객이 찾아오는 작은 공간 서울아트시네마에 대해 김지운은 무한한 애정을 표하고 있다. 영화는 누군가 봐줄 때만 영화로서의 제 기능을 다 할 수 있는 불완전한 존재이기에 김지운은 감독으로서가 아닌 관객으로서 영화 보기를 진지하게 고민한다. 이 분위기에서 ‘감독님 신작 영화에 대한 얘기 좀 해주세요?’라는 질문을 한다면 왠지 안 될 것 같았다. 그의 영화를 보고 싶다면 그를 있게끔 해준 영화들도 찾아봐줘야 하지 않을까? 하는 기특한 생각에 푹 빠져 있을 때, 김지운 감독 내친김에 시네마테크에 관련한 오해 아닌 오해에 대한 얘기를 해준다.

“이번 영화제에 참가한 감독들 대부분 유명한 영화광들이잖아요. 실제의 모습도 감독보다는 시네필적인 모습이 참 강해요. 우리가 상업영화 감독들인데 반대로 즐겨보는 영화는 아트영화라고 다들 생각하시는 데 아니거든요. 여기 아트영화만 틀어주는 곳 아니거든요. 대부분 오래돼서 그렇지 재밌는 영화 자주 틀어줘요. 더불어 영화감독으로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여기서 상영되는 영화들을 봐두면 좋죠. 물론 세월의 차가 얼마인데 괴리감이 가끔 들기도 하죠. 아트영화는 보는 느낌이 중요한데 그 느낌을 우리가 만드는 현대 영화에 잘 접목시키면 에너지 가득한 새로운 영화를 만드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고 봐요”

당연한 말씀이다. 하늘에서 툭 떨어진 사람 없듯이 영화도 만든다고 해서 뚝딱 만들 수 있는 게 아니다. 그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하며 다시 한 번 차기작에 대한 질문을 할까 말까 우물쭈물 망설이던 중, 어이없게도 인터뷰를 마감하는 식의 말이 먼저 튀어 나왔다. 으이구 내가 못 살아~

‘여기서 타 감독의 회고전을 볼 때 나도 언젠가는 여기서 회고전이 열리겠지? 하는 기대감도 생기죠?’

“그런 생각 가끔 들기도 하죠. 그걸 떠나서 한 개인의 회고전이 열린다면 그 사람의 인생이 허투루지 않았다는 소리잖아요. 실은 작년에 테살로니카 영화제에서 제 회고전이 열렸어요. 이 시대와 뭔가 부합하는 게 있고 연계해서 볼 필요가 있다면 회고전은 필요에 따라 언제든 열릴 수 있겠죠. 그래도 제 영화에 대한 회고전이 시간이 흘러 다시 열린다면 감독으로서는 행복할 것이고 또한 진심으로 내 삶이 후회되지 않는 삶을 그려왔다는 증서 같아서 무한한 영광으로 받아들일 것 같아요.”

작품 활동 짱짱하게 하는 감독에게 차기작에 대한 질문은 못하고 청개구리 삶아 먹은 죽은 귀신이 붙었는지 정반대의 질문을 해버려 본의 아니게 여기서 인터뷰는 끝나 버렸다. 김지운의 영화세계를 폭넓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바탕 소스를 제공한 만남이라고 스스로를 위안하며 아쉬움을 달래본다. 갑자기 말끝을 흐렸던 김지운 감독의 얼굴이 떠오른다. 혹시???.......................

그러나 이미 때는 늦었고 너무 멀리 와버렸다. 그저 차승원의 고추장 광고만 머리에 맴돌 뿐이다.
“순창아~~~~~”

취재: 최경희 기자
사진: 권영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