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대대적 공세에 밀려 한껏 풀 죽어있던 한국영화가 간만에 기를 폈다. 황정민의 <검은집>이 개봉 첫 주 서울주말 3일에 걸쳐 12만 4천, 전국누계 51만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정상에 올랐다. <극락도 살인사건>이후 근 8주 만이다.
이는 <장화,홍련(76만)>, <여고괴담3(60만)>에 이어 역대 공포영화 오프닝 스코어 3위에 해당되는 성적이다. 18세 이상 관람가로 따지면 역대 최다관객동원이다. 스크린 수 또한 전국 353개로 한국공포영화 중 최대 규모다. 이로써 황정민은 <너는 내 운명> <내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 <사생결단>에 이어 4연타석 흥행에 성공한 셈이다. 대박급은 아니지만 <검은집>의 1위 등극은 어쨌든, 침체일로를 걷고 있는 한국영화계에 고무적인 일이다. 서울 주말 12만을 불러들이며 정말이지 깻잎 한 장 차이로 <검은집>에 밀린 오션스 일당은 지난주 50만을 더해 101만의 전국누계를 기록했다. 나쁘지 않은 행보다. 전국 216개 스크린에서 유쾌한 사기극을 펼치고 있다.
녹색괴물 <슈렉3>는 377개 스크린에서 256만을 동원, 지난주에서 한 계단 밀려 3위로 내려앉았다. 이어, 롤랑 조페의 감금호러 <4.4.4>가 첫주 144개관에서 13만을 기록하며 4위로 진입했고, 막바지에 다다른 캐리비안의 해적은 486만으로 5위에 자리했다. 금주에 뚜껑을 여는 마이클 베이의 신종 블록버스터 <트랜스포머>에 맞서 <검은집>이 어느 정도 선전을 펼칠지 충무로의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2007년 6월 25일 월요일 | 글_서대원 기자