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적으로 저조한 성적을 거둔 주말 극장가에서 그나마 <페르시아의 왕자>와 어깨를 겨눈 건, 지난 주 1위였던 3D 입체 애니메이션 <드래곤 길들이기>다. 영화는 같은 기간 486개관에서 38만 2,844명 동원하며 2위를 차지했다. 지난 20일 개봉 후 누적관객은 140만 565명. 나쁜 성적은 아니지만 전주보다 절반가량의 관객 감소율을 보여 미국에서처럼 장기 흥행이 가능할지는 의문이다.
3, 4위는 칸 국제영화제의 여운을 지닌 <하녀>와 <로빈후드>다. 특히 임상수 감독의 <하녀>는 16만 5,448명 더하며 200만 관객을 돌파했다. 누적관객수 209만 4,077명으로 이는 올해 개봉한 한국 영화 가운데 546만명의 <의형제>, 304만명의 <하모니>에 이어 3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특히 임상수 감독은 이 영화로 자신의 종전 최고 기록인 <바람난 가족>의 스코어를 넘어 섰다. 2003년 개봉한 <바람난 가족>은 174만 8,258명 관객을 동원한바 있다.
이어 박중훈 정유미 주연의 <내 깡패같은 애인>이 교차 상영의 시련 속에서 4위에 자리했다. 지난 주말동안 이 영화를 찾은 관객은 11만 8,173명으로 지난주에 비해 관객 드롭률이 크지 않은 점이 고무적이다. 영화를 본 관객들의 호의적인 입소문과 8억 2,000만원을 들인 저예산 영화라는 점도 <내 깡패같은 애인>으로서는 희망적인 부분이다.
한편 <꿈은 이루어진다>와 <아이언맨2>가 그 뒤를 이은 가운데, 칸에서 각본상을 안고 돌아 온 <시>는 7위로 한 계단 순위 상승했다. 하지만 기대했던 관객수 증가는 없었다. 영화제 수상 이후 예매율이 살짝 오르긴 했지만, 관객은 지난주 3만 2,115명보다 2,000명 정도 적은 2만 9,168명에 그쳤다.
● 한마디
이래서 영화든 사람이든 시기를 잘 타고 나야 하는 거다. 아사다 마오를 봐라. 다른 시대에 났으면 확고부동한 1위이거늘, 연아와 같은 시기에 태어난 운명 땜시롱~
2010년 5월 31일 월요일 | 글_정시우 기자(무비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